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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생활경제

금융회사들의 자본조달처, ‘코코본드’ 알아보기

by 순수한 땡글 2024. 1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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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회사들의 자본조달처, ‘코코본드알아보기

 

 

최근 국내 금융지주사들이 코코본드 발행에 나서고 있다고 합니다. 코코본드는 지난 포스팅에서 다뤘던 신종자본증권과 후순위채와 같은 자본성 증권의 일종인데요. 자본성 증권은 일반채권이나 예금에 비해 높은 이자를 지급하지만, 만일의 사태가 발생하면 일반채권보다 높은 위험에 노출되는 상품입니다. 코코본드는 중위험 중수익 상품으로 주식보다는 리스크가 낮지만 예금보다는 리스크가 높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코코본드에 투자하기 전 알아야 할 사항은 무엇인지, 또 근래에 금융권이 코코본드 발행을 늘리는 이유는 무엇인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금융회사들의 자본조달처, ‘코코본드’ 알아보기’ 글 구성>

· 코코본드(조건부자본증권, contingent convertible bond)
· 금융회사들이 코코본드를 발행하는 이유
· 코코본드 발행이 지나치게 늘어나면 생길 수 있는 문제
· 정리하는 글

 

 

금융지주 BIS비율 증감 현황
이미지 출처_ 이투데이_ 금융지주 BIS비율 증감

 

 

 

코코본드(조건부자본증권, contingent convertible bond)

 

코코본드는 유사시 투자원금이 강제 전환되거나 상각 된다는 조건이 붙은 회사채입니다. 회사채는 기업이 발행하는 채권이죠. 채권은 정부나 기관()이 발행하는 일종의 차용증과 같습니다. 다만 차용증은 개인과 개인의 거래인 반면, 채권은 증권시장에서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유통되는 상품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채권 발행자는 채권에 명시한 대로 만기 시 약속한 원리금(원금과 이자)을 투자자에게 제공해야 합니다.

 

코코본드는 평상시에는 채권으로 취급됩니다. 하지만 이 채권에는 조건이 붙어 있습니다. 발행사에 특정한 사유가 발생했을 경우, 발행사는 투자자가 보유한 채권을 주식으로 강제 전환하거나 돈을 갚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 그것입니다. 여기에 언급된 특정한 사유란 발행기관의 자기자본비율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거나 공적자금이 투입되는 등의 부실화되는 상황을 뜻합니다.

 

코코본드가 채권을 주식으로 강제 전환하는 상품이라는 점에서 많은 분들이 전환사채(CB)와 혼동하는 경우도 있는데요. 전환사채와 코코본드에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전환사채는 투자자가 주식전환여부를 선택할 수 있지만, 코코본드는 발행자가 강제로 주식 전환을 실행할 수 있습니다. 즉 투자자가 매입한 채권을 주식으로 전환하는 데 있어서 투자자의 의지로 이루어지냐 아니면 발행사의 강제로 이루어지느냐에 따라 두 상품이 구분되는 것이죠.

 

 

금융회사들이 코코본드를 발행하는 이유

 

최근 금융회사들이 코코본드를 대량 발행하는 이유를 알기 위해선 먼저 상품특성을 이해해야 합니다. 먼저 코코본드로 조달한 자금은 은행의 회계장부에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잡힙니다. 사실 코코본드도 회사채의 일종이기 때문에 회계장부에 부채로 기록되어야 하는 것이 마땅합니다. 일반적으로 일반채권은 기업 회계장부에 부채로 기록되고 주식은 자본으로 기록되기 때문이죠. 그런데 코코본드는 채권으로 탄생했지만 유사시에는 주식으로 전환되기 때문에 회계장부에 자본으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이런 성격은 지난 포스팅에서 다뤘던 신종자본증권(영구채)과 유사합니다. 실제로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유사상품으로 인식되고 있고요. 이처럼 코코본드는 발행기관의 상황이나 조건에 따라 회사채가 주식으로 바뀔 수 있기 때문에 조건부자본증권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게다가 코코본드는 일반 채권과 신용등급에서도 차이를 보입니다. 통상적으로 일반채권은 최고 등급인 AAA, 후순위채는 AA+, 신종자본증권은 AA로 평가되곤 합니다. 상품의 신용등급이 높을수록 낮은 금리가 적용되고, 등급이 낮을수록 높은 금리가 적용됩니다.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은 여기서도 적용됩니다. 즉 신용등급이 높은(리스크가 낮은) 채권일수록 낮은 금리가 적용되고, 신용등급이 낮은(리스크가 높은) 채권일수록 높은 금리가 적용되는 것이죠.

