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Fed)의 5가지 정책금리
정책금리는 국가의 정책에 따라 결정되는 금리입니다. 많은 분들이 잘 알고 계시겠지만 한국은행이 정하는 기준금리는 정책금리의 일종입니다. 연준(Fed)의 정책금리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연준(Fed)이 정한 기준금리는 미국의 정책에 따라 미 중앙은행인 연준(Fed)이 정한 정책금리입니다. 하지만 미국의 정책금리에는 기준금리 외에도 4가지 정책금리가 있습니다. 오늘은 미 연준(Fed)의 정책금리 종류와 기능에 대해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연준(Fed)의 5가지 정책금리’ 글 구성>
· 연준(Fed)의 첫 번째 정책금리, 연방기금금리(FFR)
· 연준(Fed)의 두 번째 정책금리, 지급준비금금리(IORB)
· 연준(Fed)의 세 번째 정책금리, 연방할인율(FDR)
· 연준(Fed)의 네 번째 정책금리, 레포(RP)금리
· 연준(Fed)의 다섯 번째 정책금리, 역레포금리(ON RRP)
· 정리하는 글
연준(Fed)의 첫 번째 정책금리, 연방기금금리(FFR)
연방기금금리(FFR, Federal Fund Rate)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미국의 기준금리를 말합니다. 미국의 기준금리는 은행 간 담보 없이 하루 동안 빌려주는 1일물 콜금리가 기준이 되는데, FOMC라고 불리는 연방공개시장운영회를 통해 발표됩니다. 연준(Fed)이 기준금리를 발표하면 뉴욕 연준(Fed)은 공개시장운영(OMO, Open Market Operation)을 통해 금융시장에서 국채와 같은 유가증권을 사고팔며 시중 유동성을 조절하면서 금융기관의 자금조달비용(금리)을 기준금리에 수렴하도록 유도합니다.
연방기금금리(FFR)는 역사적으로 급격한 인상과 인하를 반복했습니다. 폴 볼커(1979~1987년)가 연준 의장을 역임했을 때 미국에서는 인플레이션이 극심했는데, 이 시기 연방기금금리(FFR)는 20% 수준까지 치솟았습니다. 이후 연준 의장을 맡았던 앨런 그리스펀(1987~2006년)과 벤 버냉키(2006~2014년)가 연준 의장을 역임했을 때는 호황과 위기가 연이어 찾아왔는데, 당시 연방기금금리(FFR)는 등락을 반복하다 제로금리 수준까지 떨어졌습니다. 이런 금리 변동은 연준(Fed)이 미국 경제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한 뒤 시중유동성을 조절하기 위해 정책적으로 추진한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연준(Fed)의 두 번째 정책금리, 지급준비금금리(IORB)
지급준비금금리(IORB, Interest on Reserve Balance)는 연준(Fed)이 시중은행의 지급준비금 잔액에 지급하는 금리입니다. 지급준비금은 뱅크런을 대비해 시중은행들이 중앙은행(연준)에 의무적으로 일정금액을 예치하는 자금을 말하는데, 시중은행이 돈을 예치하면 중앙은행은 이에 대한 비용(금리)을 제공합니다. 이 금리가 지급준비금금리(IORB)입니다.
지급준비금금리(IORB)는 본래 지급준비금 의무예치금에 대한 이자율인 IORR(Interest Rate on Required Reserves)과 의무예치금 초과금액에 대한 이자율인 IOER(Interest Rate On Excess Reserves)로 나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 이후 지급준비율이 0%로 떨어지면서 이 두 금리는 2021년 7월 29일부로 지급준비금금리(IORB)로 통합되었습니다.
지급준비금금리(IORB)는 은행들이 하루 동안 콜 자금을 빌려주고 빌릴 때 금리의 하한선 역할을 합니다. 즉 금융기관들의 자금조달 비용의 기준이 되는 것이죠. 만약 연준(Fed)이 지급준비금금리(IORB)를 올리면 금융기관들은 리스크가 높은 금융자산에 투자하는 것보다 연준(Fed)에 초과로 돈을 예치하는 것이 이익입니다.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연준(Fed)은 지급준비금금리(IORB)를 올려 시중 유동성을 흡수하고, 반대로 지급준비금금리(IORB)를 내려 시중 유동성을 늘리면서 금융시장을 안전하게 유지시킵니다.
연준(Fed)의 세 번째 정책금리, 연방할인율(FDR)
미국 국민들은 연준(Fed)으로부터 돈을 빌릴 수 없지만 시중은행들은 가능합니다. 이때 시중은행의 자금조달에 적용되는 금리가 연방할인율(FDR, Federal Discount Rate)입니다. 연방할인율(FDR)은 시중은행들이 지역 별 연준(Fed)의 은행대출기구인 할인창구(Discount Window)에서 받은 대출금에 대해 부과되는 금리입니다.
