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경제/생활경제

재정환율과 실질실효환율 알아보기

by 순수한 땡글 2024. 7. 6.

재정환율과 실질실효환율 알아보기

 

 

보통 환율을 말할 때 우리나라 국민들은 달러·원 환율로 이해합니다. 환율은 달러를 기준으로 원화의 가치를 표현한 값이기 때문이죠. 그런데 이런 표현은 한국에서만 사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세계 모든 나라가 환율을 말할 때 미국 달러를 기준으로 자국의 통화가치를 표현합니다. 이렇게 환율을 표현할 때 달러가 중심이 되는 것은 미국의 통화가 세계적으로 사용되는 기축통화이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환율을 산출하려면 두 국가의 통화교환이나 거래가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대한민국이 모든 국가와 교역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더구나 대부분 무역거래를 할 때 달러를 사용하기 때문에 설령 교역이 있더라도 직접적인 통화교환이 흔치 않습니다. 그런데도 환율 고시표를 보면 대부분의 나라의 통화와 비교한 환율이 고시됩니다. 어떻게 된 걸까요? 여기에는 재정환율실질실효환율이라는 개념이 적용됩니다. 오늘은 이 내용을 담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재정환율이란 무엇인가?

 

한국은행에서는 재정환율을 이렇게 정의합니다. ‘자국 통화와 여타 외국 통화가 국내 외환시장에서 직접적으로 거래되지 않는 경우, 각각의 시장에서 결정되는 가격을 이용해 산출하는 환율을 말한다.’ 조금 더 풀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한국의 원화나 세계 대부분 국가의 통화는 기축통화가 아닙니다. 국제거래에서 사용되는 비중도 매우 적습니다. 반면 달러는 어떤가요? 전 세계 무역거래의 40% 이상, 외환거래 80% 이상이 달러로 거래되고 있습니다. 심지어 달러는 미국과 직접적인 거래가 없어도 국제무역 거래에서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죠.

 

그래서 달러라는 매개체를 활용하면 상대국 통화와 자국 통화의 가치를 구할 수 있습니다. 비례식을 통해서 말이죠. 달러는 세계적으로 사용되는 통화이기 때문에 각국마다 달러를 중심으로 한 환율이 존재합니다. 가령 한국에서 1달러는 1,000원인 것처럼 말이죠. 그럼 세계 대부분의 국가의 환율도 존재할 겁니다.. 예를 들어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경우 2024년 기준 1달러에 18 랜드 정도합니다.

 

이런 사실을 바탕으로 다음과 같은 식이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1,000= 1달러 = 18 랜드’. 여기서 1달러를 지워보겠습니다. 그럼 ‘1,000= 18 랜드’가 남게 됩니다. 즉 한국의 1,000원은 남아프리카 공화국 18 랜드와 동일한 가치를 갖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달러화 환율이 있는 통화라면 그 어떤 통화와도 가치를 비교할 수 있는 것이죠. 이렇게 산출된 환율을 재정환율이라고 합니다.

 

달러를 매개로 산출된 환율은 실시간으로 통화가치를 반영합니다. 예를 들어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랜드화의 가치가 18 랜드에서 20 랜드로 올랐다면, ‘1,000= 1달러 = 20 랜드’라는 식이 성립합니다. 이를 통해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화폐가치는 상승한 반면, 달러와 원화의 가치가 하락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달러를 기준으로 통화가치를 평가하면 거래가 없는 국가들과도 환율을 계산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재정환율 산출 식에는 허점이 존재합니다. 재정환율은 달러를 기준으로 산출한 식이기 때문에 거래가 없던 두 국가에서 교역이 발생하거나 달러를 제외한 자본 이동이 발생할 경우 각국의 통화가치를 제대로 반영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등장한 개념이 실질실효환율입니다.

 

 

실질실효환율은 무엇인가?

