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은행의 시중 유동성 조절 정책 (재할인율과 통안채)
중앙은행이 시중유동성(통화량)을 조절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손에 꼽히는 정책은 기준금리 결정(공개시장운영), 지급준비율 조정, 재할인율 조정, 예대율 조정(여·수신제도), 통화안정채권 발행량 조절이 있습니다.
여기서 기준금리 결정(공개시장운영)과 시중은행 지급준비율 조정 그리고 통안채 발행조정은 한국은행의 3대 통화정책으로 불리는데요. 이 정책들 중 상당수는 이전에도 다뤘던 만큼 오늘은 재할인율 조정, 통화안정채권 발행량 조절에 대한 내용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중앙은행의 주요 통화정책은 아래 링크를 통해 확인해 주세요.
2024.03.13 - [경제/생활경제] -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은 어떻게 작동하는 것일까
2024.04.11 - [경제/생활경제] - 중앙은행의 지급준비율 조정에 따른 장단점
2024.05.24 - [경제/생활경제] - ‘초과지준’, ‘필요지준’이란 무엇인가?
재할인율 조정
중앙은행의 유동성 공급정책 중에는 재할인율 조정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먼저 ‘할인’이라는 개념을 살펴봐야 할 것 같은데요. 여기서 ‘할인’이란 어음할인을 의미합니다. 어음은 기업이 물품대금을 지급하기 위해 발행하거나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되는 증권입니다.
어음을 받은 기업은 자금이 부족할 때 이 어음을 은행에 제시하면 돈을 받기로 약속한 날까지 기다리지 않고도 돈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은행은 어음에 적혀있는 금액을 모두 주지는 않습니다. 일부 금액을 떼고 주는데요. 이를 ‘어음할인’이라고 합니다.
기업에게 돈을 내어주면서 어음을 받은 은행은 이 어음을 다시 중앙은행에 담보로 제공하고 대출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를 ‘어음 재할인’이라고 합니다. 기업으로부터 받은 어음을 재차 담보로 제공하고 대출을 받은 형태이기 때문에 ‘재할인’이라는 명칭이 붙은 것입니다. 이때 중앙은행이 시중은행에 대출해 줄 때 적용하는 금리가 있는데, 이 금리를 ‘재할인율’이라고 합니다.
재할인율은 시중유동성과 시중은행 금리에 영향을 미칩니다. 중앙은행이 재할인율을 올리면 시중은행들은 대출받는데 부담을 느낍니다. 자금조달 비용이 올라갔기 때문입니다. 시중은행들 역시 고객 대출에 적용되는 금리를 그대로 놔둘 수가 없습니다. 시중금리 역시 올라갑니다. 중앙은행의 재할인율 인상이 시중은행 대출금리 인상으로 이어지는 것이죠. 시중은행 금리가 올라가면 은행 고객들의 대출도 줄어듭니다. 이처럼 중앙은행은 재할인율을 통해 시중 금리와 유동성을 조정할 수 있습니다.
반대의 경우도 동일한 원리가 적용됩니다. 중앙은행이 재할인율을 인하하면 은행의 자금조달비용이 하락하고, 이는 시중은행의 대출수요를 늘립니다. 은행의 자금조달 비용이 하락하기 때문에 시중금리 역시 자연스럽게 떨어집니다. 이는 고객 대출이 늘어나는 효과로 이어집니다. 중앙은행의 재할인율 인하가 시중은행의 금리인하와 은행고객들의 대출을 늘리게 된 것이죠.
다만 현재 한국은행의 어음 재할인은 사라진 상태입니다. 대신 ‘금융중개지원대출’이라는 이름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적용원리는 재할인율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대한민국에서는 재할인율이라는 용어를 더 이상 사용하고 있지 않지만 여전히 미국을 비롯한 다수 중앙은행들은 재할인율 정책을 시행하고 유지하고 있습니다.
2024.03.02 - [경제/생활경제] - 2024년 3월 한국은행이 발행하는 ‘통화안정증권(통안채)’
통화안정채권(통안채) 발행량 조절
중앙은행의 통화량 조절 방법에는 채권을 발행하거나 매입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은 통화안정채권(일명 통안채)을 발행하거나 매입해 시중 통화량을 조정하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이 통안채를 발행하면 시중자금을 끌어올 수 있습니다. 한국은행이 채권 한 장을 투자자에게 건네주고 투자자는 현금을 한국은행에 주는 것이죠. 반대로 통안채를 사들이면 시중에 자금을 공급할 수 있습니다. 한국은행이 시중에 팔았던 채권을 다시 사들이면 채권 한 장이 한국은행에 들어오고 자금은 채권을 매각한 사람에게 돌아갑니다.
한국은행이 이러한 행위를 반복하는 것은 경기의 과열과 침체를 막기 위해섭니다. 시중의 유동성을 흡수해 돈의 유통을 억제하고, 시중에 유동성을 주입해 돈의 유통을 늘리는 것이죠. 이는 돈의 유통속도와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이는 '통화유통속도'라고도 부릅니다.
돈의 유통속도가 빨라졌다는 것은 그만큼 시중에서 많은 신용창출이 이루어졌다는 것을 뜻하며 경제가 상승곡선을 타고 있다는 것을 뜻합니다. 반대로 돈의 유통속도가 늦어졌다는 것은 신용창출이 줄어들고 경제가 하강하고 있다는 것을 뜻합니다. 예를 들어 만원이 시중에서 1년 동안 한 번 사용되는 것과 100번 사용되는 것은 한 나라의 경제에 전혀 결과를 가져옵니다.
이처럼 한국은행은 통화안정채권(통안채) 발행과 매입을 통해 시중 통화량을 조절하고, 금리를 조절하며 대한민국 산업의 안정적인 성장을 도모하고 있습니다.
정리하는 글
오늘은 ‘중앙은행의 시중 유동성 조절 정책 (재할인율과 통안채)’이라는 제목으로 3대 통화정책을 제외한 재할인율 조정과 통화안정채권 발행량 조절을 알아봤습니다.
금융시장이 확대되고 변화의 속도가 빨라질수록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도 점점 진화되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이럴 때일수록 중요한 정책들을 주시하면서 곁가지 정책들에 대해서도 함께 관심을 가져야겠죠.
그럼 오늘은 이렇게 글을 정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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