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을 움직이는 거대한 힘, '그림자 금융’
2008년 미국 발 금융위기 이후 세계 금융시스템의 건전성은 크게 개선된 것으로 보입니다. 금융당국의 각종 규제가 만들어지고 스트레스테스트가 진행되면서 금융회사의 자본 비율증가, 충당금 요건 강화 등이 이루어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빛이 강렬하면 어둠은 짙게 드리우는 법입니다. 금융시장에서 밝은 미래를 위한 제도개선이 시행되자 그림자 금융(Shadow Financing)도 함께 발달했습니다. 대한민국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문제, 중국의 부동산 거품문제 그리고 지난 8월 초 금융시장이 발작을 일으켰던 엔 캐리 트레이드(YCT, Yen carry trade) 역시 그림자금융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그림자 금융의 개념과 함께 장단점을 살펴보고, 이와 관련된 금융용어 하나를 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금융시장을 움직이는 거대한 힘, '그림자 금융’ 글 구성>
· 그림자 금융(Shadow Financing) 이해하기
· 그림자 금융(Shadow Financing) 장·단점
· 최근 미국 정계에서 등장한 용어, ‘그림자 연준 의장’
· 정리하는 글
· 그림자 금융(Shadow Financing) 이해하기
세계 금융시장의 리스크를 경고하는 기사에 유독 자주 등장하는 용어가 있습니다. 바로 ‘그림자 금융(Shadow Financing)’입니다. 그림자 금융은 은행과 비슷한 기능을 수행하지만 은행과 달리 규제를 받지 않은 ‘금융회사’와 ‘금융상품’을 뜻합니다.
일반적으로 그림자 금융은 ‘비(非) 은행금융회사’를 뜻합니다. 단어를 보면 왠지 어둡고 칙칙한 느낌을 주죠? 맞습니다. 이들 기관은 관리당국의 관리를 받지 않기 때문에 자금 운용방식이 투명하지 않고 예금자 보호를 위한 원금보장 의무도 없습니다. 일반적인 금융회사에 비해 제약이 적기 때문에 이들에게 돈을 맡기거나 빌려 쓸 땐 높은 리스크가 따릅니다.
그림자 금융은 비(非) 은행금융회사를 뜻하지만 경우에 따라 이들이 취급하는 ‘금융상품’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이들이 주로 다루는 상품은 머니마켓펀드(MMF), 환매조건부채권(RP), 채권형 펀드, 혼합형 펀드, 자산유동화증권(ABS),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등이 있습니다.
그림자 금융은 일반 시중은행과 비교해 자금중개경로가 복잡한 편입니다. 예를 들어 시중은행의 경우에는 예금자와 대출자를 연결하는 단순한 구조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죠. 반면 그림자 금융은 소비자가 MMF와 같은 금융상품에 투자하면 그림자 금융은 이 돈을 자산운용사로 넘기고, 자산운용사는 이를 CD(양도성예금증서)나 CP(기업어음)와 같은 단기투자 상품에 투자합니다. 이 외에도 다양한 방법으로 자금을 운용하는데 이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습니다.
그림자 금융(Shadow Financing) 장·단점
일반적으로 그림자 금융에 대한 대중의 인식은 좋지 못합니다. 하지만 그림자 금융이 꼭 부정적인 기능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대표적으로 그림자 금융은 높은 리스크를 지는 만큼 시중은행이 제공하지 못하는 높은 수익률을 제공합니다. 이를 통해 다양한 시중자금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죠. 게다가 동종업체들끼리의 경쟁도 치열해 시간이 지날수록 소비자의 편익이 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에게 적용되는 규제가 거의 없기 때문에 종종 ‘부실의 뇌관’으로 지목되기도 합니다.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을 추구하는 그림자 금융은 종종 감당하기 어려운 차입을 동원하거나 손실 볼 가능성이 높은 파생상품에 투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더구나 이들은 자신들의 손익에 대해서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습니다.
2008년 미국 발 금융위기의 주범으로 지목된 것도 그림자 금융입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과정에서 이들은 과도한 차입과 레버리지 투자를 강행했고, 결국 은행시스템과의 직간접적 연계를 통해 시스템 리스크를 촉발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위기가 미국의 금융시장에 주기적으로 찾아왔었죠.
