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liquidity) 공급주체와 유동성 동작원리 알아보기
일반적으로 유동성은 대한민국의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이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는 분명한 사실입니다. 그런데 꼭 한국은행만 우리 사회에 유동성을 공급할 수 있는 것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현재 전 세계에는 다양한 경제주체들이 있고, 각각의 경제주체들은 공간의 제약을 넘어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들은 각자의 상황에 따라 유동성을 공급하기도 하고 수요 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유동성을 공급하는 주체를 단순히 한국은행에만 한정할 수 없습니다. 그럼 세부적으로 유동성(liquidity) 공급주체에는 누가 있는지 또 유동성은 어떤 원리로 동작하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유동성에 대한 개념 정립이 필요하신 분과 유동성이 어떻게 구분되는지 이해하길 원하시는 분은 아래 링크 글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2024.06.19 - [경제/생활경제] - 유동성(liquidity) 개념과 종류 알아보기
유동성 공급의 원천, 한국은행
이전 글에서 한국은행에서 발행한 화폐를 ‘본원통화(M0)’라고 했습니다. 한국은행은 국내 유일 통화 발행처입니다. 은행 중에 은행이며, 독립적으로 통화정책을 만들고 집행할 수 있는 기관이기도 하죠. 모든 금융활동의 중심에 있기 때문에 중앙은행이라 불리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에서 발행된 돈은 곧바로 시중은행으로 들어갑니다. 하지만 한국은행이 시중은행에 무작정 돈을 꽂아주는 것은 아닙니다. 제아무리 독립적인 기관이라고 하더라도 아무 이유 없이 돈을 찍어 원하는 대상에게 공급할 수는 없으니까요 그러면 큰일이겠죠?
한국은행이 돈을 찍기 위해선 최소한의 명분이 필요합니다. 그 명분이 되는 것은 바로 국채(권)입니다. 한국은행은 주로 7일짜리 초단기국채를 담보로 화폐를 발행합니다. 한국은행이 초단기국채를 매입하는 이유는 기준금리 수준을 조정하기 위해서입니다. 화폐 발행을 명분으로 채권을 매입하고 또는 필요에 따라 채권을 매각해 단기금리를 기준금리 수준으로 조정하는 겁니다.
여하튼, 일반적으로 시중은행을 비롯한 여러 금융회사들은 다양한 채권을 매매하며 자금을 운용하고 있습니다. 그중에 국채가 가장 안전하기 때문에 은행들 역시 국채 매입비중이 높습니다.
한국은행이 시중은행이 보유한 채권을 매입하면, 시중 은행은 현금이 들어온 만큼 이 돈을 기업이나 개인들에게 대출해줄 수 있습니다. 이전보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더 많은 돈을 대출해줄 수 있는 것이죠. 이것이 한국은행이 화폐발행을 통해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입니다.
한국은행은 이외에 다른 방법으로도 시중은행에 유동성을 공급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시중은행을 상대로 대출을 해주거나, 시중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어음 매입, 외화 구매 등을 통해 유동성을 공급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유동성 공급주체, 정부와 공공기관
정부와 공공기관 역시 유동성을 공급하는 주체입니다. 정부와 공공기관은 국민들로부터 거둬들인 세금으로 운영됩니다. 하지만 국가와 공공기관을 운영할 때에는 세금만으로는 이를 충당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이들 기관은 채권을 발행해 재원을 마련하곤 합니다. 이처럼 정부와 공공기관이 발행하는 채권을 국공채라고 합니다.
정부와 공공기관은 채권을 발행해 시중에 잠자고 있던 유동성을 흡수합니다. 채권을 매입한 사람들에게 채권 한 장을 넘겨주고 그들에게서 돈을 받아 필요한 운영자금을 확보하는 것이죠. 시중에 정체된 유동성(돈)을 꺼내 활용하는 겁니다. 이렇게 정부와 공공기관으로 흡수된 돈은 재정지출이나 사업자금으로 활용됩니다. 결국 정부와 공공기관이 채권을 발행하면서 얻은 재원이 시중 유동성을 키우게 되는 것이죠.
