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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생활경제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파급경로

by 순수한 땡글 2024. 9.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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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의 통화정책 파급경로

 

 

한국은행 통화정책의 핵심목표는 물가안정입니다. 한국은행은 물가안정을 위해 기준금리를 조정하고 있죠. 한국은행은 금리조정을 통해 다양한 경로로 경제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이를 통화정책의 파급경로라고 하는데요. 경제대국인 미국 역시 통화정책 따른 파급경로를 주시하며 경제주체들의 움직임을 파악하고 있습니다.

 

지난 9월 미 연준(Fed)이 기준금리를 0.5퍼센트 포인트 인하했습니다. 앞으로 한국은행 역시 비슷한 행보를 보일 거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는데요. 그럼 한국은행 역시 가까운 시일 내에 금리를 인하할 것이고, 이에 따른 파급경로를 주시하게 될 겁니다. 그래서 오늘은 그 한국은행의 금리 조정이 어떻게 국내 경기전반에 영향을 미치는지 그 과정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이미지 출처_머니 투데이_ 한국은행 기준금리 변화 추이

 

 

첫 번째, 금리 경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조정은 장단기 시장금리뿐 아니라 금융회사의 예·적금 금리, 대출 금리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한국은행이 금리를 인하하면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자금조달이 쉬워지기 때문에 소비와 투자가 늘어납니다. 즉 총수요가 늘어나는 것이죠. 그러면 내수경제가 활성화되면서 기업의 이익이 커지고 고용도 늘어나게 됩니다. 이런 연속적인 움직임이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리게 되고 물가도 상승하게 됩니다.

 

반대로 금리를 인하하면 자금조달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소비와 투자가 위축되어 총수요가 줄어들게 됩니다. 그러면 내수경제가 위축되고 기업의 이익도 줄어들기 쉽습니다. 당연히 고용이 축소되고 경제성장률도 떨어지게 됩니다. 생산과 소비가 줄어드니 물가도 하향 안정화됩니다. 이처럼 한국은행의 금리조정은 경제주체들에게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죠.

 

 

두 번째, 자산 가격 경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조정하면 주식, 채권, 부동산 등 각종 자산 가격이 영향을 받습니다. 금리가 내리면 자금조달이 쉬워져 주식과 부동산 가격이 오릅니다. 너도나도 은행에 대출을 받아 금융자산이나 실물자산에 투자하는 것이죠. 채권 역시 금리가 내리면 가격이 오릅니다. 채권의 본래이름은 고정금리부 채권, 혹은 확정금리부 채권인데요. 금리가 고정되어 발행되기 때문에 기준금리가 내리면 상대적으로 기존에 높은 금리로 발행한 채권은 상대적으로 매력도가 올라가기 때문에 가격이 상승합니다.

 

반대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자금조달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주식과 부동산 가격이 하향 안정화됩니다. 돈 값인 금리가 오르니 돈을 빌리기가 어려워지고, 돈을 빌리기 쉽지 않으니 주식이나 부동산에 투자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채권도 마찬가지입니다. 금리가 오르면 채권가격이 내려갑니다. 금리가 고정되어 발행되기 때문에 기준금리가 오르면 기존에 낮은 금리로 발행되었단 채권은 상대적으로 매력도가 떨어지게 되면서 채권 가격이 하락하는 것이죠. 이처럼 기준금리 조정은 주식, 채권, 부동산과 같은 자산 가격에 영향을 미칩니다.

 

 

세 번째, 신용 경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조정은 금융회사, 즉 은행의 신용대출에 영향을 미칩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대출을 해주는 은행이나 대출을 받아야 하는 사람(혹은 기업)들 모두 부담을 느끼게 됩니다. 은행의 입장에서는 금리가 오르면 채무자의 원리금(원금+이자) 상환이 어려워질 수 있는 리스크를 감수해야 하고, 대출자의 입장에서는 돈 값이 올라가니 원리금 상환부담을 느끼게 됩니다. 실제로 금리가 올라가면 원리금을 상환하지 못하는 사람이 발생하게 되고, 이는 결국 대출자의 신용등급에 영향을 미칩니다. 그러면 더욱 대출이 어려워지는 것이죠.

