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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생활경제

시중금리가 기준금리와 다르게 반응하는 경우 <시장예상 편>

by 순수한 땡글 2024. 7. 28.

시중금리가 기준금리와 다르게 반응하는 경우 <시장예상 편>

 

 

이전 글에서는 시중금리가 기준금리와 다르게 반응하는 경우 <시중은행 편>’란 제목으로 고무줄 같이 움직이는 은행의 금리정책을 살펴봤습니다. 하지만 중앙은행의 기준금리가 왜곡되는 경우는 은행에만 한정되지는 않습니다. 시장의 기대심리 역시 중앙은행의 정책을 왜곡합니다. 오늘은 이 내용을 담아보도록 하겠습니다.

 

2024.07.26 - [경제/생활경제] - 시중금리가 기준금리와 다르게 반응하는 경우 <시중은행 편>

 

시중금리가 기준금리와 다르게 반응하는 경우 <시중은행 편>

시중금리가 기준금리와 다르게 반응하는 경우 시중은행 편>  각국 중앙은행은 기준금리 수준을 조절해 물가안정을 꾀합니다. 중앙은행의 핵심목표가 물가안정이기 때문이죠. 중앙은행은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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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의 운영시스템과 금리정책

 

어떤 금융상품이든 단기금리보다는 장기금리가 높아야 합니다.. 바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 은행에서 대출을 받거나 예금을 하는 경우를 생각하면 좋습니다. 은행은 장기로 대출을 해줄 경우, 돈을 떼일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에 단기대출보다 장기대출에 더 높은 이자를 요구합니다. 반대로 예금자가 은행에 장기로 예금을 할 경우, 은행입장에서는 고객으로부터 돈을 빌리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단기예금보다 더 많은 이자를 지급해야 합니다. 그래서 정상적인 경제상황에서는 단기금리보다 장기금리가 높게 형성되어 있습니다.

 

은행의 운영시스템과 금리정책에 대해 조금 더 살펴보겠습니다. 고객이 은행에 예금하는 경우를 살펴보겠습니다. 은행은 3개월짜리 예금보다 1년짜리 예금을 더 좋아합니다. 그 이유는 은행은 고객의 돈을 그대로 보관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수익을 내는데 활용하기 때문입니다. 고객이 예금한 돈을 수익 창출의 도구로 활용하는 것이죠. 이런 이유로 은행은 3개월짜리 예금보다 1년짜리 예금에 더 높은 돈 값을 지불합니다. 그리고 이 돈 값은 금리로 표현됩니다.

 

반대로 고객이 은행에 대출을 받는 경우를 살펴보겠습니다. 대출은 은행 입장에서 보면 빌려준 돈입니다. 빌려준 기간이 늘어날수록 은행은 돈을 빌려준 사람으로부터 돈 값인 이자를 더 많이 받아야겠지요. 기간이 길수록 돈을 떼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결국 은행으로부터 돈을 빌린 사람은 빌린 기간만큼 은행이 제시한 금리를 지불해야 합니다.

 

은행은 기간에 따라 돈 값에 차등을 둡니다. 그리고 이것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죠. 그 이유는 은행의 수입이 단기로 고객의 예금을 받아 장기로 대출을 해주는 데에서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은행은 예금으로 들어온 돈을 다른 고객에게 장기로 대출해 줘 더 많은 이윤을 남길 수 있습니다. 이를 예대마진(예금과 대출의 차이를 통한 수익)’이라고 하죠. 하지만 거시경제 환경이 악화되면 이와 같은 은행 운영시스템과 금리정책이 급변할 수 있습니다.

 

미국 장단기 금리역전 현황
이미지 출처_한경_미국 장단기 금리역전 현황

 

시장의 예상이 반영된 장단기 금리역전 현상

 

언론에서 종종 장단기 채권 금리의 역전이 경기침체를 반영한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왜 이런 현상이 경기침체를 반영한다고 말하는 걸까요?

