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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생활경제

산유국들이 유가를 마음대로 조정할 수 없는 이유

by 순수한 땡글 2024. 4. 23.

산유국들이 유가를 마음대로 조정할 수 없는 이유

 

 

많은 분들이 유가는 산유국이 마음대로 조정할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다. 또한 자국에서 생산한 자원인데, 비싸게 받으면 더 좋은 것 아니냐고 생각하는 분도 계십니다. 하지만 산유국들은 유가를 마음대로 조정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산유국들이 왜 자신들의 땅에서 캔 자원 가격을 마음대로 조정할 수 없는지 그 이유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산유국들이 유가를 높이면 이익이 커지지 않을까?

 

현재 전 세계 1위 산유국은 미국입니다. 셰일오일을 추출할 수 있는 기술이 나오면서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석유를 생산할 수 있었던 것이죠. 그 뒤를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등이 잇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을 비롯해 중동 산유국들도 마음대로 유가를 올릴 수는 없습니다.

 

유가를 올리면 산유국들의 수익성이 높아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자국의 물가도 높아집니다. 우리의 일상은  플라스틱, 비닐을 비롯해 다양한 섬유제품들로 가득합니다. 그런데 이 모든 제품의 원료가 석유에서 추출된 것입니다. 그래서 산유국들이 유가를 올리면 결국 자신들이 사용해야 할 제품 가격까지 같이 올려버리게 됩니다.

 

중동 산유국 대부분은 그동안 원유를 팔아 나라살림을 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런데 원유의존도가 절대적이었던 탓에 다른 산업이 발전을 하지 못했죠. 그래서 대부분의 산유국들은 공산품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역설을 *자원의 저주라고 합니다.

*자원의 저주: 천연자원(화석 연료와 특정 광물 등)이 풍부한 국가가 자원이 부족한 국가들보다 낮은 수준의 경제 성장과 발전 보이는 역설

 

유가를 높이면 산유국들은 또 다른 문제에 봉착하게 됩니다. 그 문제란 그동안 벌어들인 달러를 다시 국외로 내보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원유가를 올렸는데 제품을 사려고 보니 제품 가격이 높아진 것입니다. 대금은 대개 달러로 지불됩니다. 결국 유가를 올려 벌어들인 달러가 해외로 다시 빠져나가는 겁니다. 이런 이유로 산유국들은 마음대로 유가를 높이지 못하는 겁니다.

 

 

산유국들이 유가를 낮추면 어떻게 될까?

 

산유국들이 유가를 낮추면 물가가 전반적으로 하향안정화 됩니다. 하지만 수익성은 떨어지게 되겠죠. 수익성이 떨어지면 나라 살림살이가 어려워집니다. 산유국들은 대부분의 재정수입을 원유 판매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국제 유가가 폭락하면 산유국 경제주체들(가계, 기업, 정부)이 가난해집니다.. 불황을 겪게 됩니다.

 

이에 더해 산유국들이 유가하락으로 수익이 줄면, 해외 물품 수입량을 줄이게 됩니다. 그런데 공산품 수입을 줄이면 우리나라와 같은 수출중심 국가들이 타격을 입기 쉽습니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중동 산유국들은 원유 생산을 제외한 나머지 산업이 발달하지 못했기 때문에 자급자족이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원유를 제외한 나머지 제품들은 우리나라를 비롯해 제조업이 발달한 나라에 의존했던 것이죠. 이런 이유로 산유국들이 유가를 낮추는 것도 쉽지 않은 일입니다.

 

 

산유국들이 원유가를 마음대로 조정할 수 없는 이유

 

산유국들이 원하는 이상적인 유가 움직임

 

산유국들이 가장 선호하는 유가의 움직임은 급등락을 피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것입니다. 산유국들의 입장에서는 유가가 급하게 올라도, 급하게 내려도 나라경제에 문제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이상적인 현상은 유가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면서 장기에 걸쳐 완만히 하락하는 것입니다.

 

유가가 장기에 걸쳐 완만히 하락하면 수입 비용이 절감되면서 자국 경제에 득이 됩니다. 유가가 완만히 하락하면 소비자 물가와 생산자 물가가 따라 내립니다. 그러면 가계와 기업의 소비 심리가 개선되고 이로 인해 기업의 수익성이 높아집니다. 소비, 생산, 투자가 확대되면서 경제가 성장하게 되는 것이죠. 마치 중앙은행이 금리를 조절하는 것과 비슷한 모습입니다.

 

 

산유국들의 새로운 움직임

전 사우디 석유장관인 자키 야마니는 이런 말을 남긴 적이 있습니다.

 

석기시대는 돌이 부족해서 끝난 것이 아니다.

석유시대는 석유가 고갈되기 전에 끝날 것이다.

 

 

야마니의 말 때문이었을까요?

 

그동안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해 여러 중동 산유국들은 유가의 급등락을 막기 위해 단합을 하고, 생산량을 조절하기도 했지만 이와 동시에 석유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쏟아왔습니다.

 

먼저 중동국가들은 새로운 에너지 산업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산유국들은 더 이상 석유에 의존해서는 국가의 미래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예로 사우디아라비아 빈살만 왕세자의 네옴시티 계획을 들 수 있습니다. 석유시대의 종말이 다가올지도 모른다는 위기의식 속에서 탄생한 계획이었던 것이죠.

 

여기에 새로운 수입창출을 위한 노력도 이어가고 있습니다. 카타르 아시안 게임 개최라든지 태양광 에너지 산업의 확충, 교육 시설 확충 등은 중동 지역의 국가들이 더 이상 원유에 의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국제유가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확인하고 싶다면 아래 링크를 통해 확인해 주세요

2024.04.16 - [경제/생활경제] - 국제 유가에 영향을 미치는 대표적 요인

 

국제 유가에 영향을 미치는 대표적 요인

국제 유가에 영향을 미치는 대표적 요인 최근 국제 유가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습니다. 2024년 4월 15일 기준 3대 원유 WTI(서부텍사스유), 두바이유, 브렌트유 모두 베럴 당 85$를 넘어섰습니다. 일

the-gongam1313.tistory.com

 

 

정리하는 글

 

오늘은 산유국들이 원유가를 마음대로 조정할 수 없는 이유와 함께 그들이 추구하는 유가정책과 새로운 산업을 도모하는 그들의 움직임도 살펴봤습니다.

 

최근 중동지역의 긴장감이 높아지면서 유가가 상승하고 있습니다. 이번 글은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산유국들의 움직임을 살펴보고, 이를 바탕으로 국제정세를 읽는데 도움을 드리고자 하는 목적에서 작성되었습니다.

 

저는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힘은 지속적인 관심과 큰 흐름을 읽는 능력에 달려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오늘은 이렇게 글을 마무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참고문헌: 경제기사 300문 300 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