그림자 금융은 우리나라에서도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여전히 금융시장이 시중은행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고, 그 수도 해외보다는 적은 편이지만 성장세는 무척 빠릅니다. 이에 대한 내용은 아래 링크를 통해 관련 뉴스기사를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 https://weekly.hankooki.com/news/articleView.html?idxno=7098751
이들이 미치는 영향력은 금융시장 전반을 흔들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합니다. 오히려 일반 시중은행(미국 상업은행) 보다 더 큰 영향력을 미치곤 하죠. 그런데 이 ‘그림자’라는 단어가 근래에는 엉뚱한 사람에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것도 현 미국 연준 의장인 제롬 파월을 대상으로 말이죠.
최근 미국 정계에서 등장한 용어, ‘그림자 연준 의장’
2024년 11월 도널드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했습니다. 그 이후 자산시장에서는 다양한 변화가 나타났죠. 달러강세에 미증시가 사상 최고점을 찍고, 비트코인 가격은 연일 신고점을 찍었습니다. 이런 현상이 나타난 이유는 도널드 트럼프의 경기 부양책 수혜 종목에 투자하는 ‘트럼프트레이드’가 활성화됐기 때문입니다. 전 세계자산시장이 그동안의 트럼프의 언행에 주목하면서 벌어진 현상이었던 겁니다. 그런데 트럼프가 선거유세를 하면서 눈엣 가시처럼 여기던 인물이 있었죠. 바로 미국 연준 제롬파월 의장입니다.
트럼프는 바이든 정부 때 시행했던 연준(FED)의 '빅 컷'이 정치적 행위라고 주장하며 자신이 대통령으로 취임하면 파월 의장을 해임한다고 말해왔었죠. 하지만 과거에 자신이 임명한 사람을 해임하려면 법적 절차가 까다롭고 복잡하기 때문에 이 일은 무산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실제로 파월의 의장으로서의 임기는 2026년 5월까지이며, 연준 이사로서의 임기는 2028년까지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제롬 파월의장의 힘을 빼고 사실상 그를 레임덕으로 몰아넣고자 하는 구상이 바로 ‘그림자 연준 의장’입니다. 파월이 임기를 마치기 전 미리 차기 연준 의장을 점찍어두면 결국 시장은 차기 의장의 언행을 신경 쓸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나온 생각인 것이죠. 결국 그림자 금융이 커지면서 기존 시중(상업) 은행보다 더 큰 힘을 발휘하고 있는 것처럼, 현재 미국에서는 ‘그림자 연준 의장’을 뽑아 재임 중인 파월의장보다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도록 상황을 연출하고 있는 것입니다.
정리하는 글
오늘은 ‘금융시장을 움직이는 거대한 힘, '그림자 금융’이란 제목으로 그림자 금융이 무엇인지 살펴보면서, 금융시장에서의 이들의 역할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그러면서 최근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용어 ‘그림자 연준 의장’이 어떻게 나오게 되었는지도 알아봤죠.
2008년 미국 발 금융위기 이후 시장을 보호하려는 다양한 정책이 나오자, 오히려 반대편에서는 이를 이용하려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세계 곳곳에서 그림자 금융이 정부규제를 받는 금융회사보다 시장에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죠. 심지어 이런 현상은 금융시장을 넘어 미 정치권에서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조차 ‘뉴 노멀’로 받아들여야 할까요? 갑자기 또 생각이 많아지네요.
그럼 오늘은 이렇게 글을 정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함께 읽어보면 도움이 될만한 글을 링크합니다.
2024.06.14 - [경제/생활경제] - 단기금융상품 MMF 알아보기
2024.06.11 - [경제/생활경제] - 어음, 기업어음(CP), 회사채, ABCP 알아보기
2024.11.17 - [경제/생활경제] - ABS(자산유동화증권)와 함께 알아보는 MBS, CBO, CLO
2024.05.01 - [경제/생활경제] - 2008년 금융위기의 주범? 블라이드 마스터스
2024.05.03 - [경제/생활경제] - 단기금융상품 RP와 역RP 이해하기. (외화RP와 달러RP는?)
'경제 > 생활경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원자재 투자와 주식투자의 차이점 (6) | 2024.11.24 |
---|---|
농산물 투자에 대한 새로운 인식변화 (1) | 2024.11.23 |
투자 시 사업보고서의 감사의견을 꼭 참고해야 하는 이유 (1) | 2024.11.21 |
금융회사들의 자본조달처, ‘코코본드’ 알아보기 (13) | 2024.11.20 |
후순위채와 영구채(신종자본증권) 알아보기 (1) | 2024.11.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