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과 통화량의 관계 이해하기
2024년 10월 10일 기준 이스라엘과 이란의 갈등으로 중동지역에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환율이 다시 1350원을 찍었습니다. 하지만 중동지역에서의 긴장감이 완화된다면 환율은 다시 정상 수준을 회복할 가능성이 높겠죠. 사실 환율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지정학적 리스크 외에도 정말 다양합니다. 경제 펀더멘탈, 수출입 동향, 통화량 증감, 금리 조정, 외국인자금 유출입, 국제 정세에 따른 물가등락 등 너무나 많습니다. 오늘은 이 중에서 ‘통화량’에 대한 내용을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먼저 통화량과 환율에 대한 개념을 설명드리고 이후부터는 환율과 통화량의 관계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환율과 통화량의 관계 이해하기 글 구성>
- 통화량(Money supply)이란?
- 환율(exchange rate)이란?
- 환율이 하락하면 통화량은 증가
- 환율이 상승하면 통화량은 감소
- 정리하는 글
통화량(Money supply)이란?
통화량은 일정 시점에 한 국가 경제 내에서 유통되고 있는 통화의 양을 말합니다. 금융기관 외에 민간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통화와 요구불예금의 합계를 뜻하죠. 여기서 현금통화는 우리가 사용하는 지폐나 동전을 말하고, 요구불예금은 언제 어디서든 고객이 요구하면 지급해야 하는 은행의 예금을 말합니다. 대표적으로 보통예금, 당좌예금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시중에 통화량이 증가하면 시중금리가 하락압력을 받고 자산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대로 통화량이 감소하면 시중금리가 상승압력을 받고 자산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환율(exchange rate)이란?
환율은 ‘두 국가의 돈 교환비율’을 말합니다. 보통 환율을 말할 땐 달러·원 환율을 의미합니다. 이는 미국과 한국의 돈 교환비율을 말하죠. 표시는 ‘1USD = 1350원’과 같이 표시합니다. (참고로 원·달러 환율은 잘못된 표기법입니다. 이는 하단의 링크를 통해 확인해 주시기 바랍니다.) 여기서 ‘기준’이 되는 통화는 ‘달러’이고, ‘비교 대상’이 되는 통화는 ‘원화’입니다.
따라서 환율이 올랐다는 것은 달러의 가격이 높아졌다는 뜻이고 달러가 강세라는 뜻입니다. 동시에 원화의 가격은 낮아지고 원화가 약세라는 뜻도 포함되어 있죠. 반대로 환율이 떨어졌다는 것은 달러의 가격이 낮아졌다는 뜻이고 달러가 약세라는 뜻입니다. 동시에 원화의 가격은 높아지고 원화가 강세라는 뜻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만약 원화가 강세를 보인다고 하더라도 달러가 더 큰 강세를 보인다면, 혹은 달러가 약세라고 하더라도 원화가 더 큰 약세를 보인다면 (달러·원) 환율은 상승하는 결과로 나타납니다. 반대로 원화가 약세를 보인다고 하더라도 달러가 더 큰 약세를 보인다면, 혹은 달러가 강세라고 하더라도 원화가 더 큰 강세를 보인다면 (달러·원) 환율은 하락하는 결과로 나타납니다. *헷갈릴 수 있으니 여러 번 읽고 잘 기억해 두시기 바랍니다.
그럼 이제부터 환율과 통화량의 관계를 살펴보겠습니다.
