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자산유동화증권)와 함께 알아보는 MBS, CBO, CLO
최근 금융회사들이 부실채권(NPL)을 기초로 하는 ABS 발행을 늘리고 있다고 합니다. 오래전 글에서 다뤘던 용어지만 ABS(Asset backed securities)는 증권발행자가 당장 현금화가 어려운 자산을 활용해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활용하는 상품인데요. 근래에 이런 상품들의 발행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대한민국 경제가 불안한 상태에 놓여 있다는 것을 뜻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ABS채권이 무엇인지 간략히 정리한 뒤 금융회사가 발행하는 NPL(부실채권)을 기초로 발행되는 ABS는 어떤 점에서 문제가 되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와 함께 MBS, CBO, CLO라는 상품에 대해서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ABS(자산유동화증권)와 함께 알아보는 MBS, CBO, CLO’ 글 구성>
· ABS(자산유동화증권, Asset backed securities) 개념 잡기
· 현재 금융권에서 발행하는 ABS 발행이 문제가 되는 이유
· 담보자산에 따라 다르게 불리는 ABS
· 정리하는 글
ABS(자산유동화증권, Asset backed securities) 개념 잡기
ABS는 각종 자산을 담보(기초)로 발행하는 증권입니다. 증권이니 당연히 증권회사에서 발행하는 상품이겠죠. 증권사(금융상품 발행사)는 기업이 의뢰한 담보물에 대해 가치평가를 한 뒤 이를 상품화해 시장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이 상품은 대개 자산도 많고 사업도 잘 되는데 당장 융통할 자금이 없는 기업이 자금을 조달할 때 발행되곤 합니다. (*자산이 증권화되는 과정은 이전에 작성했던 글을 참조해 주시기 바랍니다. 글 하단에 링크)
ABS(자산유동화증권)라는 상품을 파악하기 위해선 상품 이름을 그대로 풀어 읽어 보면 이해가 쉬운데요. 이를 풀어보면 ‘자산을 유동화한 증권’입니다. ‘자산을 유동화한다.’는 것은 기업의 자산을 돈으로 환산한다는 뜻이죠. 여기서 유동화될 수 있는 자산은 다양합니다. 기계설비, 대출채권, 외상매출금, 부동산 등 가치로 환산할 수 있는 자산이라면 모두 가능합니다. 그런데 여기에는 좀 독특한 자산이 있죠. 바로 대출채권입니다. 채무자들의 빚도 ABS로 만들 수 있는 것입니다.
현재 금융권에서 발행하는 ABS 발행이 문제가 되는 이유
경제뉴스를 자주 접하시는 분이라면 근래에 은행대출이 어렵다는 말은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은행대출이 어려워진 이유는 대출금이 제때 회수되지 않고 있기 때문인데요. 자영업자를 비롯해 여러 경제주체들이 경제여건이 악화하고 고금리가 장기화되자 원리금(원금과 이자)을 갚지 못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는 것입니다. 은행입장에서는 빌려준 돈을 돌려받지 못하는 일이 자꾸 발생하니 유동성 문제를 겪게 되었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ABS발행을 늘리고 있는 것이죠. 그래서 근래에 국내 기업들의 ABS 총발행량은 크게 줄어든 반면, 은행들의 NPL(부실채권) 기초 ABS 발행량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ABS는 기초자산(자산)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파생금융상품입니다. 이 상품은 상당히 안정적인 구조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증권사가 은행의 요청으로 NPL기초 금융상품을 설계한다면, 이 경우 대출 원리금에 몇 배수에 해당하는 상환액을 담보로 설정하곤 합니다. 다시 말해 채무자의 원리금 상환액이 평균 1억 원이라면 이에 5배~10배인 5억~10원 정도를 담보로 잡아 ABS를 설계하는 것이죠. 이렇게 상품을 설계하면 설령 채무자 중 일부가 원리금을 상환하지 못하더라도 나머지 채무자가 원리금을 상환하니 상품 자체가 부실화될 가능성이 적어지는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ABS가 안정적인 상품으로 평가를 받고는 있다지만 리스크가 전혀 없는 상품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문제를 크게 일으켰던 대표적인 예로 2008년 미국 발 금융위기를 들 수 있습니다.
실제로 2008년 미국 발 금융위기의 원인으로 가장 자주 언급되는 것이 바로 ABS입니다. ABS자체만으로는 큰 문제는 없었지만 금융회사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ABS로 수많은 파생금융상품을 만들었던 것이 문제가 되었던 것이죠. 많은 분들이 2008년 금융위기를 리먼브라더스 사태, 서브프라임모지기 사태라고도 부르는데, 바로 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상품이 금융위기의 시초가 되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미국 내에서도 상당한 규모를 자랑했던 은행인 리먼브라더스조차 해당상품을 판매하다가 파산했던 것이고요.
ABS 관련 파생금융상품이 금융위기로 이어졌던 근본적인 이유는 담보로 설정한 자산의 가치가 급격하게 무너졌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어떤 자산을 담보로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서 리스크의 크기가 달라진다는 것인데, 현재 국내 금융회사들처럼 NPL(부실채권)을 담보로 ABS를 발행하면, 나중에 경제상황이 지금보다 악화됐을 때 더 많은 대출 채무자들이 원리금을 상환하지 못할 경우 큰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한두 명의 채무자가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여러 채무자가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하면 문제가 커질 수 있다는 것이죠. 그러면 한국판 금융위기가 벌어질 수도 있습니다. 이런 연유로 제가 현재 금융권에서 NPL(부실채권)을 기초로 한 ABS 발행 증가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씀드린 겁니다.
담보자산에 따라 다르게 불리는 ABS
ABS는 담보자산에 따라 각각의 이름으로 불립니다. 예를 들어 금융위기의 원인이 되었던 주택저당채권이 담보가 되면 MBS(Mortgage backed securities)라 부르고, 기업이 발행하는 채권인 회사채가 담보가 되면 CBO(채권담보부증권, Collateralized Bond Obligation)이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언급했던 은행이나 금융회사들이 대출채권을 담보로 ABS를 발행하면 CLO(대출채권담보부증권, Collateralized Loan Obligation)이라고 부르죠. 종종 경제기사에서 사용되니 이번 기회를 통해 꼭 기억해 두세요.
정리하는 글
오늘은 ‘ABS(자산유동화증권)와 함께 알아보는 MBS, CBO, CLO’이란 제목으로 각 용어의 개념설명과 함께 현재 국내 금융회사들의 ABS 발행 증가가 왜 문제가 되는지 살펴봤습니다.
현재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 소식에 세계의 이목이 미국에 쏠려있는데요. 사실 대한민국 국민들에게는 트럼프의 정책보다 더 중요한 것은 국내 경제상황입니다. 물론 금융시장의 큰 변화에 주의를 기울이는 노력도 필요하겠지만, 지금은 외부가 아닌 내부문제에 더 많은 귀를 기울여야 하지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이야 말로 정책당국뿐 아니라 경제주체들의 국내경제에 깊은 관심을 갖고 주의를 기울여야 할 때입니다.
그럼 오늘은 이렇게 글을 정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함께 읽어보면 도움이 될만한 글을 링크합니다.
2024.04.25 - [경제/생활경제] - 자산을 담보로 발행되는 채권, ABS와 MBS
2024.04.30 - [경제/생활경제] - 주택저당증권 MBS의 사생아 CDO, CDS
2024.05.01 - [경제/생활경제] - 2008년 금융위기의 주범? 블라이드 마스터스
2024.07.15 - [경제/경제이슈] - 불황을 먹고사는 ‘NPL(Non Performing Lo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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