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를 위협하는 단기부동자금 알아보기
최근 단기부동자금이 1,700조 원을 넘었다는 소식이 언론을 통해 전해졌습니다. 부동자금이란 투자처를 찾지 못해 시중에 떠도는 돈을 의미하는데요. 떠돌아다니는 돈이기 때문에 이 돈은 언제 어디서든 현금화하기 쉽습니다. 즉 유동성이 높은 것이 특징입니다.
언론에서는 단기부동자금이 증가하면 위험하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유동성이 높으면 좋은 것 아닐까요? 왜 그들은 경제가 위험하다고 말하는 것일까요? 오늘은 이 내용을 담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단기부동자금은 우리 사회에 어떤 형태로 자리하고 있을까?
단기부동자금이란 현금화하기 쉬운, 떠돌아다니는 돈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이런 형태의 자금은 고객이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회사에 일시적으로 맡겨 놓은 돈(예탁금)처럼 언제든 활용처만 정해지면 투입될 수 있는 돈입니다.
단기부동자금은 요구불 예금, 수시 입출식 저축성예금, CMA, 머니마켓펀드(MMF), 단기채권형펀드와 같은 이름으로 우리 사회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단기부동자금은 이 모든 단기금융상품을 통칭하는 것이고요.
단기부동자금은 만기 전에 찾으려면 이자를 손해 봐야 하는 장기금융상품과 대조적입니다. 즉 언제 돈을 찾아도 이자 손실이 없거나, 혹여 있다고 하더라도 매우 적은 수준이죠. 그래서 단기부동자금은 매우 유동성이 높은 자금으로 분류됩니다.
단기부동자금은 어떻게 우리 경제를 위협할까?
단기부동자금이 늘고 있다는 것은 시중 유동성이 한쪽으로 몰려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일반적으로 경제가 정상적으로 성장하려면 단기금융시장뿐 아니라 장기금융시장에도 함께 활성화되어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경제주체들이 미래를 낙관하지 못할 경우 장기금융상품에 대한 투자를 꺼리고 단기금융상품에만 몰리게 됩니다. 장기금융상품은 만기가 길기 때문에 변수가 발생하면 투자자금이 손실될 수도 있는 리스크를 안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상적인 경제상황에서 시중 유동성은 주식이나 채권에 골고루 분산됩니다. 하지만 단기부동자금은 이러한 투자자산에 골고루 분산되지 못하고 단기 수익을 쫓다가 적당한 투자처를 찾는 순간 몰리게 됩니다. 즉 투자자산에 거품을 만들 수 있는 것이죠.
이처럼 떠돌아다니던 자금이 쏠림현상과 결부되면 해당 자산은 단기간 내에 큰 폭으로 가격이 상승합니다. 쏠림 현상이 더 많은 사람들을 끌어오는 것이죠. 하지만 이런 상태가 지속 유지되긴 어렵습니다. 수익을 실현한 세력들이 대거 빠져나오면서 해당 가격자산이 큰 폭으로 하락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런 형태의 자산 쏠림현상은 시장 참여자들에게 극심한 손실뿐 아니라 공포를 느끼게 만들 수도 있죠.
비즈한국 기사원문: https://www.bizhankook.com/bk/article/27678
2024년 단기부동자금 추이를 통해 알 수 있는 것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2024년 단기부동자금은 1,700조 원을 넘어섰습니다. 2018년 1,100조 원과 비교해 보면 약 50% 이상 상승한 수치입니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풀린 유동성이 적당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단기금융상품에만 몰려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과거 그 어느 때보다 자산 가격 변동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점입니다. 단기부동자금은 언제든 적당한 투자처만 생기면 바로 들러붙는 습성이 있기 때문에 한 번 특정자산에 자금쏠림이 시작되면 큰 폭의 변동성을 만듭니다.
