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위기 신호를 보내는 CDS 프리미엄
국제정세가 악화하거나 우리 경제에 악재로 작용할만한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CDS 프리미엄이 높아졌다는 경제기사를 접한 적이 있으실 겁니다. 얼마 전 중동 리스크가 불거졌을 때에도 언론에서는 CDS 프리미엄에 상승했다며 경고음을 낸 적이 있죠. 그렇다면 CDS 프리미엄이 무엇이기에 이런 소식들이 전해졌던 것일까요? 그래서 오늘은 CDS 프리미엄이란 무엇인지, 그리고 이것이 어떻게 경제위기 신호를 보내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함께 읽어보면 도움이 될만한 글을 링크해 둡니다.
2024.04.25 - [경제/생활경제] - 자산을 담보로 발행되는 채권, ABS와 MBS
2024.04.30 - [경제/생활경제] - 주택저당증권 MBS의 사생아 CDO, CDS
2024.05.01 - [경제/생활경제] - 2008년 금융위기의 주범? 블라이드 마스터스
CDS (신용부도스왑, Credit Default Swap)
CDS(Credit Default Swap)란 신용부도스왑입니다. 그대로 직역하면 신용이 부도나면 바꿔준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무엇을 무엇으로 바꿔준다는 뜻일까요? 채권에 대한 채무불이행 위험(Credit Default)을 돈으로 바꿔준다는 뜻입니다.
CDS는 MBS라는 주택저당증권(채권)에서 파생된 금융상품인데요. (자세한 내용은 위 링크를 통해 확인해 주시기 바랍니다.) 여기서는 간단하게 보험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어쨌든 CDS는 보험회사가 만든 보험 상품입니다. 이 상품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한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가령 철수라는 친구가 대한민국 5년물 국채를 1억 원어치 매입했다고 가정해 볼게요.. 그런데 며칠 뒤 친구 동팔이가 이웃 나라 중국과 일본이 서로 갈등을 겪다가 전쟁을 일으킬 것 같다고 말합니다. 철수는 괜히 불안합니다. 혹시라도 우리나라로 확전 되거나 불똥이 튀일 수도 있으니까요. 그렇게 되면 큰돈 들여 산 채권가격이 폭락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둘의 대화를 엿듣고 있던 갑자기 영희가 이러는 겁니다. “만약 우리나라가 망하면 내가 그 채권가격 보증해 줄게.. 대신 매월 10만 원씩 줘!” 이 말을 들은 철수는 고민을 거듭하다가 영희에게 매월 10만 원씩 주기로 약속을 하고 채권가격을 보전받기로 했습니다.
영희가 보험회사처럼 10만 원의 수수료를 주면 철수의 채권가격을 보전해 주겠다는 것. 이것이 CDS입니다. 무엇을 어떻게 보전해 주겠다고요? 철수가 산 채권을 자기 돈으로 바꿔주겠다고 합니다. 적어도 동팔이의 말을 들은 영희는 우리나라에서는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확신했던 것이죠. 글을 쓰면서 느끼는 것이지만 영희는 정말 대단한 여성 같습니다.
CDS 프리미엄(Credit Default Swap Premium)
CDS 프리미엄(Credit Default Swap Premium)이란 보험수수료입니다. CDS가 채권가격을 보장하는 보험 상품이라면, 프리미엄은 보험 상품에 붙는 수수료입니다. 어떤 금융상품이든 리스크가 높아지면 상품에 붙는 가격이 올라갑니다. CDS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역시 이해를 돕기 위해 위의 예로 설명드리겠습니다..
철수는 기뻤습니다. 영희가 매달 10만 원만 주면 채권가격을 보전해 준다고 했으니까요. 그런데 며칠 뒤 뉴스에서 이런 소식이 전해집니다. 중국과 일본이 진짜로 한 판 붙기 위해 군사력을 동원하고 실제로 무기를 배치하고 있다고요. 철수는 이 소식을 접했지만 마음이 평온합니다. 하지만 이번엔 영희가 불안해집니다. 소문이 실제로 일어날 수도 있으니까요. 그래서 영희는 밤을 새워 고민하다가 철수에게 말합니다. 전쟁이 정말 일어날 것 같으니까 ‘이제부터 10만 원이 아닌 20만 원을 받겠다.’고요. 철수는 보험료가 2배로 뛰니 난감했지만 채권가격이 폭락해 거지가 될 바에는 그냥 영희의 요구를 수용합니다.
이것이 CDS 프리미엄입니다. 보험료는 본래 10만 원이었지만 위기가 커지자 수수료가 10만 원이 더 붙었습니다. 추가로 붙은 돈. 즉 수수료 10만 원이 바로 CDS 프리미엄인 것이죠.
경제상황을 알리는 CDS 프리미엄
CDS 프리미엄은 금융상품의 위험도를 반영합니다. 정상적인 경제 상황이었다면 채권으로 충분한 수익을 얻을 수 있지만, 상황이 바뀌어 리스크가 높아지면 채권가격이 폭락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상품가격을 보전하는 보험수수료도 덩달아 올라가는 것이죠.
채권을 소유한 사람은 보험사가 수수료를 크게 올려도 쉽게 포기하기 어렵습니다. 차라리 수수료를 더 내는 것이 채권가격을 보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CDS 프리미엄이 상승하면 경제의 리스크가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하고, 반대로 CDS 프리미엄이 하락하면 경제의 리스크가 낮아졌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야말로 CDS 프리미엄은 경제상황을 알려주는 경고음인 것이죠.
본래 CDS는 채권뿐 아니라 다른 기초자산에도 적용되는 보험 상품이었습니다. 하지만 2008년 금융위기에 이 상품이 사람들의 투기를 부추긴다는 이유로 다른 금융상품에는 적용되지 않게 된 것이죠.
현재 전 세계에서 거래되고 있는 상당수의 채권에 CDS 계약이 체결되어 있습니다. 주로 공격적인 금융회사나 보험회사들이 CDS를 선호하는 편입니다. 부도가 나면 큰 손실을 입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짭짤한 이자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리하는 글
오늘은 ‘경제위기 신호를 보내는 CDS 프리미엄’이라는 제목으로 CDS, CDS프리미엄이 무엇인지 살펴보고, CDS 프리미엄이 어떻게 경제에 경고음을 내는지도 살펴봤습니다. 그러면서 왜 이런 금융상품이 출현하게 된 것인지도 알아봤습니다.
경제위험을 나타내는 지표는 다양하지만, CDS 프리미엄은 그 출생 때문에 2008년 미국 발 금융위기를 떠올리게 만듭니다. 단순한 바람이지만 CDS프리미엄이 내는 경고음을 앞으로는 자주 듣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그럼 오늘은 이렇게 글을 정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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