세 번째 유동성 공급주체, 기업과 외국인
기업과 외국인도 유동성 공급주체입니다. 기업은 무역을 통해 외화를 벌어들이고, 외국인들은 직·간접적인 투자로 자금을 국내에 공급합니다.
기업이 무역을 통해 벌어들인 외화는 사내에 보관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은행으로 들어옵니다. 많은 돈을 금고에만 보관할 수는 없으니까요. 기업은 필요에 따라 외화를 원화로 바꿔 투자를 하거나 직원들에게 월급을 주거나 보너스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외국인 투자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외국인들이 국내 유망기업에 투자하려면 외화를 원화로 바꿔야 합니다. 외국인 자금도 환전이 필요하기 때문에 국내 시중은행으로 흘러들어오는 것이죠. 기업이 벌어들인 외화와 외국인이 투자자금은 결국 은행에서 대출자금과 투자자금으로 활용됩니다. 이렇게 들어온 자금이 시중 유동성을 키우는 것이죠.
네 번째 유동성 공급주체, 개인
아마존, 알리, 테무는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전자 상거래기업입니다. 기업과 개인이 거래가 이루어지는 곳이죠. 현재는 어디서든 인터넷만 연결되어 있다면 이들 전자 상거래 홈페이지에 접속해 원하는 물건을 고른 뒤 주문할 수 있습니다. 돈을 보내주는 대신 편하게 원하는 물건을 집에서 받아볼 수 있습니다. 이 또한 해외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방법입니다. 만약 쿠팡같은 국내 상거래 업체가 해외에 있는 개인 고객들에게 주문을 받았다면 반대로 해외자금(유동성)이 국내로 유입되는 겁니다.
전자상거래 업체 대부분은 세계 각지에서 송금받은 돈 중 일부를 환전해 사용하겠지만, 남은 돈은 은행에 보관할 겁니다. 그럼 은행은 이 돈을 투자나 대출에 이용하겠죠. 이 또한 개인들이 해당기업이 속해있는 국가에 유동성을 공급한 결과로 나타납니다.
해외에 거주하거나 일정 기간 동안 파견근무를 하고 계신 한국인들도 유동성 공급주체가 될 수 있습니다. 외국에서 돈을 벌어 한국으로 돌아오면 이 역시 국내 유동성 공급으로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해외에서 벌어온 외화를 원화로 바꿔 사용하려면 은행을 경유해야겠죠. 은행은 들어온 자금을 활용하게 될 것이고요. 이처럼 해외로부터 국내에 유입된 돈은 모두 유동성 공급으로 볼 수 있습니다.
정리하는 글
오늘은 ‘유동성(liquidity) 공급주체와 동작원리 알아보기’라는 제목으로 유동성을 공급하는 주체에는 누가 있는지, 또 유동성은 어떤 원리로 공급되는지 살펴봤습니다.
결국 유동성을 공급하는 것은 ‘경제주체(가계, 기업, 정부)’입니다. 단순히 한국은행이 화폐를 발행해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했다고 해서 곧바로 원화가 약세로 돌아서지 않는 것은 다양한 경로로 자금이 유출·입 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은 워낙 강력하기 때문에 어느정도 미래를 예측할 수 있지만, 이런 경우를 제외한 단발성 이벤트 하나만 보고 미래를 확신하면 큰 오류를 범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경제를 볼 때 다각적인 관점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특히 투자자라면 유동성에 대한 이해는 필수입니다. 유동성에 따라 거대 자본의 흐름이 변하고 이에 따라 투자자산의 가치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혹시 이 글을 읽고 계신 분 중에 투자를 하고 계시거나 투자에 관심을 두고 계신 분이 있다면 이번 기회에 유동성이 어떻게 자산가치를 변화시키는지 꼭 알아보시길 바랍니다.
그럼 오늘은 이렇게 글을 정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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