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Fed)의 유동성 조절장치 Ⅰ
금융시장이 확장됨에 따라 연준(Fed)의 역할이 나날이 커지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미 잘 알고 계시겠지만 미국이 세계의 금융 중심이 되면서 미 중앙은행인 연준(Fed) 역시 국제기구에 못지않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만으로도 대한민국 경제주체들은 연준(Fed)의 행보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습니다. 동시에 이들의 행보에 관심을 두면 미국경제와 동조화현상이 강한 국내경제의 움직임도 예측할 수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주목해서 봐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연준(Fed)의 유동성 조절장치입니다. 미국의 금융시장에 유동성이 풍부한지 그렇지 못한 지에 따라 미국 경제의 향방이 좌우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연준(Fed)의 다양한 유동성 조절장치 중 ‘기준금리’와 '지급준비금' 관련 내용을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참고로 ‘연준(Fed)의 유동성 조절장치’는 두 편으로 나누어 전해드리겠습니다.
<‘연준(Fed)의 유동성 조절장치 Ⅰ’ 글 구성>
· 기준금리와 연방기금목표금리(FFR, Federal Fund Rate)
· 실효연방기금금리(EFFR, Effective Federal Fund Rate)
· 초과지급준비금리(IOER, Interest on Excess Reserves)
· 할인율과 재할인창구
· 정리하는 글
기준금리와 연방기금목표금리(FFR, Federal Fund Rate)
기준금리는 자금을 조달하거나 운용할 때 적용되는, 기준이 되는 금리입니다. 각국의 중앙은행이 일정기간마다 자국의 경제상황을 살펴 기준금리를 결정합니다. 이런 방식은 미국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다만 미국은 연방기금목표금리(FFR)라는 것을 설정합니다. 연방기금금리(FFR)는 중앙은행이 설정하는 기준금리 목표치입니다.
연준(Fed)은 기준금리를 통해 경제의 방향과 속도를 조절합니다. 기준금리를 상향으로 조절하면 생산, 소비, 투자가 축소되면서 경제활동이 둔화되는 경향이 있고, 기준금리를 하향으로 조절하면 경제활동이 활발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기준금리는 경제 상황과 미래의 전망을 반영합니다. 연준(Fed)은 현재와 미래의 경제상황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기준금리를 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단기금융시장의 금리를 제어함으로써 장기금융시장 금리에도 영향력을 미칩니다. 연준(Fed)은 이런 방식을 통해 금융시장의 안정성과 경제성장을 도모하고 있습니다.
또한 기준금리는 상하단의 범위가 설정되어 있습니다. 보통 25bp(0.25%) 밴드로 설정됩니다. 이는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완화하기 방법으로 정확한 금리 예측이 어려울 상황을 대비하는 방법이 됩니다. 또한 이렇게 상하단의 범위(밴드)를 설정하면 지역별 연방은행들이 범위 내에서 기준금리를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습니다. 이는 지역별 연방은행들이 관할 지역의 경제상황을 고려해 적절한 수준의 금리를 적용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동시에 이 방법은 연준(Fed)이 경제주체들에게 투명한 정책을 실행하고 있다는 신뢰를 심어줍니다.
실효연방기금금리(EFFR, Effective Federal Fund Rate)
실효연방기금금리(EFFR)는 충분한 자금을 보유한 은행이 다른 은행에 자금을 빌려줄 때 적용되는 금리입니다. 즉 ‘은행 간 일일단기(하루짜리) 대출에 대한 평균금리’인 것이죠.
연준(Fed)은 통화정책 회의를 거쳐 실효연방기금금리(EFFR)를 결정합니다. 만약 실효연방기금금리가 연준(Fed)의 목표금리(기준금리)를 범위를 벗어나면 레포(RP)와 역레포(RRP) 시장을 통해 이를 제어합니다. 만약 실효연방기금금리가 목표금리(기준금리)의 상단에 위치하면 연준(Fed)은 MMF(단기금융) 시장에서 RP나 RRP로 자금을 풀어 단기시장금리를 끌어내리고, 목표금리(기준금리)의 하단에 위치하면 RP나 RRP로 자금을 끌어와 단기시장금리를 높입니다. (RP와 RRP는 다음 글에서 다룰 예정입니다.)
