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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생활경제

경제 공부, 영상보다 글이 효과적인 이유

by 순수한 땡글 2024. 6. 12.

경제 공부, 영상보다 글이 효과적인 이유

 

 

우리는 자본주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자본주의가 사회시스템의 중심이기에 경제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이해하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습니다. 이런 사실을 많은 분들이 잘 알고 계시기 때문에 최근 적지 않은 나이에도 경제를 공부를 새로 시작하는 분들이 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저 또한 역시 경제를 전공한 사람은 아닙니다. 지금도 경제에 관심을 갖고 공부를 하는 사람일 뿐입니다. 다만 제가 경제공부를 하면서 느끼고 깨달았던 점 하나가 있는데, 이 사실을 경제공부를 시작하는 분들께 꼭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그것은 경제공부를 할 때 영상보다 글이 더 효과적이라는 사실입니다.

 

많은 분들이 유튜브 등의 영상을 통해 경제공부를 한다고 말씀하시는데, 사실 영상은 접하기는 쉽지만 효과는 생각했던 것보다 많이 떨어집니다. 이제부터 그 이유를 설명드리겠습니다.

 

 

경제 공부가 영상보다 글이 효과적인 이유
경제 공부가 영상보다 글이 효과적인 이유

 

 

첫 번째 이유, 영상은 생각할 시간을 주지 않는다.

 

영상은 시청자들에게 생각할 시간을 주지 않습니다. 일방적인 전달체계죠. 어떤 분들은 영상을 보면서도 충분히 생각할 수 있다고 말씀하시기도 합니다. 하지만 시청자가 영상에서 발견한 문제를 생각하는 동안 영상은 새로운 내용을 전달하기에 바쁩니다.

 

영상제작자가 한 주제로 설명하고 있는데, 잘못된 사실을 전달하고 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시청자는 자신이 알고 있는 사실과 다른 내용에 당황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게 뭐지? 뭐가 잘못된 거지?”라고 말하며 생각하죠. 그러는 동안 영상에서는 이미 다른 화면으로 넘어가 새로운 이야기를 전하고 있을 겁니다.

 

그런데 여기서 더 큰 문제는 시청자들이 새로운 내용을 접하면서 의심했던 부분조차 쉽게 잊는다는 점입니다. 의심 가는 내용을 비판하거나 논리를 따져볼 시간도 없다 보니 새로운 정보를 접하면서 꼭 확인해야 하는 내용까지 모두 잊어버리게 되는 것이죠.

 

생각할 시간조차 허락되지 않는 영상은 학습효과가 떨어집니다. 어떤 공부든 스스로 생각하고 정리할 시간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영상은 시청자에게 학습할 시간을 허락하지 않습니다.

 

 

두 번째 이유, 영상 시청자는 반복학습하지 않는다.

 

경제 지식을 얻기 위해 한 권의 책을 10번 넘게 읽었다는 사람은 자주 접할 수 있었어도, 한 권 분량의 경제 영상을 10번 넘게 봤다는 사람은 쉽게 접할 수 없었습니다. 저만 그런가요? 아니라면 그 이유는 뭘까요?

 

사람은 참 재미있는 동물입니다. 보고 들은 것을 정확하게 말할 수 없으면서도 이미 알고 있다고 말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이를 인지적 오류라고 합니다. 영상은 이런 인지적 오류를 유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래전 아주대 심리학과 김경일 교수는 이 사실을 실험을 통해 밝혀냈습니다. 학습자들을 상대로 어떤 설명을 한 뒤 그 내용을 제대로 알고 있는지 혹은 그렇지 못한 지를 물었습니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실험 평가자는 학습자가 알고 있는 내용을 자세히 말해달라고 했죠. 그 결과 어떻게 되었을까요? 배운 내용을 정확하게 말하는 학습자는 극히 소수였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이 소수가 공부를 정말 잘하는최상위 학생들이었다는 사실입니다.

 

공부를 잘하는 학생들은 자신이 알고 있는 사실과 애매하게 알고 있는 사실을 분명하게 구분했습니다. 이런 점에서 영상은 컨텐츠 소비자가 그 내용을 정말 알고 있다고 착각하게 만듭니다. 잠시 한 번 기억을 돌려보세요, 며칠 전 본 영상 내용을 얼마나 정확하게 말할 수 있는지를.

