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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생활경제

1인당 GNI은 왜 국민의 구매력을 반영하지 못할까?

by 순수한 땡글 2024. 6. 9.

1인당 GNI은 왜 국민의 구매력을 반영하지 못할까?

 

 

1인당 GNI1인당 국민총소득입니다. 우리나라 국민이 한 해에 벌어들인 소득을 인구수로 나누어 평균한 값입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많은 돈을 번 국민이 구매력도 높아야 하는 것이 정상이겠죠. 하지만 국민 소득이 반드시 해당 국가 국민의 구매력을 반영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 이유는 뭘까요? 오늘은 이 내용을 담아보도록 하겠습니다.

 

 

GDPGNI의 순위가 다른 이유는?

 

노르웨이는 2022년 기준 1인당 GNI(국민총소득) 1위 국가입니다. 그리고 각국의 부를 측정하는 GDP 순위에서는 25위를 차지하고 있죠. 일반적으로 생각했을 때 생산물이 많을수록, 소득이 높아야 하는 것이 정상입니다. 하지만 데이터를 보면 이 생각은 잘못된 것으로 보이네요. 그렇다면 그 이유는 뭘까요?

 

GDPGNI순위에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는 집계방식이 서로 다르기 때문입니다. GDP는 한 나라의 국경 안에서 경제주체가 한 해 동안 새로 생산한 재화 전체를 화폐가치로 집계한 것입니다. 즉 한 나라의 국경 안에서 국민경제가 지닌 생산력과 성장을 가늠하는 지표인 것이죠.

 

반면 GNIGDP집계방식에 몇 가지를 더 추가합니다. 실질 GNI는 물가상승률을 뺀 실질 GDP에서 실질 국외순수취요소소득(자국민이 해외에서 1년 이상 거주하며 번 소득에서 외국인이 자국에서 1년 이상 거주하며 번 소득을 뺀 값)을 더하고 여기에 환율 등의 교역조건 변화에 따른 실질무역 손익을 더한 값으로 표현됩니다. 수식으로 나타내면 아래와 같습니다.

 

실질 GNI = 실질 GDP + 실질 국외순수취요소소득 + 교역조건 변화에 따른 실질 무역 손익

** 참고로 명목 GNI 계산은 실질 GNI 계산에서 ‘실질’을 ‘명목’으로 바꿔 적용하면 됩니다. 

'명목'이라는 말은 '물가상승률을 포함한 값'이고,
'실질'이라는 말은 '물가상승률을 뺀 값'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처럼 한 나라의 부를 측정하기 위해선 GDP가 표현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국민소득의 실질 구매력을 파악할 때는 실질 GNI를 사용합니다. 하지만 실질 GNI는 교역조건에 따른 실질무역 손익이 어떤 상태인가에 따라 GDP수치보다 작아지기도 하고 커지기도 합니다. 이러하니 GDPGNI의 순위가 다를 수밖에 없는 것이죠.

 

그렇다면 이런 교역조건을 변하게 하는 요인은 무엇이 있을까요? 대표적으로 원자재가격, 환율, 기술혁신 등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GNI가 그 나라 국민의 구매력을 나타내는 것은 아닙니다.

 

 

구매력 평가(PPP)로 본 한일
이미지 출처: 더 중앙_ 구매력 평가(PPP)

 

 

 

GNI와 구매력평가(PPP) 순위는 왜 다를까?

 

노르웨이는 2022년 기준 1인당 GNI(국민총소득)1, GDP(국내총생산)25, PPP(구매력 평가)7위입니다. 이러한 차이 또한 쉽게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소득이 1위이고, 생산이 25인데, 구매력은 또 어떻게 7위가 된 것일까요? 이 차이를 이해하기 위해선 먼저 GNI의 산출방식의 기준이 무엇이고, PPP(구매력평가)가 무엇인지를 살펴봐야 합니다.

 

1인당 GNI는 명목 GNI를 한 나라의 인구수로 나누어 3년간의 평균 시장 환율을 적용해 달러로 표시한 지표입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바로 ‘3년간의 평균 시장 환율입니다. 환율은 지속적으로 변화합니다. 그래서 환율의 변동에 따라 구매력도 변하는 것이죠.

 

이해를 돕기 위해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많은 분들이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텐데. 구매력평가에 가장 자주 언급되는 지수로 빅맥 지수’가 있습니다. 요즘엔 스타벅스 지수도 많이 활용되고 있더군요.

 

여하튼 빅맥지수로 설명을 이어가겠습니다. 가령 빅맥 하나에 미국에서는 1달러, 한국에서는 1,000원인데, 환율이 2,000원이라고 가정하겠습니다.

 

이 경우 시장 환율을 적용하면 국내에서는 1,000원으로 빅맥을 사 먹을 수 있지만, 달러로 바꾸면 0.5달러가 됩니다. 그러면 미국에서는 이 돈으로 빅맥을 사 먹을 수 없죠. 이 말은 시장 환율을 적용하면 원화의 구매력은 과소평가되고, 달러의 구매력은 과대평가되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환율은 늘 변화하기 때문에 구매력 또한 변하는 것이죠.

 

이처럼 시장 환율은 외환의 수급현황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각국 통화의 구매력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국가 간 소득 수준이나 경제규모를 비교할 때는 구매력평가(Purchasing power parity), ‘PPP환율을 적용해야 합니다.

 

‘PPP환율은 이론적인 환율입니다. 즉 두 국가의 통화를 고정시킨 값이죠. 예를 들어 미국에서 10달러에 살 수 있는 물건을 바스켓에 담고, 이를 원화로 산출합니다. 그래서 이 바스켓에 담긴 물건이 1만 원이라면, 10달러와 1만 원을 고정시킵니다. 이를 비율로 표현하면 1:1000이 되겠네요.

 

이처럼 구매력평가 환율은 말 그대로 통화의 구매력을 평가해 정한 환율입니다. 그리고 이런 방식(PPP환율)을 적용했을 때 노르웨이는 세계 7위의 구매력을 지니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는 것입니다.

 

 

정리하는 글

 

오늘은 ‘1인당 GNI은 왜 국민의 구매력을 반영하지 못할까?라는 제목으로 GDP, GNI지표가 국가의 경쟁력과 국민의 소득 수준을 평가할 수 있지만, 이것이 국민 개개인의 구매력을 표현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설명드렸습니다. 그러면서 그 이유로 이 지표들의 집계방식과 산출기준이 다르다고 말씀드렸죠.

 

위 용어들은 나라의 경쟁력과 국민의 생활수준을 표현할 때 자주 등장하는 단어들이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꼭 숙지하시길 바랍니다.

 

그럼 오늘은 이렇게 글을 정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