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가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과정
세계 각국에는 자국의 통화정책을 담당하는 중앙은행이 있습니다.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조정해 한 나라의 경제 과열과 침체를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죠. 중앙은행에게 있어 기준금리 조정은 그 어떤 통화정책 카드보다 강력합니다. 자국의 경제에 숨을 불어넣어 주기도 하고 잠시 멈추게도 할 수 있으니까요.
그동안 여러 글을 적으면서 기준금리에 대한 언급을 자주 해왔지만, 사실 기준금리를 중점적으로 다룬 글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이 기준금리가 우리 경제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이 내용을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기준금리란 무엇인가?
기준금리는 한나라의 가장 기본이 되는 금리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기준금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결정하는 정책금리입니다. 정책금리란 한국은행과 같은 중앙은행이 통화정책을 펼 때 활용하는 금리를 뜻하죠. 그래서 정책금리와 기준금리는 같은 의미로 통용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굳이 이 둘을 구분한다면, 정책금리가 기준금리의 상위개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준금리는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에 활용되기 때문입니다.
기준금리는 한국은행과 금융 기관(회사)이 자금거래를 할 때 적용되는 금리입니다. 보통 한국은행은 금융 기관(회사)을 상대로 환매조건부채권(RP)을 매매하거나 여수신(예금 및 대출) 제도를) 운영하는데 이때 적용되는 금리가 기준금리입니다. 한국은행과 금융 기관(회사)은 기준금리를 바탕으로 자금거래 비용(이자)을 지불하는 것이죠.
과거에는 단기금융시장의 콜(CALL) 금리가 기준금리 역할을 했습니다. 하지만 단기자금거래가 콜(CALL) 시장에 과도하게 집중되면서 다른 단기금융상품의 발달까지 저해하는 부작용이 발생했습니다. 그래서 한국은행은 이를 계기로 정책금리를 기준금리로 변경했습니다.
현재 한국은행은 통화정책을 원활히 운영하기 위한 목적으로 기준금리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기준금리 수준을 조정함으로써 단기시장 금리를 기준금리 수준으로 유도하고, 이를 바탕으로 중장기 금리까지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기준금리 작동원리
한국은행은 초단기 금융시장(보통 만기가 7일 이내인 시장)의 금리가 기준금리 수준을 따라갈 수 있도록 조정합니다. 즉 채권을 발행해 단기금융시장의 유동성을 흡수하거나, 시중에 유통 중인 채권을 매입해 유동성을 주입합니다. 이런 방법으로 금리 수준을 조정하는 것이죠. 물론 채권 매매 외에도 한국은행이 시중유동성을 조절하는 방식은 다양하지만 기준금리 수준을 조정할 때는 주로 채권 매매를 활용합니다.
그럼 이제부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높여 시중금리를 조정하는 방법을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에서 1.25%로 올렸다고 가정하겠습니다. 그러면 한국은행은 단기금융시장이 이 금리 수준(1.25%)을 따를 수 있도록 단기금융시장에서 자금공급을 줄입니다. 자금공급을 줄인다는 말은 한국은행이 금융기관(회사)을 상대로 채권을 발행을 늘리거나 대출공급을 줄인다는 뜻입니다.
반대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25%에서 1%로 기준금리를 내리면, 한국은행은 단기금융시장이 이 금리 수준을 따를 수 있도록 자금공급을 늘립니다. 마찬가지로 자금공급을 늘린다는 것은 금융기관(회사)을 상대로 채권발행을 줄이거나 대출공급을 늘린다는 뜻입니다.
금융통화위원회가 금리인상을 발표하면 한국은행 실무자들은 단기금융시장 참여해 금리 수준을 조정합니다. 한국은행이 단기금융시장에 개입해 시장금리를 기준금리 수준으로 조정하는 이유는 중·장기 금융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조율하기 쉽기 때문입니다. 단기금융시장에는 대부분 소수의 금융회사들만 참여하기 때문에 파급력이 높은 소수를 통제해 단기금리뿐 아니라 중·장기 금융금리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이죠.
