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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생활경제

부채가 세계 경제위기로 확산되는 과정

by 순수한 땡글 2024. 7. 14.

부채가 세계 경제위기로 확산되는 과정

 

 

개인이든 기업이든 국가든 부채는 잘 사용하면 성장의 촉매제가 됩니다. 그동안 큰 굴곡 없이 경제성장을 이뤄온 선진 국가들을 보면 대체로 금융시스템이 잘 발달되어 있었고, 경제주체들 또한 이런 금융시스템을 이용해 적절한 부채로 경제성장을 일궈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부채를 잘못 활용하면 성장은커녕 경제 전체를 파산으로 몰고 갈 수 있습니다. 금융의 역사는 이 사실을 가감 없이 전해주고 있죠. 그래서 오늘은 국가의 부채가 과도해진 경우, 이 부채가 어떻게 경제위기로 확산되는지 간략하게나마 이 과정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국가 부도의 날 포스터
이미지 출처_나무 위키_영화 국가 부도의 날 포스터

 

 

부채가 늘어나는 시점

 

대한민국은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부채의 비중이 낮은 편입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뼈아픈 기억이 있죠. 바로 1997IMF사태입니다. 당시 우리나라는 기업들의 외채가 지나치게 높았고 국가의 외환보유고도 부족했습니다. 당시 대한민국은 갚아야 할 돈을 갚지 못해 국가가 부도났습니다. IMF사태는 국가가 보유해야 할 외화가 부족해 IMF(국제통화기금)에 구제를 요청한 사건입니다.

 

대한민국의 독특한 점은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국가의 부채보다 가계나 기업부채가 높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빚은 빚입니다. 가계나 기업의 빚도 확산되기 시작하면 국가위기로 번질 수 있습니다. 가계나 기업의 빚이 과도해지면 국가가 이를 떠맡아야 하는데, 이를 감당하지 못하면 국가 전체가 파산하게 되는 것이죠. 현대의 경제시스템에서는 빚을 진 주체가 누가 되었든 일정 수준을 넘기면 전체의 위기로 확산될 수 있습니다.

 

국가의 빚은 일반적으로 중앙은행이 시중 유동성을 높였을 때 늘어납니다. 주로 저금리 상황에서 나타나곤 합니다. IMF 사태 역시 국내기업들이 해외의 저렴한 자본을 빌려서 국내에 투자했다가 갚지 못해 벌어진 일이죠.

 

이처럼 저금리 상황에서는 경제주체(가계, 기업, 정부)들이 저렴한 비용으로 돈을 이용하기 위해 대출을 늘립니다. 특히 경제가 악화된 경우 국가도 부채를 늘립니다. 확대재정을 펴고, 채권을 남발하는 것이죠.

 

 

자산 가격을 밀어 올리는 부채의 힘

 

경제가 원만하게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발생하는 부채는 주로 생산적인 활동에 사용됩니다. 투자를 통해 더 큰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기대가 형성되기 때문이죠. 하지만 생산적인 투자가 어려운 상황(대부분 성장이 정체되어 있는 선진국)에서 부채가 증가하는 경우에는, 이 부채는 비생산적이고 비효율적인 분야로 흘러가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 중 대표적인 곳이 자산시장입니다.

 

자산시장 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곳은 주택시장입니다. 경제가 발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주택시장으로 흘러들어 간 자금은 주택가격을 적정 수준까지 끌어올리곤 합니다. 건설경기를 활성화시키고 수요와 공급이 조화를 이룹니다. 하지만 경제가 정체되어 있는 상태에서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들어간 자금은 거품을 유발하기 쉽습니다. 이미 주택시장이 포화상태에 있기 때문에 추가로 들어간 자금이 자산 가격을 높이는 것이죠.

