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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생활경제

2008년 금융위기의 주범? 블라이드 마스터스

by 순수한 땡글 2024. 5. 4.

2008년 금융위기의 주범? 블라이드 마스터스

 

 

이전 포스팅에서 2008년 미국 발 금융위기를 촉발한 파생금융상품 부채담보부증권(CDO)과 신용부도스와프(CDS)를 다뤘습니다. 동시에 CDSCDO의 위험을 커버할 수 있는 보험 성격의 파생금융상품이라고 설명을 드렸는데요.

 

그래서 오늘은 금융위기를 촉발시킨 CDS의 창시자이자 금융위기 주범은 누구인지, 또 왜 이 상품의 위험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었는지 그 이유를 설명드리겠습니다.

 

 

*이번 글은 파생금융상품(ABS, MBS, CDO, CDS) 이해가 필요합니다.

 이 상품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신 분은 아래 링크를 통해 확인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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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S 창시자이자 금융위기의 주범?

 

CDS 창시자이자 금융위기의 주범으로 알려져 있는 인물은 블라이드 마스터스라는 여성입니다. 이 여성은 JP모건 소속으로 파생금융상품 CDS를 개발한 인물입니다. 영국 켄트 출신으로 케임브리지 대학 경제학과에서 전액 장학생으로 졸업했으며, 1987JP모건의 인턴으로 근무하다가 1991년 정식으로 입사했습니다.

 

블라이드 마스터스는 지난 1997년 이머징마켓의 외환위기 당시 JP모건의 글로벌 상품부문을 맡고 있었고, 이 자리에서 CDS를 개발해 전 세계 파생상품시장에 돌풍을 일으켰습니다. CDS는 투자 목적으로 매매가 가능했고 거래소가 아닌 장외에서 주로 거래되었습니다.

 

CDS를 개발한 마스터스는 월스트리트에서 일약 스타로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2008년 서브프라임 사태를 증폭시켰던 부채담보부증권(CDO) 역시 블라이드 마스터스의 머리에서 나온 상품이라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이 여성은 당시 ‘20세기 최고의 금융상품을 낳은 어머니라고도 불렸습니다. 미 연준 의장이었던 앨런 그린스펀조차 그녀가 개발한 상품을 극찬했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보험성격의 파생상품, 리스크가 높아질수록 상승하는 CDS 프리미엄

 

CDS는 금융사와 보험사 사이의 계약입니다. 이 상품은 금융회사 채권이 부도났을 때 보험사가 원리금을 대신 갚아줄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이는 채권을 보유한 사람이 채무 불이행에 대비해 보험에 가입하는 것과 유사합니다.

 

이 상품의 특징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먼저 제 3자에게 매각할 수 있다는 점. 둘째 투자 자산의 부도위험이 높아질수록 CDS 프리미엄(보험료) 역시 함께 올라간다는 점. 마지막으로 보험사가 투자 상품을 제 3자에게 팔아넘기면서 자신들에게 쏠린 위험을 타인에게 전가할 수 있었다는 점. 이것이 CDS의 독특한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규제로부터 자유로웠던 CDS, 비이성적인 시장

 

금융시장의 리스크가 상승하자 파생상품 규모 또한 덩달아 커졌습니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자 미국 의회에서 파생상품에 대한 규제 의견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앨런 그린스펀 연준 의장을 비롯해 재무장관, 증권거래소 위원장, 이 유대인 3인방이 파생상품 규제 도입을 강력히 반대했습니다. 그들은 의회의 결정으로 파생상품을 규제하면 금융시장이 크게 위축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결국 규제로부터 자유로워진 CDS의 거래는 끝없이 늘어났습니다. 국제결제은행 BIS에 따르면 파생상품 규모는 1990년에 34500억 달러 수준이었지만, 2008년에 이르자 684조로 껑충 뛰었다고 합니다. 파생금융상품 시장은 그야말로 비이성적으로 과열되었던 것입니다.