한국은행의 기준 금리 조정이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과정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정하면 한국은행은 이 기준금리를 바탕으로 초단기 금융시장 금리를 조정합니다. 그러면 금융기관(회사)은 이를 바탕으로 대출과 예금 금리를 조정합니다. 결국 한국은행이 금융기관(회사)을 상대로 한 정책이 일반 기업과 서민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입니다. 그럼 이 과정을 세부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인하를 발표했다고 가정하겠습니다. 그러면 한국은행은 초단기 금융시장에 개입합니다. 상단에 있던 금리를 끌어내리기 위해선 시중에 자금을 공급해야겠죠. 그럼 한국은행은 RP(환매조건부채권), 통화안정채권 등의 발행을 줄여 시중자금을 유지하거나 늘어나도록 유도합니다. 동시에 금융기관(회사)에 대한 대출을 늘림으로써 단기금융시장의 자금을 늘립니다.
단기금융시장에 자금이 늘어나면 시중은행은 대출여력이 높아집니다. 그러면 시중은행도 돈값인 금리를 낮출 수 있습니다. 대출 금리를 인하해 새로운 고객을 끌어들이는 겁니다. 그러면 이런 소식을 접한 기업과 고객은 은행에서 이전과 비교했을 때 적은 비용으로 돈을 빌려 쓸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돈을 투자와 소비에 활용하는 것이죠.
반대로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하겠다고 발표하면, 한국은행은 이 기준금리를 바탕으로 초단기 금융시장에 개입해 금리 수준을 조정합니다. 하단에 있던 금리를 끌어올리려면 시중자금을 줄여야 합니다. 시중에 있던 돈이 줄어야 돈 값이 올라가니까요. 그래서 한국은행은 RP(환매조건부채권)와 통안채(통화안정채권)의 발행을 늘립니다. 채권 한 장을 시중에 넘겨주고 시중에 있던 자금 끌어오는 것이죠. 이와 함께 금융회사에 대한 대출도 줄이면서 단기금융시장의 자금을 줄입니다.
단기금융시장에서 자금이 줄어들면 시중은행 역시 활용할 수 있는 자금이 줄어듭니다, 자금이 부족하면 은행입장에서는 돈 값인 금리를 올려야겠죠. 시중금리가 올라가는 겁니다. 그러면 대출을 받고자 하는 기업과 가계는 대출 부담을 느끼게 되고 자연스럽게 이들이 사용할 수 있는 돈도 줄어들면서 투자와 소비가 위축됩니다.
이처럼 한국은행뿐 아니라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들은 기준금리 조정을 통해 침체된 경제를 다시 활성화시키기도 하고, 과열된 경제를 안정시킬 수도 있습니다. 이것이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조정이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과정입니다.
정리하는 글
오늘은 ‘기준금리가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과정’이라는 제목으로 금융통화위원에서 정한 기준금리가 어떻게 한국은행을 거쳐 시중은행에 영향을 미치는지 그 내용을 담아봤습니다.
현재 대한민국의 기준금리는 3.5%입니다. 그것도 11 연속 동결되어 있죠. 이는 지난 코로나 사태 이전과 비교했을 때 상당히 높은 수준입니다. 고금리 때문에 국민들의 고통도 날로 늘어납니다. 심지어 어떤 분들은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했을 때보다 지금의 고금리가 더 견디기 어렵다고 말씀하십니다. 이것은 사실 당연한 결과입니다. 적어도 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되었을 때만 하더라도 금리도 낮고 정부지원도 있었지만, 지금은 금리도 높고 정부지원도 없기 때문이죠.
이런 모습을 보면 하루빨리 기준금리 인하 소식이 나왔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기준금리 인하가 가져올 후폭풍도 걱정됩니다. 한국은행의 섣부른 금리인하가 자칫하면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물가가 다시 치솟게 된다면 우리 국민들은 앞으로 더 오랫동안 더 많은 대가를 치러야 할 것입니다. 이런 면에서 보면 금리를 결정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인 것 같습니다.
하루빨리 우리 경제가 안정을 찾길 바라며 오늘은 이렇게 글을 정리하겠습니다. 찾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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