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시장과 외화자금시장 알아보기
2024년 7월부터 외환시장 개방이 새벽 2시까지 연장됨에 따라 국내 주요 은행들이 외환거래 상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변동성이 높은 지금과 같은 시기에 이런 상품들의 줄 이은 출시가 서민들의 부를 늘리도록 도와주는 방법이 아닌 은행들의 수익증대만을 위한 방법은 아닌지 그런 의구심이 듭니다.
어쨌든 저의 생각과는 별개로 미국 피벗에 대한 기대와 함께 환차익을 꿈꾸는 사람들의 기대도 날로 높아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언론에서도 이런 대중의 관심을 반영해 외환시장과 외화자금시장에 대한 기사를 꾸준히 올리고 있죠. 그래서 오늘은 외환시장과 외화자금시장이 어떤 곳인지 환테크를 생각하시는 분이라면 기본적이지만 꼭 알아야 할 내용들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환율이 ‘직접적’으로 반영되는 ‘외환시장’
먼저 외환시장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외환시장은 은행과 기관투자자들이 참여하는 시장입니다. 개인은 외환시장에 참여할 수 없습니다. 보통 개인이 외환을 거래하려면 은행을 통해야 합니다. 은행을 비롯한 기관투자자들이 외환시장에서 원화와 외화를 매매하기 때문입니다.
외환시장에서 거래되는 주요 통화는 원화와 달러입니다. 달러를 주고 원화를 사들이거나 혹은 원화를 주고 달러를 사며 거래가 이루어집니다. 물론 외환시장에서는 달러 외에도 다른 통화들이 거래됩니다. 다만 이중에서도 달러의 비중이 가장 높다는 것이죠. 그리고 이곳 외환시장을 통해서 자국통화와 외국통화의 돈 값인 ‘환율’이 결정됩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돈도 상품으로 취급됩니다. 그래서 돈도 수요와 공급의 원리에 따라 가격이 책정됩니다. 원화에 대한 국내의 수요가 높으면 원화의 가치가 높아지고, 반대로 달러에 대한 국내의 수요가 높으면 달러의 가치가 높아집니다. 그래서 두 통화의 적정가치가 비교를 통해 결정되는 것이죠.
외환시장은 좁은 의미로 보면 통화를 매매하는 시장으로 제한되지만, 넓은 의미로 보면 장소적 개념을 넘어 외환 거래의 형성, 결제 등 외환거래가 정기적이고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는 모든 메커니즘으로 확장됩니다.
환율이 ‘간접적’으로 반영되는 ‘외화자금시장’
외환시장에서 환율이 직접적으로 반영된다면, 외화자금시장에서는 환율이 간접적으로 반영됩니다. 외화자금시장은 달러를 빌리고 빌려주는 시장입니다. 즉 대차(대출과 차입) 거래가 이루어지는 시장인 것이죠.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대차’라는 단어입니다. 외화자금시장은 통화를 돈을 주고 ‘빌린다,’는 점에서 ‘환전’을 하는 외환시장과 차이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무슨 돈을 주고 빌린다는 것일까요? 여기서 돈은 금리를 말합니다. 외화자금시장은 금리를 매개로 외화의 대차거래가 이루어지는 시장입니다. 즉 돈 값인 금리를 지불하고 외국화폐를 빌리는 시장인 것이죠.
대표적인 외화자금시장으로는 스왑(외환스왑 및 통화스왑) 시장이 있습니다. 스왑은 ‘바꾼다.’는 뜻입니다. 외환스왑은 환어음을 맞바꾼다는 뜻이고, 통화스왑은 화폐를 맞바꾼다는 뜻입니다. 단, 약정기간 동안만 바꾸는 겁니다. 여기서 거래를 요청한 측에서 ‘금리’를 지불해야 합니다.