 

학습은 반복을 통해 향상됩니다. 이런 점에서 영상은 단발성 지식으로 끝나는 반면, 글은 언제든 반복 학습을 통해 기억에 저장할 수 있습니다.

 

 

세 번째 이유, 쉽게 들어온 정보는 쉽게 빠져나간다.

 

영상은 단지 틀어 놓기만 하면 됩니다. 반면 글은 눈을 뜨고 집중해서 일일이 책장을 넘기거나 화면을 뚫어지게 쳐다봐야 하죠. 때론 중요한 내용을 적거나 표시하기도 하고 글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 두뇌를 최대한 가동하기도 합니다. 영상 시청에 비해 에너지 소비가 엄청나게 큰 편이죠.

 

그런데요. 쉽게 들어온 정보는 휘발성이 강합니다. 누워서 눈을 감고 언제든 잠을 청할 수 있는 상태에서 접한 정보와 곧은 자세로 집중하며 글을 읽는 것은 우리의 기억에 전혀 다르게 저장됩니다. 우리의 뇌도 신체 에너지 소비량을 통해 알고 있는 것이죠. 이것이 중요한 정보인지 그렇지 않은 정보인지를요. 몸이 쏟는 에너지만큼 뇌에 저장되는 정보도 달리 축적되는 겁니다.

 

어제 아침 식사 메뉴는 기억이 나지 않아도, 10년 전 충격적인 기억이 생생한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입니다. 오랫동안 상처로 남은 기억, 당혹스러웠던 기억, 슬펐던 기억, 치욕스러웠던 순간들은 인간의 감정과 생각 그리고 오감이 모두 동원된 결과입니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눈앞에 닥친 일을 처리하기 위해 엄청난 에너지를 쏟아부은 것이죠. 이와 같은 사실에 미루어 본다면 쉽게 접한 정보가 쉽게 휘발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입니다.

 

 

네 번째 이유, 영상은 편집하거나 자신에 맞게 수정하기 어렵다.

 

영상은 편집하거나 자신에 맞게 고치기 어렵습니다. 반면 글은 어떤가요? 자신이 원하는 대로 언제 어디서든 재가공할 수 있습니다. 어려운 용어는 알기 쉽게 풀어 정리할 수 있고, 알고 있는 내용은 요약할 수도 있습니다. 심지어 글을 읽고 새로운 논리를 만들어낼 수도 있습니다. 상대방이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형태가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대로 수정하고 재가공할 수 있는 것이죠.

 

사실 이러한 형태의 학습방법은 학습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의 특징이기도 합니다. 어려운 설명, 어려운 용어, 어려운 표현은 자신이 이해할 수 있도록 재가공하는 것이죠. 그래서 학습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은 자신만의 방법으로 학습효과를 높입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이들 중 상당수가 글을 잘 쓴다는 것입니다. 새로운 지식을 바탕으로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담아 글로 표현하는 것이죠. 이 방법은 시간이 다소 소요된다는 문제점은 있으나 단기기억을 장기기억으로 전환하는데 굉장히 효과적입니다.

 

그래서 학자들이나 소위 전문가들이라는 사람들이 기존 지식에 자신의 생각과 감점을 담아 글로 표현하고 때론 책출간도 하는 것이죠. 참고로 글로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는 것은 어렴풋한 지식을 명확하게 만들 수 있을뿐 아니라 사고의 깊이와 넓이를 확장하는 데에도 매우 효과적입니다.

 

 

정리하는 글

 

오늘은 경제 공부, 영상보다 글이 효과적인 이유라는 제목으로 글이 왜 영상에 비해 학습효과가 높은지 그 이유를 담아봤습니다.

 

여전히 영상을 선호하는 분들에게는 저의 글이 잘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대해 저는 반박할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자신에게 맞는 학습방법을 택하면 되니까요. 다만 이 글은 저의 경험과 생각을 담겨있기 때문에 저와 비슷한 생각을 갖고 계신 분만 유용하게 받아들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다만 다독, 다작, 다상량이 학습효과를 극대화 시킨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결국 자기 에너지를 쏟아부어야만 타인의 지식을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오늘은 평소와 조금 다른 형태의 글을 작성해 봤는데요. 경제공부에 어려움을 겪고 계신 분들에게 혹은 자신의 학습법에 어려움을 겪고 계신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그럼 오늘은 이렇게 글을 정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