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를 위협하는 미국 채권 시장
2025년 새해가 밝았지만 전 세계는 새로운 희망을 향해 나아가기보다 불확실성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2024년에 이어 2025년에도 전 세계는 지정학적, 정치적, 종교적 문제와 기후위기 리스크를 안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도널드 트럼프라는 예측할 수 없는 인물이 최강국 미국을 이끌게 되면서 이런 불확실성은 더욱 가중되고 있습니다. 이런 여러 이유 때문에 상대적으로 경제가 탄탄하다고 평가를 받고 있는 미국에서도 균열이 일어나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미국 주식시장이 이례적인 호황을 맞고 있는 가운데 채권시장은 반대로 경고음을 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많은 국제 경제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고 있는 미국 경제상황과 미 국채(채권) 시장 상황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미국 경제를 위협하는 미국 채권 시장’ 글 구성>
· 매년 늘어나는 미 정부 부채
·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자산으로 평가받던 미국채 투자가 위험한 이유
· 미국 채권시장을 통해 예상할 수 있는 2025년 미국경제
· 정리하는 글
매년 늘어나는 미 정부 부채
현재 미국 정부의 부채는 약 36조 달러(환율 1470원 적용, 한화 5경 2,941조 6,000억 원)에 달합니다. 이는 미국이 최대 경제규모를 자랑하는 국가라는 점을 감안해도 상상하기 어려운 금액입니다. 하지만 더 큰 문제가 있습니다. 그것은 미국의 부채 규모보다 부채가 늘어나는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점입니다.
일반적으로 부채의 증가는 경제규모와 비례해 커지는 경향이 있는데, 미국경제는 성장하는 속도보다 부채가 늘어나는 속도가 훨씬 빠릅니다. 특히 2008년 금융위기와 2020년 코로나를 거치면서 본격적으로 늘어난 미국의 국가부채는 해를 거듭할수록 가파르게 치솟아 올랐고, 현재는 미국경제를 위협할 뇌관이 되었습니다.
미국의 정부 부채가 지금과 같은 속도로 늘어나면 제 아무리 달러를 발행하는 미국이라도 부채상환 부담이 급격히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더구나 미국은 소비의 나라라고 불립니다. 수출로 달러를 벌어들이기보다는 수입을 통해 달러를 쓰는 국가입니다. 그래서 미국 정부는 앞으로도 추가로 달러를 발행할 계획이 없다면, 돈을 어디선가 빌려 빚을 상환해야 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젠 돈을 빌릴만한 곳을 찾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그동안 중국을 비롯해 일본 및 유럽국가들이 미국에 돈을 빌려주곤 했습니다. 하지만 세계경제가 분열되고 각국의 경제가 침체되면서 이젠 미국에 돈을 빌려줄만한 국가가 사라졌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그동안 누적된 미국의 부채는 36조달러, 부채상환 이자는 8800억 달러(한화로 약 1300조 원)에 달합니다. 2024년 기준 대한민국의 한 해 예산이 약 650조 원인데, 미국의 연간 부채상환 이자가 대한민국의 한 해 예산의 두 배인 것입니다.
그렇다면 미국 정부는 그동안 어떻게 이 많은 자금을 조달해 왔을까요? 사실 미국의 부채 대부분은 미 재무부가 채권을 발행한 결과입니다. 채권은 빚 문서입니다. 즉 채무자가 채권자에게 만기에 원금과 이자를 지급하기로 약속한 증서입니다. 미국 정부가 갚아야 할 돈이죠. 그동안 미국은 채권만기 연장을 통해서 이 문제를 해결해 왔습니다. 하지만 부채총량이 늘고 부채 증가 속도가 빨라지자 이제 정부 부채는 미국 경제에 고질적인 문제가 되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자산으로 평가받던 미국채 투자가 위험해진 이유
미국 국채는 투자자들로부터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자산으로 평가받아 왔습니다. 하지만 이젠 미국 국채시장에서도 미국채투자가 위험하다는 말들이 떠돌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그동안 미국이 단기국채발행에만 치중했던 것과 미국 국채를 사줄 대상이 줄었기 점이 동시에 문제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미국정부는 통상 총 국채 발행량의 약 20%를 단기 국채로 유지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 이유는 이 수치가 안정적인 정부 부채 구조를 위해 선호되는 비율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최근 이 수치가 깨졌습니다. 단기국채 발행량이 20%를 초과한 것입니다.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미국 국채 규모는 3조 달러로 추산됩니다. 한화로 약 4400조 원입니다. 그리고 이 중에서 20% 초과분이 단기 국채입니다. 단기 국채는 상환 기간이 짧은 대신 이자율이 낮다는 장점이 있지만, 짧은 만기가 한꺼번에 도래하면 상환 부담이 커지게 됩니다. 미국이 이제 다른 나라로부터 돈을 빌릴 수 없다면 단기국채를 장기국채로 전환할 수밖에 없습니다.