초과지급준비금리(IOER, Interest on Excess Reserves)
초과지급준비금리(IOER)는 ‘초과지준’이라고도 하는데, 본래 이는 ‘지급준비금’에서 나온 개념입니다. ‘지급준비금제도’는 시중은행 거래 고객들의 갑작스러운 예금인출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만든 제도로, 시중은행이 중앙은행에 일정금액 이상을 맡기도록 강제한 제도입니다. 그래서 ‘법정지급준비금’이라고도 합니다. 중앙은행은 지급준비금을 고객의 총 예치금 중 일정비율로 맡길 것을 요구하는데, 이 비율을 ‘지급준비비율(지준율)’이라고 하고, 시중은행들이 중앙은행에 맡긴 돈에 붙는 금리를 ‘지급준비금리(지준금리)’라고 합니다.
경제가 과열되면 시중은행들은 무리하게 대출을 해주거나 투자를 하곤 합니다. 이렇게 경제가 과열되면 인플레이션이 발생해 자산버블이 생기기 쉽습니다. 연준(Fed)은 지나치게 경제가 과열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초과지급준비금제도를 도입했습니다. 즉 시중은행이 지급준비금 이상의 돈을 중앙은행에 맡기도록 제도화한 것이죠. 시중은행이 지급준비금보다 많은 필요이상의 돈, 즉 초과지급준비금을 중앙은행에 맡기면 중앙은행은 이에 대한 이자를 추가로 지급합니다. 이때의 이자율을 ‘초과지급준비금리’라고 합니다.
연준(Fed)이 초과지급준비금리(IOER)를 올리면 시중은행들은 대출을 해주는 대신 중앙은행에 돈을 맡깁니다. 위험한 고객에게 대출을 제공하는 것보다 안전하게 수익을 내는 것이 더 이익이라고 판단하는 것이죠. 이처럼 연준(Fed)은 IOER를 활용해 시중 유동성을 조절하고 있습니다.
2025년 현재 연준(Fed)은 지급준비금리와 초과지급준비금리를 통합해 이자를 지급하고 있습니다. 이를 단일지급준비금리(IORB)라고 합니다. 참고로 IORB는 기준금리 상단보다 10bp(베이시스포인트) 낮게 설정되어 있습니다.
할인율과 재할인창구
‘할인율’은 연준(Fed)이 은행에 대출해 줄 때 적용하는 금리입니다. 상업은행들이 국채, 지방채, 주택저당증권(MBS) 등을 담보로 연준(Fed)에 대출받을 때 적용되는 금리입니다. 현재 할인율은 기준금리 상단에 설정되어 있으며 대출만기는 3개월입니다. 연준(Fed)은 할인율을 통해 시중은행의 유동성을 조절하고 있습니다.
반면 ‘재할인창구’는 연준(Fed)의 유동성 공급창구입니다. 연준(Fed)이 상업은행에 대출해 주는 창구인 것이죠. 할인율은 연준(Fed)이 통화정책회의를 통해 결정하며, 재할인창구는 금융시장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이를 해결하기 위해 사용하는 도구입니다. 참고로 ‘재할인율’은 연준(Fed)이 상업은행에 대출을 해줄 때 적용하는 금리인데, 이 금리는 ‘할인율’에 기반해 책정됩니다.
재할인창구와 함께 최근 새롭게 등장한 유동성 공급 장치가 있습니다. 바로 ‘BTFP(Bank Term Funding program)’라는 유동성 공급 장치입니다. 2023년 3월 미국 실리콘밸리은행이 파산하자 연준(Fed)이 새롭게 꺼내든 방법입니다. 당시 미 연준(Fed)은 지급준비금이 부족한 은행의 예금자를 보호하기 위한 목적으로 무제한으로 유동성을 공급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물론 지금 이 제도는 폐지되었지만, 또다시 미국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리는 경우 다시 등장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정리하는 글
오늘은 ‘연준(Fed)의 유동성 조절장치 Ⅰ’라는 제목으로 기준금리와 관련된 연준(Fed)의 유동성공급장치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많은 분들이 중앙은행이 정하는 기준금리에 대한 지식은 충분한 편이지만 어떻게 기준금리로 시중유동성을 조절하는지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신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이번 글을 통해 연준(Fed)의 정책과 함께 돈의 흐름에 대한 이해를 넓히셨길 바랍니다.
그럼 오늘은 이렇게 글을 정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참고문헌: 『페드 인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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