 

기준금리는 단기채권 금리에 많은 영향을 받습니다. 반대로 기준금리는 채권시장의 단기금리를 조정하는데 활용됩니다. 채권시장은 다양한 경제주체들이 참여하는 만큼 주식이나 코인시장보다 훨씬 규모가 큽니다. 그래서 채권시장은 그 어떤 금융상품보다 금융시장 전반에 막강한 영향력을 미칩니다.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발표하면, 중앙은행의 실무자들은 단기 채권시장에서 채권(국채)을 매매해 기준금리 수준에 맞추기 위해 노력합니다. 이를 공개시장운영이라고 하죠. 중앙은행 실무자들의 노력으로 단기채권 금리가 목표한 기준금리 수준에 도달하게 되면, 장기채권 금리도 조정되고 뒤이어 시장금리도 조정됩니다.

 

앞서서 은행은 단기로 예금을 끌어와 장기로 대출을 해주는 방식으로 수익을 창출한다고 말씀드렸죠. 그런데 경기가 좋지 않을 때에는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려도 장기금리가 정체되거나 오히려 하락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중앙은행의 공개시장운영이 통하지 않는 겁니다. 이런 현상이 나타난 이유는 경제주체들의 미래에 대한 강한 예측 때문입니다.

 

중앙은행의 금리인상 발표는 장기적으로 경기 둔화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코로나19 이후 미국의 금리인상 발표가 연이어 나올 때마다 경제주체들은 경기 침체를 예측했었죠. 그런데 만약 경기가 둔화되면 금리는 다시 인하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연준이 눈뜨고 경기침체를 지켜보고만 있을 수만은 없기 때문이죠.

 

이런 예측이 장기채권 금리를 끌어내리는 겁니다. 심한 경우에는 단기금리와 장기금리가 역전되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장단기 금리가 역전되면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곳은 금융기관입니다. 특히 시중은행은 수익성이 악화됩니다. 은행의 주수입이 단기로 자금을 끌어와 장기로 대출을 해주는 것인데, 단기금리는 높고, 장기금리가 낮으면 은행은 적자가 발생됩니다.

 

2023년 발생한 SVB(실리콘벨리 은행) 파산 사태는 장단기금리 역전이 금융권 전체 위기로 번질 뻔 한 사례였습니다. 당시 미 연준(FED)의 기준금리는 지금과 같은 최상단에 위치해 있었고, SVB는 연준(FED)의 금리인상 이전부터 장기채권(미 국채)을 대거 매입했었습니다. 그런데 기준금리의 영향을 받은 장기채권금리가 상승하자 채권가격이 폭락하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SVB는 유동성 위기를 겪으면서 파산신청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경제주체들의 미래 경제에 대한 예측이 부정적이면, 이 예측이 실제로 채권시장에 악영향을 미치게 되고 이것이 다시 장기채권 금리를 끌어내려 미 국채와 같은 초 안전자산까지도 무너뜨릴 수 있습니다. 이 상황이 더 심화되면 2008년 금융위기처럼 경제위기로도 확산될 수도 있는 것이죠.

 

 

정리하는 글

 

오늘은 시중금리가 기준금리와 다르게 반응하는 경우 <시장의 예상 편>’라는 제목으로 은행의 운영시스템과 금리정책을 알아보고, 이후에는 경제주체들의 예상이 악화될 경우 장단기 금리가 역전되어 큰 위기로 번질 수 있다는 사실을 말씀드렸습니다.

 

앞으로 미국의 기준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이 높긴 하지만, 여전히 금리는 최고점에 머물러 있습니다. 그동안 미 연준(FED)의 신속한 대응으로 SVB 사태가 큰 위기로 번지지는 않았지만, 여전히 장단기금리가 역전된 상태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금융기관들이 긴장하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죠. 앞으로도 연준(FED)은 시장 참여자들의 미래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이 실제로 나타나지 않도록 경계심을 늦추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그럼 오늘은 이렇게 글을 정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