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대 유종과 석유산업 구조 이해하기
경제에 큰 관심이 없는 사람도 한 번쯤은 증권시장 소식을 접하게 됩니다. 환율, 국채금리, 국제유가 등이 그것이죠. 언급한 모든 것들이 중요하지만 이 중에서도 서민들이 바로 체감할 수 있는 것은 원유가격입니다. 매일같이 자동차를 운전하는 분들이라면 더욱이 유가의 움직임에 민감할 수밖에 없겠죠. 이와 함께 대한민국에는 원유를 기반으로 운영되는 사업들이 많습니다. 이런 까닭에 유가의 움직임은 대한민국의 모든 경제주체(가계, 기업, 정부)들에게 큰 관심 대상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세계 3대 유종과 함께 관련 석유사업구조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먼저 3대 유종을 살펴보고 이후에는 석유산업 산업구조에 대해 간략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세계 3대 유종(WTI, 브렌트유, 두바이유)
원유는 세계적으로 200여 종이 거래되고 있습니다. 왜 이렇게 많은 종류의 원유가 존재할까요? 그 이유는 수억 년 동안 퇴적된 유기물들에서 원유가 생성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유기물들이 제각각 다르기 때문에 원유의 종류도 황 함량 등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원유의 종류가 다르면 사용 용도가 달라집니다. 그러니 가격도 차이가 날 수밖에 없겠죠.
유종이 다양하면 거래에 문제가 생깁니다. 특히 금융거래에서 표준화는 생명과도 같습니다. 그래서 원유를 거래하는 선물 혹은 현물 거래소에서는 표준화된 유종을 정합니다. 그리고 표준에 포함되지 않는 유종들은 표준유종의 가격에 맞춰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대표준화된 유종은 WTI, 브렌트유, 두바이유입니다. 우리는 이 세 가지 원유를 ‘세계 3대 유종’이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이 세 가지 유종은 시장의 종류에 따라 다시 2가지로 분류됩니다. 거래소가 활성화된 금융선진국 유종과 원유 생산을 과점하는 중동 산유국의 유종으로 구분되는 것이죠.
선물시장을 주도하는 WTI (West Texas Intermediate)와 브렌트유 (Brent oil)
국제원유시장의 대표유종은 미국 서부텍사스 중질유(WTI; West Texas Intermediate)입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미국 서부텍사스에서 생산되는 원유로 일단 품질 면에선 3대 유종 중 가장 뛰어납니다. 해당 유종은 초경질유에 속하며 유황이 적어 고품질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당연히 가격도 가장 비싼 편입니다. WTI는 뉴욕거래소(NYSE)에 상장되어 국제유가를 선도하고 있습니다. 거의 미국 내에서만 소비되지만 거래소(NYSE)에서 대량으로 거래된다는 점에서 국제유가의 대표적 지표로 활용되고 있죠.
브렌트유(Brent oil)는 영국 북해 지역에서 생산되는 원유입니다. 저유황 경질유에 속하며 품질 면에선 WTI 다음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브렌트유는 주로 런던의 국제석유거래소(IPE)에서 주로 선물로 거래되고 있습니다. WTI와 함께 원유선물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대표적인 유종입니다.
중동 산유국들의 의해 정해지는 두바이유 (Dubai oil)
대한민국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유종은 두바이유(Dubai oil)입니다. 두바이유는 대한민국 수입원유의 70~80%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두바이유의 가격변동은 국내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특히 대한민국은 석유산업 비중이 높아 유가의 움직임에 민감합니다.
두바이유는 WTI나 브렌트유에 비해 품질 면에선 가장 떨어지는 유종입니다. 고유황 중질유에 해당되기 때문에 품질과 가격 면에서도 낮은 편에 속합니다. 또한 두바이유는 WTI와 브렌트와 달리 현물거래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선물투자 용도로는 활용되지 않습니다.
WTI와 브렌트와의 또 다른 차이점은 두바이유가 현물거래로 이루어지긴 하지만 가격변동이 국내에 곧바로 반영되지는 않는다는 점입니다. 그 이유는 두바이유를 수입할 때는 원유를 배에 실어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통상 2~3주 정도의 시차가 발생합니다.
국제유가를 움직이는 요인
세계 3대 유종(WTI, 브렌트유, 두바이유)은 다른 금융 상품처럼 수요와 공급에 영향을 받지만, 실제로는 금융시장의 영향을 더 강하게 받는 편입니다. 그 이유는 과거 석유파동(1970년대) 이후로 국제원유 가격의 변동성을 회피하기 위해 선물거래가 활성화되었는데, 이때부터 원유 선물가격이 현물가격의 기준역할을 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현재 유가는 수요와 공급보다는 투기자본으로 움직인다고 보는 것이 더욱 타당해 보입니다.
석유산업 생산구조
석유를 생산해 제품으로 활용하려면 다양한 과정이 필요합니다. 가령 우리가 주유소에서 휘발유나 경유와 같은 기름을 넣으려면 중동지역에서 원유를 추출해 배로 이송한 다음 정유과정을 거쳐 주유소에 공급되어야만 차에 기름을 넣을 수 있겠죠. 이처럼 어떤 제품이든 원재료가 소비자에게까지 전달되려면 여러 과정과 단계를 거쳐야 합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각각의 역할을 담당하는 산업이 나타나게 된 것이죠.
석유산업은 크게 세 가지 단계의 산업으로 구분됩니다. 1단계는 탐사, 개발, 생산을 담당하는 영역입니다. 미국 독립계 석유회사인 옥시덴탈, 데본 에너지 등이 여기에 포함됩니다. 2단계는 생산, 처리, 운송, 저장을 담당하는 영역입니다. 1단계 산업에서 3단계 산업으로 가기 위한 과정으로 1단계 산업에 속하는 기업들이 대부분 도맡는 편인이지만, 이 영역만을 따로 맡는 기업들이 존재합니다. 특히 운송 같은 경우에는 특정기술이 필요 없기 때문에 사설업체가 이런 역할을 담당하기도 합니다. 3단계는 정제, 석유화학, 제품판매 영역입니다. 국내 석유 관련 기업과 주유소가 이 영역에 속하고 있죠.
참고로 속하는 산업이 유가변동에 가장 큰 영향을 받습니다. 즉 유가가 오르면 1단계 산업에 속한 기업의 매출이 상승하고, 유가가 내리면 매출이 하락하는 것이죠. 그리고 2단계, 3단계로 갈수록 유가변동에 큰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유가민감도 순으로 나열하면 1단계, 2단계, 3단계가 되는 것이죠. 이런 관점에서 국내 정유 업체나 주유소는 유가민감도가 1단계 산업에 비해 많이 떨어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정리하는 글
오늘은 ‘세계 3대 유종과 석유산업 구조 이해하기’라는 제목으로 WTI, 브렌트유, 두바이유가 무엇인지, 또 이 유종들이 어떤 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지 살펴봤습니다. 이와 함께 석유산업구조에 대해서도 간략히 알아봤죠.
전기차와 수소차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많은 분들이 석유의 종말이 다가오고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하지만 석유는 에너지원으로만 사용되는 것은 아니죠. 우리의 일상의 대부분이 석유제품으로 채워져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국가가 직접 나서서 아무리 친환경 제품 사용을 강조하더라도 석유제품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나려면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효율성과 편리함을 추구하는 인간에게 석유 제품사용 중단은 재앙이나 다름없으니까요.
그럼 오늘은 이렇게 글을 정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함께 읽으면 도움이 될만한 글을 링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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