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발행 조건에 따라 분류되는 채권
경기가 좋지 않다고 판단하는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채권 수요는 늘어납니다. 대부분 채권을 안전자산으로 여기고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채권은 안전자산이 아닙니다. 세계경제가 큰 위기에 처했을 때 채권투자자들 역시 큰 손실을 입었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예로 코로나19 사태를 들 수 있겠네요. 당시에는 달러를 제외하고 채권을 비롯한 대부분의 금융자산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했습니다.
그렇기에 채권은 안전자산이라고 부르기엔 적합하지 않습니다. 다만 채권의 본래 이름인 ‘고정금리부 채권’ 혹은 확정금리부 채권‘에서 알 수 있듯이, 채권은 금리가 낮아졌을 때 가격이 상승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경기 하강기에 다른 금융상품보다 채권을 선호하는 것입니다.
채권시장에는 다양한 참여자가 존재하기에 채권발행 조건도 다양합니다. 또한 채권의 종류와 발행 금액 규모는 주식시장을 압도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채권 하나하나를 떼어내어 보기보다 넓은 관점에서 채권이 어떻게 분류되고 있는지 살펴보려고 합니다. 채권은 아래의 표와 같이 크게 4가지 기준으로 분류됩니다.
첫 번째 기준, 만기
채권은 만기에 따라 단기채, 중기채, 장기채로 나뉩니다. 일반적으로 1년 미만의 채권을 단기채라고 부르고, 1~5년의 채권은 중기채라고 부르며, 5년 이상의 채권을 장기채라고 부릅니다.
채권은 기간에 따라 ’ 1년물‘, ’ 2년물‘, ’ 10년물‘등으로 불리는데, 여기서 ’ 물‘은 기간을 뜻합니다. 1년물은 1년 만기의 채권을 뜻하고, 2년물은 2년 만기의 채권을 뜻합니다. 참고로 국채 10년물이 시간이 경과해 만기까지 5년이 남았다면, 이 채권은 국채 5년물로 불립니다. 즉 만기를 기준으로 채권의 이름이 달라지는 것이죠.
채권시장에서는 일반적으로 3년물 5년물 채권을 중심채권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즉 어떤 기관이 발행한 채권을 살펴볼 때 3년물과 5년물 채권의 가격과 금리를 중점적으로 바라본다는 것이죠. 즉 다양한 기간과 조건으로 발행되는 채권인만큼 중심에 위치한 채권의 가격과 금리를 살펴보는 것입니다.
채권 시장에는 ’ 오버나이트 (over night)’채권도 있습니다. 오버나이트 채권은 만기가 하루에 불과한 채권입니다. 주로 금융회사들 갑자기 자금이 부족 현상을 겪을 때 발행하는 채권입니다. 특히 이런 오버나이트(채권)론은 현재 미국 단기금융시장에서 활성화되어 있습니다.
두 번째 기준, 상환순위
채권은 일반적으로 주식보다 선순위를 갖습니다. 즉 채권이나 주식을 발행한 기업이 파산하면, 파산 기업은 보유 자산을 팔아 채무자에게 상환해야 합니다. 이때 주식은 기업의 자본으로 인식되어 있는 반면, 채권은 부채로 인식되어 있기 때문에 채무상환 우선순위에서 채권이 선순위를 갖는 것입니다.
하지만 채권도 다 같은 채권이 아닙니다. 채권에도 우선순위가 있습니다. 선순위채와 후순위채가 그것입니다. 기업이 파산하면 기업은 선순위 채권을 산 사람들에게 먼저 원리금을 상환하며, 상환 후 남은 자산이 있는 경우 후순위 채권을 산 사람들에게 돈을 돌려줍니다. 하지만 후순위채 투자자들이 돈을 받는 경우는 매우 드뭅니다.
이처럼 후순위채는 선순위채보다 높은 리스크를 안고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가 적용되어 발행됩니다. 때론 채권발행자는 선순위채와 후순위채로만 채권을 발행하지 않고 여러 등급으로 나누기도 합니다. 대표적으로 ‘메자닌(mezzanine)이라는 상환 순위가 중간정도 되는 채권이 있습니다.
세 번째 기준, 발행지역
채권을 발행한 지역에 따라 국내 채권과 해외 채권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발행하는 국채가 있고, 미국에서 발행하는 국채가 있듯이, 발행 지역에 따라 채권이 나누어지는 것입니다.
때론 국내 기업이 미국에서 달러표시 채권을 발행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처럼 해외에서 외화 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채권은 해외 채권으로 분류됩니다. 참고로 이런 유형의 채권 가운데에 가장 발행량이 많은 채권은 유로 본드로 알려져 있습니다.
네 번째 기준, 담보설정 여부
발행자의 담보설정 여부에 따라 채권도 담보 채권과 신용 채권으로 나누어집니다. 담보 채권은 발행자가 파산했을 경우, 설정된 담보를 매각해 투자자들에게 원리금을 상환하는 채권입니다. 이 외의 채권은 모두 신용채권으로 분류됩니다.
신용채권은 오직 채권발행자의 신용으로 발행되는 채권입니다. 우리가 은행 대출을 받을 때도 담보 대출이냐 신용대출이냐를 구분하는 것처럼 채권도 이런 조건에 따라 발행되고 있습니다.
정리하는 글
오늘은 ’ 다양한 발행 조건에 따라 분류되는 채권‘이라는 제목으로 채권을 넓은 관점에서 분류해 살펴봤습니다. 금융시장에는 워낙 다양한 채권이 존재하기 때문에 개별적인 상품을 살피기보다는 먼저 큰 틀에서 분류해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야 각각의 채권이 어떤 특징이 있는지 이해할 수 있고, 채권 시장 또한 큰 틀에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채권의 움직임에 따라 정책 금리가 결정되고, 이에 따라 시장 참여자들이 투자방향을 잡을 수 있습니다. 그만큼 채권은 나라 경제뿐 아니라 금융시장 전체에 미치는 영향력이 막강합니다. 수많은 경제 전문가들이 여러 자산시장 중에서도 경제대국으로 불리는 미국의 국채 시장을 주목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입니다.
그럼 오늘은 이렇게 글을 정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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