 

그런데 주택시장만 거품이 생길까요? 아닙니다. 산업성장이 전반적으로 정체되어 있어도 미래에 성장가능성이 높은 산업이라면 이곳으로 자금이 몰립니다. 지금으로 따지면 인공지능이나 로봇 같은 산업에 돈이 몰리는 것이죠. 하지만 문제는 특정한 일부 분야에만 지나칠 정도로 자금이 몰린다는 겁니다. 즉 거품이 생긴다는 것이죠.

 

이처럼 성장이 정체되어 있는 상태에서 발생한 부채는 결국 일부 자산으로만 몰리고, 이는 주변인들의 기대심리를 자극합니다. 그러면 한 층 더 강한 쏠림이 나타니다. 그러면 자산 가격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게 되는 것이죠.

 

 

정점에 달한 부채, 그 이후

 

정점에 달한 부채는 자산시장에서 화폐의 유통속도를 증가시킵니다. 사람들이 저렴해진 돈을 이용해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를 찾아가는 것이죠. 돈의 활용도를 높이는 겁니다. 이렇게 화폐 유통속도가 높아지면 자산효과가 나타나 가계의 소비를 증가합니다. 결국 부채가 실물경제와 물가를 자극하는 것이죠.

 

비생산적인 산업분야로 흘러간 자금(부채)과 일부 유망산업으로 흘러간 자금(부채)은 차익을 노리는 투기세력까지 끌어옵니다. 그러다 절정에 달한 자산 가격은 작은 이벤트 하나만으로도 크게 흔들리곤 합니다. 하나둘씩 문제가 터져 나오기 시작하는 것이죠.

 

하나둘 씩 쓰러져가는 경제주체들을 주시하던 정부와 중앙은행은 그제야 긴축정책을 시행합니다. 재정을 줄이고 채권을 발행해 통화량을 줄이는 것이죠. 특히 중앙은행은 이 시점에 금리인상도 함께 진행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자산 가격이 급격하게 붕괴합니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공포에 휩싸여 앞 다퉈 보유자산을 투매합니다, 이런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자산 가격은 속절없이 무너집니다.

 

상황은 빠른 속도로 악화됩니다. 자산 가격이 붕괴되는 이 시점엔 은행도 대출을 줄입니다. 저금리 상황에서 돈을 빌린 기업들의 연체가 줄지어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기업들의 연체가 나타난 이유는 투자자산을 매각하는 사람들이 급증했기 때문입니다. 상황이 더 악화되면 은행은 보유하고 있던 자산까지 매각해 현금화하기도 하고 은행들끼리도 거래를 중단하기도 합니다. 결국 금융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은행에서도 자금경색이 발생하는 겁니다.

 

여기에 부채로 조달한 자금이 해외에 투자된 경우가 많다면, 한 국가에서 발행된 부채문제가 전 세계적인 위기로 퍼져나갈 수도 있습니다. 해외에 투자되었던 자산이 급격히 빠져나가면서 해당국가의 자산시장에 급격히 무너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전 세계가 미국경제의 붕괴를 목도하면서 숨을 졸였던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입니다.

 

 

정리하는 글

 

오늘은 국가의 부채가 세계 경제위기로 확산되는 과정라는 제목으로 한 나라의 부채가 어떻게 세계로 확산되는지 그 과정을 살펴봤습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로 전 세계는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많은 빚을 늘려왔습니다. 그리고 각국의 자산은 여러 형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만약 어떤 국가의 부채문제가 갑자기 터진다면, 이 여파는 세계인이 감당해야 합니다. 미국, 중국, 일본 등과 같이 경제규모가 큰 국가들의 부채가 자주 언급되는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입니다.

 

현재 최상단에 위치한 금리에도 불구하고 수출호황이라면서 자축하고 있는 대한민국 경제와 역대 급 활황을 보이는 미국증시는 언뜻 닮아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런 호황과 활황의 이면에는 부채의 위협이 늘 도사리고 있습니다. 그러니 국가 경제를 책임지는 사람들이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 것이죠. 부디 모든 국가들이 별 탈 없이 지금의 디스인플레이션 시기를 잘 지나갔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오늘은 이렇게 글을 정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