 

가령 일본에 있던 대기업이 일본경제에 큰 실망을 하고 한국으로 본사를 옮겼다고 가정하겠습니다. 아무래도 기업 전체가 한국으로 왔기 때문에 기업이 보유한 자금 규모도 상당하겠죠. 이런 상황이라면 엔화가 국내에 대거 유입됩니다. 그러면 엔·원 환율이 하락하는 것이 정상입니다. 즉 국내에 엔화의 총량이 늘어나기 때문에 엔화의 가치는 하락하고 원화의 가치는 상승하는 것이죠.

 

그런데 재정환율에서는 이런 상황을 반영하지 못합니다. 환율을 산정하는 기준인 달러가 배제되었기 때문입니다. 즉 달러가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이죠. 이처럼 재정환율은 자본의 이동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허점이 있습니다.

 

이런 상황뿐 아니라 수많은 피난민이 국내에 유입되었다든지 혹은 특별한 상황이 발생돼 타국의 자본이 대거 유입된 경우에는 재정환율은 큰 의미가 없습니다. 그래서 이런 상황을 대비해 주요국 통화와 원화 간 거래 시장을 활성화시켜 환율에 반영하자는 의견도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도 문제가 있습니다. 거래량이 충분해야 환율도 산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충분한 거래가 있어야 여기서 형성되는 가격을 평균화할 수 있는 것이죠.

 

대한민국은 국제무역 거래의 대부분을 달러로 결제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미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의 통화의 가치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이런 이유로 달러를 기본 매개체로 활용하되 다른 국가의 통화의 수급상황을 일부 반영하는 방법을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유로화, 위안화, 엔화 등에도 거래량에 따른 가중치를 부여해 환율을 산출하는 것이죠. 즉 달러·원 환율을 기본으로 하되, 다양한 교역국가 통화를 가중평균해서 하나로 합쳐 환율을 계산하는 겁니다. 이것을 실질실효환율이라고 합니다.

 

실질실효환율은 일반 환율이나 재정환율로는 각국의 통화 가치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을 때 활용됩니다. 실질실효환율은 100을 기준으로 잡고 이를 넘어가면 원화의 가치가 높아졌다고 평가하고, 이를 넘어가지 못하면 원화의 가치가 낮아졌다고 평가합니다..

 

또한 실질실효환율은 달러·원 환율과 경제 움직임을 예측하는 방법으로도 활용되고 있습니다. 실질실효환율이 100 이상이 되면 이는 원화의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향후 달러·원 환율이 낮아지게 될 거라는 예상을 할 수 있습니다. 동시에 달러·원 환율이 낮아지면 단기적으로는 대한민국의 수출 경쟁력은 떨어지고, 수입 물가는 낮아지게 될 거라고 예상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실질실효환율이 100 이하가 되면 이는 원화의 가치가 낮아진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에 향후 달러·원 환율이 높아지게 될 거라는 예상을 할 수 있습니다. 또한 달러·원 환율이 높아지면 단기적으로는 수출경쟁력이 높아지고, 수입 물가는 높아지게 될 거라고 예상할 수 있습니다.

 

 

불완전한 환율계산법

 

이처럼 환율을 하나의 방식만으로 완벽하게 통화의 가치를 산출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어떤 국가든 통화의 유출입을 완전하게 통제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환율을 계산할 때 재정환율과 실질실효환율을 주로 활용하기도 하지만 이 외의 방법도 활용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PPP(구매력 평가) 환율을 들 수 있습니다.

 

수학과 과학이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발달했지만 아직도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자본의 이동을 정확하게 환율에 반영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환율을 최대한 정확하게 표현하려는 노력은 필요합니다. 그래야 교역에 따른 각국의 손익차이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리하는 글

 

오늘은 재정환율과 실질실효환율 알아보기라는 제목으로 달러를 매개체로 둘 이상 국가의 통화를 비교하는 재정환율과 교역비중에 따라 가중치를 부여해 평균화한 실질실효환율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이미 여러 글에서 언급했지만 환율이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국가의 부와 경제상황이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환율이 어떤 방법으로 산출되는지도 무척 중요하겠죠. 이번 글에 이어 다음 글에서는 'PPP환율(구매력 평가환율) 알아보기'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오늘은 이렇게 글을 정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참고문헌: 『요즘환율 쉬운경제』, 『한국은행_경제금융용어 700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