문제는 단기국채 물량이 장기국채로 전환되면, 단기국채 금리는 낮아지고 장기국채 금리는 치솟게 된다는 점입니다. 단기금융상품보다 장기금융상품의 금리가 높은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문제는 금리인상 속도와 방향입니다. 지난 11월 FOMC회의 이후 연준(FED)이 기준금리를 0.25% p를 낮췄지만 떨어져야 할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오히려 크게 치솟았습니다. 연준(FED)의 의도와 정반대의 결과가 나타난 것입니다.
중장기 채권금리 상승은 채권가격의 하락을 의미하는 동시에 앞으로 물가상승 가능성 놓아졌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채권시장 참가들은 앞으로 미국의 금리가 높아질 거라 보면서 인플레이션이 다시 발생할 거라고 판단한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채권투자의 매력이 급감합니다. 채권금리가 상승하면 반대로 채권가격은 하락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인플레이션이 다시 발생하면 연준은(FED)는 기준금리를 다시 올리게 될 테고, 이는 또다시 채권가격의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기에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미국의 중장기채(5년 이상) 투자는 위험할 수 있습니다.
미국 채권시장을 통해 예상할 수 있는 2025년 미국경제
단기국채를 중장기 국채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중장기 국채금리 상승은 필연적입니다. 그렇다면 이는 기준금리 결정에 영향을 주게 되고, 이에 따라 연준(FED)의 기준금리 인하 계획도 불투명해졌습니다.
연준(FED)은 공개시장조작을 통해 기준금리를 조정합니다. 공개시장조작은 채권매매를 통해 이루어지는데 연준(FED)의 채권매매가 시장에서 효과를 내지 못하면, 연준(FED)은 시장의 신뢰를 잃게 됩니다. 연준(FED)이 시장의 신뢰를 잃게 되면, 세계경제는 기준을 잃게 됩니다. 물론 이런 상황까지는 이어지지 않겠지만, 만약 일어난다면 전 세계경제가 큰 혼란을 겪을 수 있습니다.
가장 이상적인 방향은 미국 금융당국(재무부와 연준)이 점진적으로 단기 채권을 중장기 채권으로 전환하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공개시장조작을 통해 채권시장이 받을 충격을 최소화하는 것입니다. 이런 계획을 반영한 것인지, 지난 11월 연준(FED)이 공개한 경제전망요약(SEP)의 점도표를 보면 2025년 연준(FED)의 기준금리는 2번의 인하를 암시했습니다.
기준금리 인하가 보수적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은 미국의 4.5%의 기준금리가 오랫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렇다면 빚이 많은 경제주체들의 고통은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에 대한 여파로 기업투자가 줄어들고 금융기관이 안고 있는 리스크가 높아질 가능성이 높아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동시에 채권, 주식, 부동산 투자가 위축되면서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국제통화기금(IMF) 역시 미국 부채 증가를 경고했습니다. 미국의 부채증가가 글로벌 금융시장 안정성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 것입니다. 세계 최대 경제대국의 재정 불안이 국제 금융시스템 전반에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인데, 만약 부채와 관세정책 등으로 미국경제가 흔들리게 된다면 미국과 금융거래나 수출비중이 높은 국가들이 크게 흔들릴 수 있습니다.
정리하는 글
오늘은 ‘미국 경제를 위협하는 미국 채권 시장’이란 제목으로 현재 미국의 경제와 채권시장의 상황에 대해 전해드렸습니다.
금융시장은 규모에 따라 크게 외환시장, 채권시장, 주식시장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외환시장의 규모가 가장 크고 다음으론 채권시장이, 그다음으로 주식시장이 뒤를 잇습니다. 현재 미국에서는 가장 규모가 작은 주식시장이 호황입니다. 그런데 이보다 더 큰 규모인 외환시장과 채권시장이 흔들리고 있죠. 달러 인덱스는 110에 가까워지고 있고, 채권시장은 기준금리와 반대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런 와중에 주식시장만 성장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단언할 수는 없지만 분명 정상적인 모습은 아니라는 점은 분명히 말할 수 있습니다. 또한 몇몇 국가를 제외하고 세계경제가 매우 서서히 침체되고 있습니다. 그러니 제 글을 찾아주시는 분들만이라도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마련해 두시기 바랍니다.
그럼 오늘은 이렇게 글을 정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함께 읽어보면 도움이 될 만한 글을 링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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