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의 경제, 범위의 경제 함께 알아보기
기업이 투자를 확대하거나 혁신을 시도할 때 자주 등장하는 단어가 있습니다. 바로 ‘규모의 경제’와 ‘범위의 경제’가 그것인데요. 사실 이는 기업뿐 아니라 우리의 일상생활에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는 현상입니다. 조금만 관심을 갖고 살펴보면 누구나 알아볼 수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잘 모르거나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있을 뿐입니다. 그럼 이제부터 일상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이 현상이 어떤 배경에서 탄생했는지 알아본 뒤, 각각의 용어들이 어떤 의미와 차이점을 갖고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규모의 경제와 범위의 경제 탄생한 배경
동네 슈퍼가 대형 할인마트에 비해 물건을 싼 값에 팔지 못하는 이유는 물건을 구입하는 구매력에서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동네 슈퍼가 꼭 필요한 물품만 소량 구입하는데 비해 대형 할인마트는 전국 수십 수백 개의 매장에 공급할 다양한 제품을 대규모로 구입합니다. 이런 차이 때문에 대형 할인마트는 납품업체에 제품 할인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납품업체 입장에서도 장소가 각기 다른 여러 업체에 소량의 제품을 공급하는 것보다 대형 물류센터에 많은 제품을 한 번에 공급하는 것이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는 기회가 됩니다. 그러니 같은 물건이라도 동네슈퍼는 비싼 값에 물건을 들여오게 되고 대형 할인마트는 싼 값에 물건을 들여오는 것이죠. 이처럼 비용의 차이가 발생하다보니 동네슈퍼가 판매하는 제품의 가격도 대형할인마트에서 판매하는 제품가격보다 높은 편입니다. 이런 이치를 설명하는 용어가 바로 ‘규모의 경제’와 ‘범위의 경제’입니다.
‘규모의 경제’와 ‘범위의 경제’는 동네슈퍼와 대형할인마트에서도 나타나지만 제조업 분야에서는 더욱 극명하게 드러납니다. 특히 제조업에서는 규모의 크기와 다양한 생산설비에서 나오는 힘이 극대화되어 나타나곤 합니다. 규모가 클수록, 생산설비가 많을수록 생산량 역시 비례해서 나타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특히 이런 현상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배터리, 조선, 철강, 화학과 같은 산업에서 자주 나타나는데, 기업들은 이런 힘을 극대화하기 위해 같은 업계끼리 인수합병을 시도하거나 기술혁신이나 자본투자를 통해 생산능력을 높이기도 합니다.
규모의 경제(Economies of scale)
규모의 경제란 생산량 증가에 따라 제품 하나를 만드는 단위당 비용이 하락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물건을 만들수록 비용이 줄어든다는 것이죠. 언뜻 보면 잘 이해되지 않은 현상입니다. 일반적으로 기업이 재화 및 서비스의 생산량을 늘렸을 때 추가적으로 평균 생산비용도 늘어야 하는 것이 정상이니까요.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생산비용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생산비용은 생산량과 무관하게 들어가는 ‘고정비용’과 생산량에 따라 달라지는 ‘변동비용’으로 구성됩니다. 고정비용은 늘 일정하게 나오는 비용이고, 변동비용은 생산할 때마다 다르게 나오는 비용입니다. 여기서 규모의 경제가 가능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은 고정비용입니다. 즉 고정비용은 생산량을 늘리거나 줄여도 일정하게 나오는 비용이니, 생산량을 늘리면 제품 하나를 만드는 단위당 비용은 내려가게 되는 것이죠. 고정비용의 절감이 기업의 수익으로 연결되는 것입니다.
규모의 경제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제조업분야에서만 사용되는 개념이 아닙니다. 대량생산을 통한 이익, 가입자 증가에 따른 이익, 분업에 따른 전문화 이익, 외형성장에 따른 비용절감 등을 아우르는 의미로 쓰이고 있습니다. 즉 생산량이 늘면서 평균 비용을 줄일 수 있는 경우라면 모두 규모의 경제를 이뤘다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범위의 경제(Economies of scope)
규모의 경제와 용어는 비슷하지만 차이가 큰 개념이 있습니다. 바로 범위의 경제입니다. 범위의 경제는 여러 종류의 제품을 함께 생산할 때 발생하는 비용이 각 제품을 별도로 생산할 때의 비용보다 줄어드는 것을 말합니다. 가령 승용차와 트럭을 같이 생산하는 기업의 경우 소재부품이나 조립라인 등의 생산시설을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습니다.
한 공간에서 제품 하나를 모두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은 여러 공간에서 제품 일부를 생산하는 것과 비교해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제품의 일부를 생산하고 이를 다시 생산 공정에 투입하려면 시간과 비용이 추가로 들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범위의 경제를 이룬 기업은 동일한 생산요소(노동, 토지, 자본)를 사용하거나 기업운영 및 마케팅 활동까지 함께 하기도 합니다. 즉 한 공간에 자원을 집중해 추가로 발생될 수 있는 비용을 줄이는 것이 죠.
규모의 경제와 범위의 경제 구분
규모의 경제와 범위의 경제는 모두 이익을 극대화화는 전략입니다. 다만 이 두 용어에는 차이가 있죠. 규모의 경제는 ‘대형화’에 있고, 범위의 경제는 ‘다양화’에 있습니다. 가령 한 분식점이 장사가 잘 돼 2호점, 3호점, 4호점... 점포를 늘렸다면 이는 규모의 경제를 이뤘다고 표현하고, 이 분식점이 라면, 돈까스, 콩국수, 갈비탕.... 등 메뉴를 늘렸다면 이는 범위의 경제를 이뤘다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정리하는 글
오늘은 ‘규모의 경제, 범위의 경제 함께 알아보기’라는 제목으로 이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인 두 용어에 대해서 알아봤습니다.
규모의 경제와 범위의 경제는 앞서 설명드린 것처럼 서로 다른 개념이지만, 이를 복합 운용하는 기업도 있습니다. 바로 대기업입니다. 대기업들은 규모의 경제와 범위의 경제를 혼용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기업 전체의 늘리기도 하고 필요에 따라 새로운 조직을 구성해 경영과 생산혁신을 시도하기도 합니다. 즉 양적 혁신과 질적 혁신을 모두 도모하고 있는 것이죠. 이처럼 기업들은 각각의 전략을 개별적으로 사용하기도 하지만 필요에 따라 동시에 혼합해 사용하기도 합니다.
그럼 오늘은 이렇게 글을 정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함께 읽어보면 도움이 될 만한 글을 링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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