연방할인율(FDR)은 금융기관의 신용에 따라 우량대출 할인율(Primary Credit)과 정책적 할인율(Secondary Credit)로 나눠집니다. 재정상황이 튼튼한 금융기관은 Primary Credit를 적용받고, 재정상황이 좋지 못한 금융기관은 Secondary Credit를 적용받습니다. 즉 신용이 좋은 금융기관은 연준(Fed)으로부터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금융기관은 높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죠.
연준(Fed)은 연방할인율(FDR)을 통해 시중유동성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연준(Fed)이 연방할인율(FDR)을 낮추면 시중은행들은 연준(Fed)의 할인창구에서 저렴하게 자금을 빌릴 수 있기 때문에 시중 유동성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습니다. 반면 연방할인율(FDR)을 높이면 시중은행들은 연준(Fed)의 할인창구에서 자금을 빌리는 것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시중 유동성이 축소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연방할인율(FDR)은 연준(Fed)의 연방기금금리(FFR) 보다 높은 상태로 유지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 이유는 금융기관이 연준(Fed)의 할인창구에서 돈을 빌리는 것보다는 은행끼리 돈을 융통하는 것을 장려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도 금융시장이 급격히 악화한 상황을 제외하고는 시중은행이 연준(Fed)의 할인창구에서 자금을 빌리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이런 이유로 금융시장 참가자들 역시 특별한 이유 없이 연준(Fed)의 할인창구를 이용하는 시중은행을 곱게 바라보지 않습니다.
연준(Fed)의 네 번째 정책금리, 레포(RP)금리
레포(RP, Repurchase Agreements)는 ‘환매조건부채권’이라 불리는데, 채권을 보유하고 있는 기관이 환매, 즉 일정시점 후에 판매했던 채권을 다시 사 오기로 약속(조건을 붙여)한 뒤 매각하는 방식입니다. 쉽게 말해 금융기관이 채권을 담보로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인 것이죠.
레포(RP) 거래는 현대 금융시장에서는 아주 일반적인 거래방식입니다. 금융기관은 보통 국채(채권)나 신용도 높은 금융채 등을 담보로 중앙은행인 연준(Fed)과 RP거래를 하곤 합니다. 이런 이유로 RP는 매우 안정적인 투자방식으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연준(Fed)은 레포 창구(SRF, Standing Repo Facility)를 통해 금융기관과 RP거래를 하며 시중 유동성을 조절하는데, 여기서 부가적으로 활용되는 것이 레포 금리입니다. 즉 레포 금리를 높이거나 줄임으로써 시중은행들의 자금조달을 어렵게 만들기도 하고 쉽게 만들기도 하면서 시중 유동성을 조절하는 것이죠.
연준(Fed)의 다섯 번째 정책금리, 역레포(ON RRP) 금리
금융기관이 연준(Fed)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수단 RP라면, 연준(Fed)이 금융기관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은 RRP라고 할 수 있습니다. RP와 달리 자금을 조달하는 주체가 금융기관에서 연준(중앙은행)으로 바뀐 것뿐입니다. 특히 공개시장운영을 하는 뉴욕연준은 1일물 역레포(ON RRP, Overnight Reverse Repo Facility) 거래를 많이 하는데, 이는 연준(Fed)이 미국국채를 담보로 시중 금융기관으로부터 하루 동안 자금을 빌리는 방식입니다.
연준(Fed) 역레포(ON RRP)를 실시하면 시중유동성이 흡수되는 효과가 있습니다. 반대로 역레포(ON RRP)를 중단하거나 줄이면 시중 유동성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습니다. 또한 연준(Fed)의 역레포 시설인 ON RRP는 담보채권 금리 역할을 하는데, 이는 다시 시중은행의 자금조달 비용과 시중 유동성에 영향을 미칩니다.
정리하는 글
오늘은 ‘연준(Fed)의 5가지 정책금리’라는 제목으로 연준(Fed)이 어떤 방식으로 시중유동성을 조절하는지 살펴봤습니다.
그동안 대한민국 금융시스템은 미국의 금융시스템을 모방해 왔습니다. 다소 차이는 존재하지만 미국의 금융시스템을 숙지하면, 대한민국 금융시스템도 이해하기 수월합니다. 이런 점에서 글로벌 경제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이해하고 싶은 분들은 이번 기회를 통해 꼭 익혀두시길 바랍니다.
그럼 오늘은 이렇게 글을 정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참고문헌: 『슈퍼금리 슈퍼리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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