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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생활경제

채권 금리로 알아보는 경제상태

by 순수한 땡글 2024. 6. 6.

채권 금리로 알아보는 경제상태

 

 

경제 상태를 진단할 수 있는 수많은 지표들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채권 금리는 경제 상태를 요약해서 보여주는 유용한 도구입니다. 보통 채권 금리를 보면 시장의 자금 수급상태와 리스크를 확인할 수 있는데요. 오늘은 채권 금리로 어떻게 경제 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지 이 내용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한 나라의 경제 상태를 나타내는 국(고)채와 회사채 스프레드

 

경제에 위기가 감지되면 국(고)채와 회사채 혹은 국(고)채와 금융채 간의 금리 격차가 커집니다. 국채가 비교 기준이 된 이유는 국채는 정부가 발행한 만큼 채권 중에서도 가장 안정성이 높고, 한 나라를 대표하는 채권이기 때문입니다.

 

국채는 다른 채권에 비해 금리가 낮은 편입니다. 일반적인 경제상황에서 국채 금리는 기준금리와 크게 벗어나지 않는 수준에서 유지됩니다. 이에 반해 회사채나 금융채는 국채에 비해 금리가 높게 설정되어 있습니다.

 

시장이 불안하거나 경제 위기 징조가 보이면 국채와 회사채의 금리 혹은 국채와 금융채의 금리 간 격차가 벌어지곤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국채 금리도 오르긴 하지만, 회사채나 금융채 금리는 훨씬 더 큰 폭으로 오르곤 합니다

 

금융시장에 불안이나 리스크가 높아지면 국채 수요가 늘어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에 비해 회사채나 금융채는 수요가 적은 편입니다. 그래서 이런 시기에는 회사채나 금융채 금리가 높게 설정됩니다. 그래야만 채권을 판매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국채와 회사채 간 금리격차가 커지게 되는 것이죠.

 

채권들 사이에 발생된 금리 격차를 스프레드(Spread)’라고 합니다.국채와 회사채 간 스프레드를 보면 미리 위기를 감지할 수 있기 때문에 국채와 회사채 스프레드는 시장의 움직임을 모니터링하는 주체들에게 주요 관심대상입니다.

 

하지만 국채와 회사채 간 스프레드가 절대적인 지표는 아닙니다. 예외는 존재합니다. 2010년 당시 헝가리 정부는 극심한 재정 적자를 겪고 있었는데, 헝가리 정부가 발행한 국채는 높은 금리 수준을 유지했던 반면, 헝가리 기업들의 채권은 비교적 낮은 금리 수준을 보였습니다.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기업보다 재정적자로 힘겨워하는 국가가 더 위험하게 보였던 것입니다.

 

 

최근 5년 채권 스프레드(미국 하이일드채권과 미 국채 간 수익률 차이) 추이
이미지 출처: 한경글로벌 마켓_최근 5년 채권 스프레드(미국 하이일드채권과 미 국채 간 수익률 차이) 추이. /월스트리트저널(WSJ)·팩트셋

 

 

각국의 경제 상태를 반영하는 국채 스프레드

 

간혹 세계 각국의 국채 만기가 특정 시기에 집중될 때가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정부는 국채 만기가 돌아오는 시점에 새로 국채를 발행합니다. 새로 발행한 국채를 통해 마련한 자금으로 만기 채권에 대한 원리금을 지불하기 위한 것이죠.

 

그런데 각국이 모두 비슷한 시기에 국채 발행하면, 이 중에서는 인기 없는 국채가 나오기 마련입니다. 보통 건전성 위기나 재정 위기를 겪고 있는 나라들의 국채가 이에 해당합니다. 투자자들이 미국과 같은 경제 선진국에 비해 위기를 겪고 있는 나라들을 선호하지 않는 것이죠.

 

투자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한 국가는 자국의 국채를 팔기 위해 높은 채권금리(수익률)를 제시합니다. 그러면 인기가 많은 국가의 채권과 인기 없는 국가의 채권의 금리가 더 크게 벌어집니다.  특별한 위기가 없을 때에도 금리 차이가 있는데, 갑자기 특정 시기에 채권발행이 동시에 일어나게 되니 금리 차이가 더 벌어지는 것이죠. 