환율이 하락하면 통화량은 증가
수출이 잘되고 외국인 투자자금이 국내에 유입되면 달러의 총량이 늘어납니다. 달러의 총량이 늘어난다는 것은 달러·원 환율의 하락을 의미합니다. 국내 외환시장 입장에서 보면 달러의 공급은 늘고 원화의 공급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니까요. 기업과 해외 투자자들은 자신들의 외화를 원화를 바꿔 근로자에게 임금을 지불하거나 국내 자산시장에 투자합니다. 이 과정에서 은행은 외화를 원화로 바꿔줍니다. 환전과정에서 은행에는 외화가 늘어나고 원화는 부족해집니다. 그럼 은행은 이 외화를 외환시장에 내다 팝니다. 결국 외환시장 전체에 외화공급은 늘고 원화는 부족해지는 것이죠. 이때 외환당국은 환율 방어를 위해 달러를 사들이고 원화를 시장에 풉니다. 하지만 원화의 지나친 공급은 인플레이션을 발생시킬 우려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외환시장이 원화를 풀게 됨에 따라 원화의 총량은 늘어나게 되는 것이죠. 이처럼 환율이 하락(외화의 유입)하면 국내 통화량이 늘어납니다. 그러면서 주식, 채권, 부동산과 같은 자산으로 흘러가 자산 가격을 끌어올립니다.
정리하겠습니다. 달러의 공급증가는 환율하락을 유발함과 동시에 원화의 환전으로 이어져 국내 통화량을 증가시킵니다. 이는 채권 수요를 높이고 채권 금리를 낮춰 시중금리 하락에 압력을 가합니다. 시중금리 하락은 수출기업들의 이익을 높이고 이는 다시 주식이나 부동산 가격의 상승으로 연결됩니다.
환율이 상승하면 통화량은 감소
수출이 부진하고 수입이 늘어나면 외국인 투자자금도 빠져나갑니다. 국내에 투자해봤자 먹을게 없기 때문이죠. 그럼 외화의 총량이 줄고 원화의 총량은 늘어납니다. 이는 환율의 상승을 의미합니다. 환율과 관련된 통화감소 요인에는 수입증가,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 외채 상환 등이 있습니다. 환율이 상승하면 수입기업들은 원화를 달러로 바꿔 물품을 구입하는데 많은 돈을 써야 합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 자산을 처분한 뒤 이를 달러로 바꿔 해외로 빠져나갑니다. 동시에 환율이 상승하는 시기에는 국내기업이나 투자자들의 외채 상환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외화 빚을 갚으려는 움직임이 강화됩니다. 이런 상황이 이어지면 외환당국은 환율방어를 위해 달러를 풀고 원화를 사들입니다. 하지만 외환보유고에는 한계가 존재합니다. 결국 외화와 원화가 모두 줄어드는 것이죠. 즉 환율상승(외화유출)이 국내 통화량 감소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이 시기에는 통화량이 줄고 기업들의 이익도 감소하기 때문에 자산 가격 역시 하락하기 쉽습니다.
정리하겠습니다. 달러 수요의 증가는 환율 상승을 유발합니다. 환율 상승은 원화를 달러로 바꾸려는 수요로 이어져 원화의 통화량을 감소시킵니다. 이는 채권에 대한 매력도를 떨어뜨려 채권 금리를 상승시킵니다. 높은 채권금리는 다시 시중금리에 상승압력을 넣어 주식, 채권, 부동산 가격의 하락을 부추깁니다.
정리하는 글
오늘은 ‘환율과 통화량의 관계’라는 제목으로 환율과 통화량이 반비례 관계에 있다는 사실을 말씀드렸습니다.
제가 환율변동이 어떻게 통화량에 영향을 미치는지 세세하게 설명드린 이유는 돈의 메커니즘을 설명드리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환율과 통화량은 반비례 관계에 있지만, 항상 이 원리가 현실경제에서 그대로 나타나는 것은 아닙니다. 그 이유는 현실경제에는 다양한 변수들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저는 정석을 숙지하고 있어야 이론과 전혀 다른 현상도 해석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세상엔 실전 없는 이론도 없지만, 이론 없는 실전도 없기 때문입니다.
그럼 오늘은 이렇게 글을 정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함께 읽으면 도움이 될만한 글을 링크합니다.
2024.04.01 - [경제/생활경제] - 환율, 완벽하게 이해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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