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들해지는 스톡옵션과 주인·대리인 문제
수능에서 종종 출제되는 경제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스톡옵션과 주인·대리인 문제인데요. 오늘날에도 주인·대리인 문제는 많은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고 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사용되고 있는 스톡옵션 역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최근 증시에 큰 이슈를 몰고 온 고려아연 사태도 주주(주인)가 경영자인 이사(대리인)를 견제하는 문제라는 점에서 비슷한 맥락으로 살펴볼 수 있는데요. 오늘은 스톡옵션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나타나는 이유와 함께 주인·대리인 문제를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스톡옵션'과 '주인·대리인 문제' 뜻을 먼저 살펴보고, 왜 이런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스톡옵션(Stock-option)
스톡옵션은 임직원들에게 자사의 주식을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를 주고, 앞으로 주가가 오르면 마음대로 처분해 차익을 볼 수 있도록 만든 제도입니다. ‘Stock’은 주식, 증권을 뜻하는 단어고, ‘Option’은 ‘선택권’을 의미하는 단어입니다. 기업이 직원들에게 스톡옵션을 부여했다는 것은 자사의 주식을 사고팔 수 있는 권리를 제공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옵션은 파생금융상품으로 미래에 일정자산을 정해진 가격과 날짜에 매매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합니다. 스톡옵션은 일반 옵션과 마찬가지로 행사 가격과 시점이 명기되어 있습니다. 통상 스톡옵션은 고용주가 근로자에게 혹은 주주가 경영자에게 제공하는데, 이런 이유로 ‘주식매수선택권’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리고 있습니다.
스톡옵션이 좋은 점은 근로자가 주식을 액면가보다 낮은 가격에 매입할 수 있다는 점이며, 열심히 일해 기업의 성과가 높아지면 판매를 통해 수익을 실현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스톡옵션은 기업근로자에게 제공하는 인센티브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반면 경영자의 입장에서는 스톡옵션을 제공함으로써 직원들이 월급만 받고 게을리 일하는 걸 막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이점에도 불구하고 스톡옵션은 ‘주인·대리인 문제’를 야기할 수 있습니다.
주인·대리인 문제
주인·대리인 문제란 주인이 대리인(근로자)을 고용해 어떤 일을 맡겼을 때, 고용계약 체결 후 야기되는 주인과 대리인 간 갈등 혹은 이해관계의 불일치를 뜻합니다. 여기서 주인은 주주를 뜻하고 대리인은 주주를 대신해 경영을 위임받은 사람(상황에 따라 전문경영인 혹은 근로자가 해당될 수 있습니다.)을 뜻합니다. 그런데 스톡옵션을 부여하면 대리인이 주인행사를 할 수 있습니다. 주인이자 대리인이 되는 것이죠.
주인·대리인 문제는 대리인이 본분을 잊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행동할 때 주로 발생합니다. 가령 스톡옵션을 부여받은 전문경영인 혹은 근로자는 온갖 수단을 동원해 주가를 띄운 뒤 퇴사를 하면서 거액의 보상을 받는 식입니다. 즉 도덕적 해이에 빠지게 되는 것이죠. 또한 공적자금을 받거나 경영난에 빠진 기업의 주주가 경영자에게 스톡옵션을 부여하면 이런 도덕적 해이를 부추길 수도 있습니다. 장기실적보다는 단기실적에 중요하게 여기게 되고, 실적 부풀리기나 공금 횡령 등의 부정부패까지 일삼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대리인은 주주의 이익은 뒷전으로 하고, 자신의 이익 챙기기에만 매몰되어 기업의 성장까지 퇴보시킬 수 있습니다. 실제로 주인·대리인 문제로 기업이 파산한 경우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지속 발생되는 주인·대리인 문제와 스톡옵션 논란의 근본적 이유
서두에서 잠시 언급한 ‘고려아연 사태’도 주인·대리인 문제의 일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왜 이런 문제가 자꾸 발생하는지 그 이유를 살펴봐야 합니다. 주주는 기업의 주인이고 대리인은 기업의 종사자인데, 종사자는 왜 동기부여를 위해 제공된 선택권을 악용하는 것일까요?
근본적인 문제는 바로 인간의 욕심에 있습니다. 기업이 준 권리를 자신의 이익을 위해 악용하니까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겁니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동기부여를 위해 제공한 스톡옵션이 오히려 제 살 깎아 먹는 꼴이 된 것입니다. 대리인들이 단 한 번의 대박을 꿈꾸며 물불 가리지 않고 단기성과에 매몰된 데에는 바로 이러한 인간의 욕심이 있었던 겁니다.
‘회사의 이익이 곧 나의 이익’이라는 생각이 잘 정립되어 있었다면 스톡옵션은 기업과 종사자 모두에게 좋은 제도가 됩니다. 하지만 인간의 욕심 때문에 ‘나의 이익이 회사의 이익’으로 바뀝니다. 자신의 이익이 먼저인 것이죠. 자신의 이익에 집착할수록 회사의 이익은 뒷전이 됩니다. 그래서 이처럼 그릇된 인식을 갖고 있는 대리인들은 일정시점까지 성과달성을 기다렸다가 정해진 가격과 날짜에 매매할 수 있는 권리를 발동해 막대한 차익을 챙기고 회사를 떠나곤 합니다. 회사와 업무에 충실할 수 있도록 스톡옵션을 제공했더니 오히려 회사에 해를 입히고 떠나는 것이죠. 더구나 이런 사람이 한두 사람이 아니라면 문제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식의 스톡옵션은 주인·대리인 문제의 해결책이 될 수 없습니다. 대리인들에게 필요한 것은 동기부여가 아닌 인식개선이 아닐까요?
정리하는 글
오늘은 ‘시들해지는 스톡옵션과 주인·대리인 문제’라는 제목으로 스톡옵션과 주인·대리인 문제의 뜻을 살펴보고, 이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되고 있는 근본적인 이유를 알아봤습니다.
사회·경제적 문제를 다루는 글을 작성할 때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성공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자질은 능력과 지식이 아니라 올바른 인식과 원칙에 따른 기준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리 똑똑하고 능력이 있는 사람(대리인)이라고 할지라도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조직까지 무너뜨린다면, 우리사회에 정말로 필요한 자질은 뛰어난 지식과 능력이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럼 오늘은 이렇게 글을 정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함께 읽어보면 도움이 될만한 글을 링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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