 

이처럼 특정 시기에도 나라 간 국채 스프레드가 크게 벌어질 수 있습니다. 투자자들은 미국 국채와 헝가리 국채의 스프레드 값이 벌어지는 모습을 보면서 미국 경제에 비해 헝가리의 경제가 위태롭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경기침체를 반영하는 장·단기 스프레드

 

채권도 금융상품입니다. 만기가 짧으면 금리가 낮고, 만기가 길면 금리가 높습니다. 만기가 짧을수록 리스크가 낮고 유동성이 높으니 금리가 낮게 형성되는 것이고, 만기가 길수록 리스크가 높고 유동성이 낮으니 높게 금리가 형성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원리에 따라 만기가 긴 채권과 짧은 채권 사이에는 늘 일정한 금리차가 존재합니다. 이와같은 장기 채권과 단기 채권 금리 차이를 ·단기 스프레드라고 합니다. 참고로 장기 채권과 단기 채권의 금리 차이를 확인할 때는 국채 10년물과 1년물 혹은 5년물과 1년물을 비교하곤 합니다.

 

그런데 장기 채권과 단기 채권의 금리가 역전되었다면,
이 상황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경제주체들은 장단기 금리차가 역전되었을 때 앞으로 경기가 악화될 것으로 판단합니다. 일반적으로 경기가 악화되면 자금을 구하려는 수요가 줄어듭니다. 이에 따라 시장 참여자들은 미래에 경기가 회복하지 못하고 금리가 더 낮아질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이러한 예상은 장기채권 수요로 이어집니다. 채권 금리가 낮아질수록 채권 가격은 올라가기 때문입니다.

 

반면 단기 채권은 금리 변화에 큰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만기가 상대적으로 짧으니까요. 그래서 앞으로 경기가 악화될 것으로 예상하는 투자자들은 단기 채권에 관심을 두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이 이어질수록 채권 발행업체는 자신들의 채권을 팔기 위해 채권금리를 올립니다.

 

이처럼 경기가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면, 장기채권 금리는 내려가고, 단기채권 금리는 올라가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면 장단기 금리차이(스프레드)가 줄어드는 것이죠. 심한 경우에는 장기채권 금리가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단기채권 금리보다 낮아지기도 합니다. 이를 장단기 금리 역전이라고 말합니다

 

 

*장단기 역전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원하시면 아래링크를 통해 확인해 주시기 바랍니다.

2024.03.22 - [경제/생활경제] - 장단기 금리 역전이 경기침체를 반영하는 이유

 

장단기 금리 역전이 경기침체를 반영하는 이유

장단기 금리 역전이 경기침체를 반영하는 이유 일반적으로 금융상품은 *만기가 길수록 이자가 높고, 만기가 짧을수록 이자가 낮습니다. 은행에 예금할 때 1년 미만(단기)의 예금과 1년 이상(장기

the-gongam1313.tistory.com

 

 

'경기 악화'가 아닌 ‘경제 위기상황에서는 채권 금리가 다르게 움직입니다. 경제 위기가 발생하면 돈을 떼일 위험이 높아집니다. 즉 신용경색, 자금경색이 일어나게 되는 것이죠. 그래서 투자자들은 장기로 돈을 묶어두려고 하지 않습니다. 현금으로 가지고 있는 것을 가장 안전하게 여깁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채권 수요가 감소해 단기 채권 금리는 조금 오르는 반면, 장기 채권 금리는 크게 오릅니다. 장단기 스프레드가 커지게 되는 것이죠.

 

그런데 문제는 위와같은 경제 위기 상황과 정상적인 경제 상황에서의 스프레드 값이 비슷하게 움직인다는 것입니다. 경제 위기 상황이나 정상적인 경제 상황에서는 장기 금리가 단기 금리보다 높게 형성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장단기 스프레드로 경기를 읽을 때에는 단순히 장·단기 스프레드 값만 보고 경제상황을 판단하면 안 됩니다. 스프레드 값뿐만 아니라 여러 매체를 통해 현재의 경제 상황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합니다..

 

 

정리하는 글

 

오늘은 채권 금리로 알아보는 경제상태라는 제목으로 채권의 금리차이 즉 스프레드 값을 통해 경제를 예측하고 읽어가는 방법을 살펴봤습니다.

 

현재 미국뿐 아니라 대한민국에서도 장단기 국채 금리 역전 현상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장단기 금리 역전은 경기침체를 반영한다는 여러 연구결과가 있고, 실제로도 장단기 역전 현상 1년 후 대부분 경기침체가 일어났습니다. 물론 장단기 역전이 반드시 경기침체를 반영하는 것은 아니지만 금융기관에서는 역마진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나타났을 경우 금융위기로 번질 가능성을 늘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그럼 오늘은 이렇게 글을 정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참고문헌: 요즘 금리 쉬운 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