 

반대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낮추면 대출을 해주는 은행이나 대출을 받는 사람 모두 부담이 줄어듭니다. 은행 입장에서는 금리가 낮아지면 외부로부터 자금을 조달하기 쉽고, 대출자의 입장에서는 돈 값이 줄어드니 원리금 상환부담이 낮아집니다. 은행 역시 이러한 사실을 명확하게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금리가 낮아졌을 때 대출을 많이 늘리곤 합니다. 한국은행의 금리조정은 이처럼 은행의 신용대출에 막대한 영향을 주고 있죠.

 

 

네 번째, 환율경로

 

다른 모든 고정되어 있다고 가정했을 때 한국은행의 금리의 조정은 환율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칩니다. 금리는 돈 값입니다. 반면 환율은 돈 값의 비율입니다. 그래서 자국의 돈값을 올리면(금리를 올리면) 타국의 통화에 비해 자국의 돈이 상대적으로 가치가 상승하게 되는 것이죠. 이를 표현한 것이 환율입니다.

 

가령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우리 원화의 가치는 상승합니다. 원화의 가치가 상승한다는 것은 환율이 하락한다는 말과 같습니다. 환율이 하락했다는 것은 달러의 가치는 하락하고 원화의 가치는 상승했다는 뜻입니다.

 

반대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리면 우리 원화의 가치는 하락합니다. 원화의 가치가 하락한다는 것은 환율이 상승한다는 말과 같습니다. 환율이 상승한다는 것은 달러의 가치는 상승하고 원화의 가치는 하락한다는 뜻입니다. 이처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조정은 환율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사실 한국과 미국의 경제규모 차이가 워낙 크기 때문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조정만으로는 환율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합니다. 위 설명은 독자들의 직관적인 이해를 돕기 위한 설명이라는 점을 널리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다섯 번째, 기대심리 경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조정하면 경제주체(가계, 기업, 정부)의 기대심리에 영향을 미칩니다. 여기서 말하는 기대심리란 기대 인플레이션 상승(물가상승, 자산 가치 상승)과 기대 인플레이션 하락(물가하락, 자산 가치 하락)을 의미합니다.

 

가령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면 경제주체들의 기대인플레이션은 상승합니다. 이 시기에는 은행에서 돈을 빌리는 것이 용이해지기 때문에 기업의 상품가격이 인상되거나 근로자의 임금상승이 나타나기 쉽습니다. 그래서 물가와 자산 가치도 상승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반대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경제주체들의 기대인플레이션도 하락합니다. 이 시기에는 은행에서 돈을 빌리는 것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올라야 할 상품가격 그대로 유지되거나 임금이 동결되기 쉽습니다. 그러면 물가와 자산 가치도 그대로 유지되거나 하락하기 쉽습니다.

 

 

정리하는 글

 

오늘은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파급경로라는 제목으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조정이 어떻게 경제주체들에게 영향을 미치는지 금리, 자산 가격, 신용, 환율, 기대심리라는 다섯 가지 경로로 살펴봤습니다.

 

연준(Fed)의 이번 빅컷(0.5%p 금리 인하)은 한국은행에게 상당을 압박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과 미국의 금리 격차가 갑자기 2%p 에서 1.5%p로 줄어들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대한민국 경제가 과거와 달리 펀더멘털이 튼튼해졌다고는 하지만 이렇게 갑자기 금리차이가 줄어들면 값싼 엔화를 빌려 국내에 투자했던 해외투자자들이 환차손을 입을 우려해 자금을 회수해 빠져나갈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그럼 외국인 비중이 높은 국내 자산시장은 큰 위기에 처할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한국은행은 20241011일에 열릴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인하를 반강제적으로 검토할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현재 가계와 기업부채 문제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금리를 또다시 동결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하지만 자산시장이 무너지는 모습을 그대로 놔두기도 쉽지 않을 겁니다. 그야말로 딜레마에 빠지게 된 것이죠. 한국은행의 고심이 날로 깊어질 것 같습니다.

 

그럼 오늘은 이렇게 글을 정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참고문헌: 금리와 환율 알고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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