일반적으로 단기부동자금은 전체 통화량 중에 20% 미만으로 떨어져야 경제에 왜곡이 발생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2024년 6월 기준 전체 통화량은 4,000조 원이고, 단기부동자금은 1,700조 원을 넘어섰습니다. 간단하게 계산을 해봐도 단기부동자금이 전체 통화량 중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0%를 넘습니다. 이는 지나치게 높은 수치입니다.
만약 이 돈이 특정 자산에 몰리게 되면 어떻게 될까요? 자산가격의 변동이 심해질수록 투기세력들이 몰려들고, 이는 더 큰 변동성을 몰고 올 수 있습니다.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소위 큰 손이라 불리는 연기금 기관투자자들은 안정적인 투자를 추구하는데, 이런 큰 손들은 변동성이 높은 한국시장을 떠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즉 외국인 자본이 유출되는 것이죠.
외국인 자본이 유출되면 달러와 원화의 격차는 더욱 커집니다. 즉 환율이 더 높아지는 것이죠. 지금과 같이 미국을 제외한 모든 국가들의 통화가 약세를 보이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지만, 대한민국 원화만 큰 약세를 보인다면, 이는 경제위기로도 번질 수 있습니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수출과 수입비중이 비슷한데, 환율이 지금보다 높아지면 둔화된 물가를 다시 자극할 수 있습니다. 자금유출과 물가상승이 동시에 일어나는 겁니다.
단기부동자금 리스크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
그럼 이런 단기부동자금 리스크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요? 단기 부동자금을 다른 곳으로 묶어 두면 됩니다. 대표적으로 금리인상을 들 수 있겠네요. 금리를 인상하면 투자처를 찾아 헤매는 자금을 예금과 같은 상품으로 묶어 둘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고금리 상황에서는 이 역시 쉬운 방법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융당국이 세밀한 조정을 통해 금융회사들이 단기 금융상품보다 장기 금융상품의 투자 수익을 높게 설정할 수 있도록 유도할 수만 있다면, 이는 불가능한 일은 아닙니다. 다만 금융회사들의 이익이 조금은 줄어들겠죠.
또 다른 방법으로는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을 개선하는 것입니다. 단기 부동자금이 단기 상품을 쫓아다니지 않도록 장기투자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죠. 물론 이 또한 간단한 일은 아니지만 시간을 들여서라도 이뤄야 하는 부분일 것입니다. 그래야 단기부동자금이 우리 경제 전반에 골고루 흡수될 수 있을 테니까요.
정리하는 글
오늘은 ‘경제를 위협하는 단기부동자금 알아보기’라는 제목으로 단기부동자금이 무엇이고, 이 자금이 어떻게 경제를 위협하는지 살펴봤습니다. 그러면서 특히 최근 급격히 불어난 단기부동자금에 대해 경계해야 한다는 사실과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 또한 전해드렸습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신 분 중에는 저의 생각이 조금은 지나친 상상에 가깝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실 것 같습니다. 저 또한 부인하지는 않겠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현재는 대한민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경제가 불안하다는 점입니다.
현재를 냉정하게 바라보면 금리인하의 기대감만 있지 금리가 실제로 내려오지는 않았습니다. 이 말은 언제 어디서 위기가 터져 나올지 모른다는 뜻입니다. 이런 점에서 단기부동자금 역시 가계부채나 부동산 PF 리스크처럼 우리 모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위기는 늘 예상치 못한 곳에서부터 시작되니까요.
그럼 오늘은 이렇게 글을 정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경제 > 생활경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금리와 인플레이션, 금리와 디플레이션의 관계 (0) | 2024.06.28 |
---|---|
환율의 움직임을 결정하는 세 가지 요인 (0) | 2024.06.27 |
유동성(liquidity) 공급주체와 유동성 동작원리 알아보기 (0) | 2024.06.25 |
유동성(liquidity) 개념과 종류 알아보기 (0) | 2024.06.24 |
경기변동에 따른 채권, 주가, 금리의 변화 (0) | 2024.06.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