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질서를 유린하는 '담합'과 정당성에 문제가 있는 '리니언시' 알아보기

시장 질서를 유린하는 '담합'과 정당성에 문제가 있는 '리니언시' 알아보기

 

 

최근 집값 단합신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는 보도가 잇달아 나오고 있습니다. 사실 단합행위는 시장 질서를 유린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경제에 많은 폐해를 안기는데요. 물론 자신이 갖고 있는 자산의 가치가 떨어지지 않길 바라는 마음은 누구나 같을 겁니다. 하지만 자신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다른 사람들에게 해를 끼친다면 이는 분명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반면 담합을 잡아내는 리니언시 역시 정당성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는데요. 오늘은 사회전반에 만연해 있는 담합과 리니언시의 뜻을 알아보고 이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답합을 형상화한 이미지

 

 

시장 질서를 유린하는 ‘담합(談合)’

 

담합은 ‘서로 의논하고 합의한다.’는 뜻의 단어입니다. 기업담합은 기업들끼리 짜고 가격, 생산량 등을 정해서 시장 경쟁을 저해하는 행위입니다. 아파트가격담합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입주민들끼리 미리 짜고 아파트를 일정가격 아래로 팔지 않는 행위죠. 결국 담합은 자유로운 경쟁을 회피할 목적으로 혹은 자신들의 이익을 극대화하거나 유지하려는 목적으로 이해당사자들이 가격이나 물량을 임의적으로 정해 경쟁을 제한하는 행위입니다.

 

공정거래법은 담합을 ‘부당공동행위’라는 이름으로 규정하고 이를 엄격히 제한하고 있습니다. 담합이 자유 시장경제 질서를 어지럽히고 있기 때문에 이를 법으로 규정하고 억제하는 것이죠. 담합은 소비자의 가격부담을 높여 시장경제의 ‘암’으로도 비유되고 있습니다.

 

석유가격을 임의적으로 올리는 국제카르텔도 담합의 일종입니다. 지금은 그 힘이 많이 빠졌다고는 하지만 과거에 OPEC을 비롯한 주요 산유국들은 석유공급을 제한해 전 세계 경제를 위태롭게 만들곤 했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석유는 우리 산업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에너지 자원이죠. 그런데 요즘은 OPEC 국가가 아닌 일반 기업들이 에너지가 비탄력적인 재화라는 점을 이용해 부당이익을 챙기는 일이 심심치 않게 적발되고 있습니다.

 

담합은 공급카르텔과 수요카르텔로 구분되기도 합니다. 공급카르텔은 석유가격을 임의적으로 조작하는 OPEC 산유국처럼 공급을 조정해 수요에 영향을 미치는 세력을 말하고, 수요카르텔은 수요자들이 자신들이 원하는 가격 이하로 물건 값이 떨어지도록 일정가격 이상으로 구매하지 않는 행위를 뜻합니다. 즉 수요를 조정해 공급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죠. 공급카르텔이나 수요카르텔 모두 시장 질서를 무너뜨린다는 점에서 동일합니다,

 

 

정당성에 문제가 있는 ‘리니언시(leniency)’

 

리니언시는 기업이 불공정한 담합 행위를 한 사실을 공거래위원회에 자진 신고하면 과징금을 면제하거나 감면하여 주는 제도를 말합니다. 이 제도는 1978년 미국이 가장 먼저 시행했는데, 이후 대한민국이 이를 본 따 1997년에 ‘자진신고 감면제도’라는 이름으로 국내에 도입했습니다. 가장 먼저 신고를 한 기업에게는 과징금 전액과 검찰 고발을 면제해 주고, 두 번째로 신고한 기업에게는 절반을 면제해 주고 있습니다. 리니언시는 미국, 일본, 유럽 등 40여 개 국가에서 활용되고 있으며, 미국에서는 이 제도로 부과된 담합 벌금이 90% 이상을 차지한다고 합니다. 이 제도의 목적은 신고자가 부당행위를 고발하면서 스스로의 죄를 뉘우치게 하고 시장 질서를 바로잡는 데 있습니다. 범죄억제에도 상당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죠. 하지만 제도의 목적과 다르게 악용하는 사례도 적지 않습니다.

 

최근 담합 자진신고 10건 중에서 7건 정도는 조사 중에 이뤄진 면피성 신고라는 지적이 있습니다. 조사과정에서 자신의 죄가 드러날까 봐 미리 자백을 해 죄를 면하는 것이죠. 또한 자신의 이익을 위해 담합 세력을 제거하고 시장을 독식하려는 목적으로 리니언시를 이용하는 사례도 적발되고 있습니다. 이런 모습들은 리니언시의 도입 목적과는 많이 벗어난 모습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담합과 리니언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근본적인 방안

 

지금까지의 사례를 보면 담합도 문제지만 리니언시 역시 문제입니다. 그렇다면 자유 시장을 저해하는 담합과 정당성에 문제가 자꾸 드러나는 리니언시 중에서 무엇이 더 큰 문제인 걸까요? 쉽게 답을 내리기가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이 두 가지 제도를 죄를 저지른 학생과 그 죄를 일러바친 학생으로 비유해 보면 어떨까요? 결국 둘 다 문제가 있다고 보는 것이 합당해 보일 것입니다.

 

죄를 저지른 행위는 규칙을 어긴 것이고, 자기의 이익을 위해 혹은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죄를 자백한 행위는 제도의 도입 목적에서 벗어났습니다. 죄의 크기를 정한다면 전자가 더 크다 할 수 있겠지만, 죄를 일러바친 것 역시 문제가 됩니다.

 

그렇다면 두 학생의 행동을 교정할 수 있는 강제성과 환경이 필요합니다. 다시 말해 이 둘에게는 법과 교육이 모두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교육을 통해 잘못된 것은 잘못되었다고 말해주고 올바른 행동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그럼에도 행동교정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법을 통해 강력하게 처벌해야 합니다. 강력한 법과 충분한 교육이 있다면 분명 국민들의 잘못된 인식과 행동을 바꿔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정리하는 글

 

오늘은 ‘시장 질서를 유린하는 '담합'과 정당성에 문제가 있는 '리니언시' 알아보기’라는 제목으로 담합과 리니언시의 뜻을 알아보고, 최근 이 두 가지가 왜 문제가 되고 있는지 살펴보면서 이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했습니다.

 

인식과 행동이 변하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렇기에 시간이 걸릴지라도 정부는 엄격하지만 자상한 어버이처럼 당근과 채찍을 통해 쉽게 이기적으로 변할 수 있는 국민들을 잘 타이르고 이끌어가야 할 것입니다.

 

그럼 오늘은 이렇게 글을 정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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