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의 맹주, 사우디아라비아의 '비전 2030'
중동의 맹주라고 불리는 나라가 있죠. 바로 수니파를 대표하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시아파를 대표하는 이란입니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는 미국의 우방국으로 분류되고 있고, 중동지역 내에서도 수니파의 맏형님으로 인식되어 왔습니다. 그런데 그런 사우디아라비아의 차기 왕위 계승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국가개혁을 위해 거대한 개혁의지를 보이면서 전 세계인들의 이목을 끌고 있죠. 몇 달 전에는 대한민국을 방문해 국내 재계 총수들이 한자리에 모여 큰 화제가 된 적이 있었습니다. 바쁘기로 유명한 재계 총수들이 같은 시간에 모일 수 있었던 동력은 바로 사우디아라비아의 ‘비전 2030’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사우디아라비아의 ‘비전 2030’이 무엇인지 알아보고, 현재의 사업현황을 살펴보면서 한계점이 있다면 무엇이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비전 2030’
‘비전 2030’은 2016년 4월 사우디아라비아의 차기 왕위 계승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발표한 국가개혁 프로젝트입니다. 많은 분들이 잘 알고 계시겠지만, 네옴시티 건설도 바로 이 ‘비전 2030’에 포함되어 있죠.
‘미스터 에브리씽(Mr. Everything)’이라 불리는 빈 살만 왕세자는 ‘비전 2030’을 발표하면서 '활기찬 사회', '번영하는 경제', '진취적인 국가'라는 3대 핵심 목표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전반을 대대적으로 개혁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습니다.
‘비전 2030’ 프로젝트의 목적과 계획
‘비전 2030’은 워낙 거대하고 포괄적인 국가 차원의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어떤 목적을 갖고 있는지 파악하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결국 핵심은 경제에 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앞으로 석유산업 의존도를 줄이고 민간 활력을 높여 새로운 경제성장 동력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그중에 네옴시티 건설도 포함되어 있는 것이고요.
빈 살만 왕세자는 자신의 계획대로 2030년에 네옴시티가 완공되면 연간 1000억 달러(약 1300조)의 경제효과를 낼 거라 주장합니다. 그러면서 이 사업에 5000억 달러(약 6500조)를 투입하겠다고 공표했죠. 덕분에 그는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면서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사람 중 한 명이 되었습니다. 또한 그는 이런 비전과 함께 추진력과 실행력을 선보이며 여성과 청년층으로부터 큰 지지를 얻고 있습니다.
‘비전 2030’ 프로젝트 현황
‘비전 2030’은 이미 진행되고 있다는 소식이 여기저기서 전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빈 살만 왕세자가 건설, 관광, 스포츠, 인권, 보건, 교육 등 워낙 폭넓은 분야의 개혁을 추진하다 보니 속도가 나오지 않고 있을 뿐 개혁은 이루어지고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사우디 고위 관계자 또한 이러한 사실을 인정하며 대부분의 사업이 2028~2029년 사이에 완료될 것이라며 강조하기도 했죠.
실제로 건설 분야에서는 네옴시티, 디리야게이트, 더 라인, 킹 살만 파크, 태양광 설비건설 등 상당 부분이 착공에 들어갔고, 관광분야에서는 엔터테인먼트 활성화로 드래곤 볼 테마 파크 조성과 e-스포츠 게임 사업 활성화가 시작되었습니다. 게다가 스포츠 분야에서는 2027년 아시안컵, 2029년 동계 아시안 게임, 2034년 FIFA 월드컵 등을 개최하게 되었고, 인권, 복지 교육 분야에서도 대대적인 개혁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이 중에서 빈 살만 왕세자가 가장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단연 네옴 시티 건설입니다. 네옴 시티는 건설을 비롯해 최첨단 기술이 집약된 도시로 만들고자 한 그의 야망이 가감 없이 드러난 곳이기 때문이죠. 이 도시엔 고도의 건축기술, 태양광발전시설, AI를 활용한 도시운영 시스템 등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빈 살만의 의지와 다르게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먼저 2024년 사우디 ‘비전 2030’ 부동산 인프라 프로젝트 수주계약 규모가 절반 가까이 줄었고, 네옴시티 건설사업에 들어가는 예산도 올해 20%를 삭감되었다는 내용이 발표됐습니다. 게다가 2022년 말부터는 재정적자가 연달아 발생해 국영기업인 아람코의 지분을 매각하기도 했죠. 자꾸 이런 상황이 지속되자 투자자들은 빈 살만의 거대한 계획에 의심을 갖기 시작했고, 투자를 주저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이 외에도 ‘비전 2030’은 여러 문제점들을 안고 있습니다.
‘비전 2030’의 한계와 사우디의 본질적 문제
프로젝트를 지속·유지하는 데 있어 표면적으론 자금부족이 가장 큰 문제로 보입니다. 사우디에서는 지속적인 유가하락과 재정적자 발생하고 있고 미국과 정치적 이해가 달라지면서 외부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사우디아라비아에는 치명적인 내부문제도 존재합니다. 경직된 사회문화와 인재부족이 그것입니다.
사우디에는 여전히 극단적 원리주의자들이 존재하고 여성이 제대로 된 인권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또한 왕가와 주변인들을 중심으로 부를 형성하는 사회구조가 형성되어 있어 사회전반에 불신이 만연해 있습니다. 여기에 사우디 남성들은 노동도 기피합니다. 그래서 외국 기업이 사우디에 공장을 설립하더라도 제대로 된 인력을 고용할 수 없어 프로젝트 진행에 많은 차질이 생긴다고 합니다.
이런 내부문제 때문에 거대한 중동 붐을 쫒던 많은 사람들이 빈 살만의 ‘비전 2030’에 등을 돌리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이 거대한 프로젝트가 어떻게 흘러갈지 조금 더 시간을 두고 살펴봐야겠지만, 내·외부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되지 않는다면 빈 살만의 왕세자의 꿈은 달콤한 하룻밤 꿈으로 전락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정리하는 글
오늘은 ‘중동의 맹주, 사우디아라비아 '비전 2030' 알아보기’라는 제목으로 사우디 비전 2030이 어떤 프로젝트인지 살펴보면서, 이 프로젝트의 목적과 계획 그리고 사업 현황과 한계점을 살펴봤습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실물경제는 침체되어 있는 반면, 금융경제는 뜨겁습니다. 하지만 이 괴리는 지속될 수 없습니다. 금융의 역사를 보면 실물경제가 뒷받침되지 않은 상태에서 금융경제만 활황을 보이면 결국 금융경제 역시 크게 추락했기 때문입니다. 즉 실물경제가 뒷받침되어야 금융경제도 무너지지 않고 유지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저는 한 때 사우디의 ‘비전 2030’이 국내경제에 큰 활력을 불어넣어 줄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시간이 지날수록 그런 희망은 조금씩 빛을 잃어가는 듯 합니다.
그럼 오늘은 이렇게 글을 정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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