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급증이 한국경제에 큰 위협이 되는 이유
최근 모 유튜브 방송에서 한 경제전문가가 가계대출 증가가 한국경제에 아무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며 오히려 선진국들처럼 부채가 늘어나는 것을 반겨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습니다. 이 주장이 완전히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상당히 우려스러운 발언인 것만은 분명합니다. 근본적으로 부채가 늘어나는 것은 실질적인 이익보다는 손해로 돌아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유튜브 방송의 경제전문가의 부채가 늘어나는 것을 오히려 반겨야 한다는 주장에 반론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가계부채 급증이 한국경제에 큰 위협이 되는 이유’ 글 구성>
· 첫 번째 이유, 저조한 가처분소득
· 두 번째 이유, 대한민국은 비기축통화국
· 세 번째 이유, 문제는 부채 총량이 아닌 부채의 증가속도
· 네 번째 이유, 노동의 가치 저하
· 다섯 번째 이유, 위기 대응력 저하
· 정리하는 글
첫 번째 이유, 저조한 가처분소득
대한민국은 미국과 같은 선진국에 비해 가처분소득이 적습니다. 가처분소득이란 개인의 의사에 따라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소득으로, 소득에서 세금이나 보험료 등을 빼고 여유 있게 쓸 수 있는 돈을 말합니다. 가처분소득이 적다는 것은 소비여력이 없다는 뜻입니다. 개인들의 소비가 줄면 기업의 생산이 줄고 고용이 줄어듭니다. 현재 대한민국 내수경기는 침체되어 있죠? 가뜩이나 내수소비가 얼어있는데, 이런 상태에서 부채가 늘면 어떻게 될까요? 과연 부채를 늘린 사람이 이 돈을 소비나 투자에 사용할까요? 물론 그런 경우도 존재하겠지만 상당수의 사람들은 기존의 빚을 갚는 데 사용한다고 합니다. 새로운 부채로 기존 부채를 갚는 이른바 돌려막기를 하는 것이죠. 이런 경우엔 소비여력은 더욱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저조한 가처분소득이 부채 증가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국가 경제의 위축으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두 번째 이유, 대한민국은 비기축통화국
대한민국은 비기축통화국입니다. 기축통화는 국제외환시장에서 금융거래 또는 국제결재의 중심이 되는 통화를 뜻하죠. 대표적인 기축통화는 미국의 달러를 들 수 있습니다. 미국은 자국경제가 어려운 상황에 처하면 달러를 발행해 경제를 떠받칠 수 있는 힘이 있습니다. 동시에 무역결재 등에 사용하기 위해 달러를 필요로 하는 수많은 국가와 기업이 있습니다. 달러공급이 늘어도 수요가 뒷받침되고 있는 것이죠. 반면 대한민국 원화는 어떤가요? 원화는 대한민국 내에서만 사용되는 화폐입니다. 따라서 통화량이 늘면 인플레이션 압력을 받게 됩니다. 즉 물가가 오르는 것이죠. 물가가 오르면 소비심리가 위축되어 내수가 침체되기 쉽습니다.
세 번째 이유, 문제는 부채 총량이 아닌 부채의 증가속도
가계부채가 대한민국 경제에 위협이 되는 것은 사실 부채의 총량이 아닌 부채가 증가하는 속도에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경제전문가의 주장처럼 국가경제가 성장하면 경제주체들의 부채도 같이 늘어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경제가 성장하서면서 소득이 증가하고 물가 또한 높아지는 것이죠. 하지만 경제는 성장하지 않는데, 부채의 증가 속도만 늘면 실물경제와 금융경제 사이에 괴리가 발생합니다. 실물경제는 가라앉고 금융경제만 부풀려지는 것이죠. 부채가 급증해 실물경제와 금융경제의 괴리가 커질수록 외부의 작은 충격에도 경제전반이 크게 흔들릴 수 있습니다. 마치 2008년 미국 발 금융위기처럼 말이죠. 그나마 미국은 자국경제를 떠받칠 수 있는 발권력 있고, 발행된 달러를 받아줄 수요가 있었지만 대한민국에는 부채문제가 터졌을 때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네 번째 이유, 노동의 가치 저하
부채가 늘었다는 것은 노동의 가치가 저하되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를 설명하려면 다음 질문에 대한 답부터 찾아야 합니다. “경제주체(가계, 기업, 정부)는 빌린 돈(부채)으로 무엇을 할까요?” 대부분 미래를 위해 사용할 겁니다. 가계는 집을 사고, 기업은 설비를 늘리고, 정부는 인프라 확충하는데 돈을 쓰겠죠. 부채는 미래의 부를 현재로 끌어오는 것입니다. 경제주체들은 미래에서 끌어온 돈(부채)으로 더 큰 부를 창출하는데 사용합니다. 하지만 늘어난 통화량 때문에 통화의 유통속도가 높아집니다. 즉 자산시장에 과열이 나타나기 쉽습니다. 그러면 노동을 하지 않고도 부채를 통해 돈을 벌 수 있는 수단이 늘어납니다. 그러면 자연히 노동의 가치는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열심히 일해 돈을 벌기보다는 금융자산 거래를 통해 돈을 버는 것이 효율적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될수록 노동의 가치는 저하되고 실물경제와 금융경제는 괴리가 발생해 국가경제를 무너뜨리기 쉽습니다.
다섯 번째 이유, 위기 대응력 저하
부채가 많다는 것은 상대적으로 사용할 돈이 적다는 것을 뜻합니다. 수중에 돈이 많은데 또다시 돈을 빌릴 이유는 없습니다. 하지만 지금 당장 사용할 수 있는 돈이 없으면 내·외부에서 위기가 발생했을 때 대응력이 떨어집니다. 기업이 흑자를 내도 도산하는 경우를 흑자도산이라고 하죠. 개인도 마찬가지입니다. 당장 사용할 수 있는 돈이 많지 않으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 또한 줄어듭니다. 그러면 부채비중이 높은 사람부터 위기에 정면으로 노출될 수밖에 없습니다. 만약 이 위기가 지속된다면 대한민국 전체의 위기로 확산될 수 있습니다.
정리하는 글
오늘은 ‘가계부채 급증이 한국경제에 큰 위협이 되는 이유’라는 제목으로 부채가 늘어나는 것이 오히려 국가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한 경제학자의 주장을 반박해 봤습니다..
경제주체(가계, 기업, 정부)의 부채가 단기간에 늘었다는 것은 분명 비정상적인 현상입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자산시장에 변동성이 높아지면서 수많은 투자자들이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고, 생산, 소비, 고용이 위축되면서 국가경제 전반이 흔들릴 수 있습니다. 그러니 선진국 지표만 보고 대한민국이 가야 할 방향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상당히 위험한 발언이 될 수 있습니다. 사람마다 기초체력과 그날의 컨디션이 다르듯이 각국의 경제 체력과 상황도 모두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럼 오늘은 이렇게 글을 정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함께 읽어보면 도움이 될만한 글을 링크합니다.
2024.07.12 - [경제/생활경제] - 부채가 세계 경제위기로 확산되는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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