 

이처럼 코코본드의 상품 특성을 살펴보면 금융회사에 유리하게 작용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게다가 금융회사는 코코본드로 조달한 자금이 자본으로 잡히기 때문에 재무건전성을 개선하는 효과도 얻을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금융회사가 갑작스러운 위기를 맞아 파산을 하더라도 원금을 갚을 필요도 없습니다. 영구채(신종자본증권)와 똑같이 만기가 없는 형태로 발행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고 보면 코코본드는 발행 기업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상품처럼 보입니다. 그럼에도 은행이 망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생각하는 투자자들이 많기 때문에 여전히 꾸준히 수요가 발생하곤 합니다.

 

 

코코본드 발행이 지나치게 늘어나면 생길 수 있는 문제

 

코코본드는 분명 투자자보다 금융회사에 유리한 상품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상품의 유·불리를 떠나서 이들 금융회사가 왜 현시점에 코코본드 발행을 늘리느냐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상품발행이 급증한다는 것은 크게 두 가지 이유 때문입니다. 수요가 급증했거나 혹은 금융회사에 변화가 생겼거나.

 

사실 최근 금융회사들이 코코본드 발행을 늘리는 이유는 후자 때문입니다. 금융당국이 부동산 PF부실을 문제 삼으며 자본 확충을 강화하라는 주문을 냈기 때문에 재무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발행을 늘렸던 겁니다. 게다가 금융회사의 핵심 자본적정성 지표의 하나인 BIS 비율이 떨어졌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현재 5대 금융지주들의 BIS비율은 금융당국의 권고치 13%를 상회하는 수준입니다. 하지만 국내 부동산 PF부실, 내수경기 침체, 미국 상업용 부동산 및 금융기관 부실 등 대내외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졌고, 이에 따라 금융당국이 금융고객들을 보호할 목적으로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금융회사들의 지나친 자본성 증권(코코본드, 신종자본증권) 발행은 새로운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지나친 자본 확충이 발행기업의 재무관리 부담을 늘릴 수 있기 때문이죠. 즉 돈을 끌어온 만큼 투자자에게 높은 이자비용을 지불해야 되기 때문에 지금과 같이 내수경기가 침체되어 있는 상태에서는 금융회사에겐 이자로 나가는 비용도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 것이죠.

 

 

정리하는 글

 

오늘은 금융회사들의 자본조달처, ‘코코본드’ 알아보기’라는 제목으로 신종자본증권과 함께 근래에 발행이 늘어나고 있는 코코본드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금융회사들이 코코본드를 대량으로 발행하고 있다는 것은 은행들에게 유리한 상품이라는 뜻이겠죠. 하지만 그만큼 아무리 리스크가 낮은 상품이라도 국내외 위기가 고조되고 경계심이 낮아지면 문제를 발생할 수 있습니다.

 

2008년 미국 발 금융위기 당시에도 가장 안전한 상품이라고 여겨졌던 MBS(주택저당증권)에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그것도 모두가 집값 상승에 환호하고 있을 때 말이죠. 그 결과 수많은 기업과 사람들이 파산하고 집을 잃게 되었습니다. 그러고 보면 큰 위기는 모두가 인식하지 못하고 있을 때 느닷없이 찾아오는 것 같습니다. 오늘 글에서 다룬 코코본드 역시 그런 리스크로부터 자유롭지는 못할 겁니다.

 

금융회사들의 안일한 태도가 큰 위기로 이어지지 않길 바라면서, 오늘은 이렇게 글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함께 읽어보면 도움이 될 만한 글을 링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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