*환어음: 발행자가 소지자에게 일정한 날짜에 일정한 금액을 지불할 것을 제삼자에게 위탁하는 어음 <네이버 어학사전>
외화자금시장에서 흘러 다니는 자금을 ‘외화유동성’이라고 부릅니다. 이 자금을 공급하는 곳은 주로 외국은행 국내지점들입니다. 대표적으로 HSBC, 골드만삭스, JP모건과 같은 외국은행들의 ‘국내지점’을 들 수 있습니다. 이들 지점은 해외본사에서 달러를 끌어와 국내 은행들에게 공급합니다. 그러면 은행은 이 달러를 수출기업에 대출해 주곤 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외화자금시장에서의 거래가 환율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점입니다. 달러·원 환율은 달러와 원화의 거래를 통해 결정되는데, 외화자금시장에서는 이미 국내에 유입된 달러와 원화를 바꾸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에 이 거래가 환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못합니다.
외화자금시장에서 나온 자금이 환율에 반영되는 시점은 은행에서 외화자금을 빌린 기업이 다시 은행에 환전요청을 할 때 이루어집니다. 기업으로부터 환전 요청을 받은 은행은 이 외화를 외환시장에 내놓고 원화로 바꾸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환율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겁니다. 즉 은행이 외화를 외환시장에 내놓은 뒤 판매가 이루어졌을 때 환율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것이죠. 그래서 앞에서 외화자금시장에서 흘러나온 유동성이 환율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고 말씀드린 겁니다.
당분간 환거래(환테크)를 간접투자로 전환해야 하는 이유
외환거래(환테크)를 생각하는 분들이라면 반드시 국내에 유입된 외화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큰 움직임을 파악하고 있어야 합니다. 외환거래는 환율의 방향을 예측해 수익을 얻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기본적인 외화수급과정을 통해 반영되는 환율의 움직임과 외화자금시장에서 흘러나온 유동성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야겠죠.
하지만 개인투자자라면, 이 과정이 쉽지는 않을 겁니다. 대체로 일반 투자자들은 언론보도를 통해서만 환율 변동소식을 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설령 빠르게 정보를 입수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즉각적으로 대응하기 쉽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개인투자자들은 기관투자자들에 비해 환거래에 불리한 입장에 처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됩니다.
그렇다면 개인투자자들에겐 환거래 기회조차 없는 것일까요? 저는 개인이 직접 환거래를 시작하는 것보다 증권사나 금융사 도움을 받는 것을 추천합니다. 간접투자로 펀드에 가입하는 것이죠. 이런 방법을 원하지 않는다면 ETF나 RP 같은 금융상품을 활용해 보는 것도 환율변동으로 인한 직접적인 충격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지금과 같이 환율변동성이 높아진 시점에는 직접 투자보다 다양한 리스크를 감안한 간접투자나 혹시 모를 충격을 줄일 수 있는 투자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정리하는 글
오늘은 ‘외환시장과 외화자금시장 알아보기’라는 제목으로 외환시장과 외화자금 시장이 어떤 곳인지, 또 이 시장들이 환율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지 살펴봤습니다. 여기에 환테크(거래)를 시작하는 분이 계시다면 외환시장과 외화자금시장을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고 말씀드렸고, 만약 이것이 쉽지 않다면 직접투자보다는 간접투자로 리스크를 줄여보실 것을 권했습니다.
저는 꼭 환테크(거래)를 하지 않더라도 투자자라면 혹은 경제를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외환시장에 대한 관심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환율의 움직임을 파악하고 있어야 자산시장의 움직임도 파악할 수 있고 경제의 큰 흐름에 따라 자기 자산의 가치도 보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 오늘은 이렇게 글을 정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함께 읽으면 도움이 될 만한 글을 아래에 링크해 두겠습니다.
2024.07.08 - [경제/경제이슈] - 늘어나는 환테크(거래), 투자시작 전 고려사항
2024.07.05 - [경제/생활경제] - 환율의 움직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외환 수급 요인>
2024.07.08 - [경제/생활경제] - 재정정책과 환율의 관계
2024.06.22 - [경제/생활경제] - 환율의 움직임을 결정하는 세 가지 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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