 

 

MBS를 남발한 페니메이와 프레디맥

 

CDOCDS의 위험을 키웠던 또 다른 원인은 MBS의 급증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당시 공적업무를 수행하던 페니메이와 프레디맥이라는 기관은 도덕적 해이에 빠져있었습니다. 당시 두 업체는 MBS(주택저당증권) 발행했었는데, 이 기관이 발행한 MBS 총량은 미국 전체 주택담보시장의 절반에 가까운 수준이었습니다. 즉 위기를 고조시켰던 곳이 바로 공적업무를 수행하던 두 기관이었던 것입니다.

 

MBS의 증가는 CDO와 CDS의 증가로 이어졌고, 위기가 고조되다 금융위기가 터지자 페니메이와 프레디맥은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금융시장의 신용경색과 부채상환의 지연으로 제일 먼저 파산신청을 하게 된 것이죠. 금융위기로부터 벗어날 즈음 미국은 결국 이 두 기관을 국유화했습니다.

 

 

JP모건 블라이드 마스터스

 

 

리스크가 높은 시장을 만난 금융상품을 낳은 어머니그 이후의 행보는?

 

블라이드 마스터스가 금융계에서 일약 스타로 떠오른 이유는 그녀의 획기적인 아이디어에서 찾을 수 있지만, 그녀가 개발한 상품이 금융시장의 주목받을 수밖에 없는 환경에서도 그 이유를 찾을 수 있습니다.

 

당시 미국에서는 저금리 기조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즉 서브프라임 모기지 대출이 활성화되었고, 소비중심의 미국경제는 이러한 주택 상승효과를 얻기 위해 너나 할 것 없이 모두 주택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심지어 자기 집 개 이름으로도 대출을 받을 수 있었다고 하니, 당시 시장이 얼마나 비이상적으로 과열되어 있었는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시장이 과열된 시기에는 위기설이 돌게 마련입니다. 그런데 이런 위기를 순식간에 잠재웠던 상품이 바로 CDO와 CDS였던 것입니다. 위험한 파생금융상품이었지만 위험하지 않은 상품으로 둔갑시킨 금융상품의 어머니는 그 공로를 인정받아 월스트리트의 영웅으로 추대받았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순식간에 세계 경제를 바닥으로 밀어 넣은 주범으로 지목되었던 것이죠.

 

2014JP 모건은 에너지 부정 트레이딩으로 제소되었고, 이 일로 원자재 상품 책임자로 있었던 블라이드 마스터스는 JP 모건을 떠났습니다. 물론 블라이드 마스터스가 이 일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었다고 공식 확인되었지만 관련부서의 책임자로서 부정사실을 알고도 묵인했던 일에 대해서는 책임을 면하기 어려웠습니다.

 

현재는 그녀가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는 알려져 있지 않지만, 그럼에도 한 때 미국 금융시장에 깊은 상처를 남겼던 그녀의 흔적은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정리하는 글

 

오늘은 2008년 금융위기의 주범? ‘블라이드 마스터스라는 제목으로 미국과 전 세계 경제를 위기로 몰아넣었던? 한 인물의 이야기와 당시의 상황을 다뤄봤습니다. 한 때는 영웅이었다가 순식간에 세기의 빌런으로 바뀐 이 여성의 일화는 영화로 만들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입니다.

 

블라이드 마스터스가 개발한 CDOCDS는 지금도 여전히 금융시장에서 매매되는 상품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의문이 듭니다. 그녀가 이 상품을 처음 개발했을 때 과연 금융위기와 같은 상황을 조금이라도 예측할 수 있었을까요?

 

아마도 그녀가 이 상품을 만들 당시에는 한 곳으로 쏠린 위험을 분산시키려는 목적이 더 컸을 겁니다. 적어도 상품을 만든 사람이라면 자신을 향한 칼에는 주의를 기울였을 테니까요. 이런 점에서 저는 2008년 당시의 금융위기의 본질은 한 개인이나 상품이 아닌 다수의 탐욕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글 제목에 금융위기의 주범?’이라고 ‘물음표를 끝에 달은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입니다. 세상은 냉혹하게도 다수의 잘못을 누군가의 탓으로 돌리곤 합니다. 그것이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쉽고 편한 방법이거든요. 그런데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도 정말 블라이드 마스터가 금융위기의 주범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판단은 여러분들의 몫으로 남겨두겠습니다.

 

 

 

오늘은 이렇게 글을 정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참고문헌 『홍익희의 유대인 경제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