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재정적자는 어떻게 세계 경제를 위협할까?
2024년 4월 18일 파이낸셜 뉴스에서 ‘IMF, 미 대규모 재정적자, 세계경제에 심각한 위험’이란 제목으로 미국과 중국의 재정적자가 세계 경제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기사를 내놓았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타국의 재정적자가 세계 경제의 위협할 수 있을까요? 오늘은 이 내용을 다뤄보려고 합니다.
*정부의 재정정책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싶다면 아래 글을 통해 확인해 주세요.
2024.02.26 - [경제/생활경제] - 한국경제를 좌우하는 ‘경기정책’
정부는 적자를 좋아할까 흑자를 좋아할까?
본격적인 설명에 앞서 간단히 용어부터 살펴보겠습니다. 흔히 정부재정 혹은 재정이라는 말을 쓰곤 하는데, 사실 이 용어는 ‘나라 살림’을 뜻합니다. 즉 나라 살림을 위한 돈을 뜻하는 것이죠. 재정은 국민들이 내는 공과금 등의 세금을 비롯해 공기업이나 공공기관의 경영으로 얻는 수익으로 이루어집니다.
일반적으로 적자는 나쁜 것이고, 흑자는 좋은 것으로 인식되어 있습니다. 맞습니다. 기업의 입장에서 매출이 늘고 순이익이 증가하는 흑자가 발생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야 연구개발에도 투자하고 새로운 인력도 고용하면서 기업의 규모를 확장해 나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다릅니다. 정부는 영리를 목적으로 운영되는 기관이 아닙니다. 그래서 정부재정은 걷은 수입을 바탕으로 예산을 편성해 꼭 필요한 곳에만 자금을 투입해야 합니다. 즉 정부재정은 수입과 지출이 비슷하도록 균형을 이뤄야 하는 것이죠.
여기서 재정흑자와 재정적자의 개념이 나옵니다.
재정흑자와 재정적자
재정흑자는 정부에 지출해야 할 돈이 남았다는 뜻입니다. 이는 주로 정부의 지출이 줄었을 때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정부가 지출을 줄이면 경기가 위축되기 쉽습니다. 국민들이 원하는 곳에 자금을 투입하지 못했으니, 국민 경제가 활기를 찾지 못하는 것이죠.
또한 재정흑자는 세금을 너무 많이 걷었을 때 나타나기도 합니다. 그런데 정부가 불필요하게 세금을 많이 거두면 국민들의 가처분소득이 줄어듭니다. 가처분소득이란 개인 소득에서 세금이나 보험료와 같은 비소비지출을 뺀 소득을 말합니다. 즉 개인이 얻은 소득 중에서 의무적으로 지출해야 하는 돈을 제외하고 순수하게 소비하거나 저축할 수 있는 돈을 뜻합니다. 국민들의 가처분 소득이 줄어들면 소비 여력이 사라지기 때문에 경기가 침체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재정적자는 정부에 지출해야 할 돈이 부족하다는 뜻입니다. 정부가 경기를 살리기 위해 과도하게 돈을 쓴 나머지 추가로 사용해야 할 돈조차 없는 상태가 된 것입니다.
각국 정부는 경기를 살리기 위해 재정정책을 활용합니다. 경기가 나빠 생산과 소비가 위축되면, 지출을 늘려 사회 인프라에 투자하거나 사회 취약 층을 중심으로 돈을 공급합니다. 그러면 경제는 유동성 공급에 힘입어 활기를 되찾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재정적자를 유도하는 정책은 경기가 위축되어 있을 때만 효과를 발휘할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정부는 재정흑자 정책을 통해 시중의 유동성을 빨아들일 수 있고, 재정적자 정책을 통해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할 수 있습니다.
미국과 중국의 재정적자가 문제가 되는 이유는?
현재 미국과 중국의 재정적자가 문제가 되는 이유는 세계적으로 높은 인플레이션 상황에도 불구하고 재정정책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과 중국은 세계 경제를 좌우할 수 있을 정도로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국가입니다. 더구나 현시대는 세계경제가 긴밀히 연결되어 있어 이처럼 큰 규모의 국가가 지속적으로 재정정책을 실행하면 신흥국 경제가 흔들릴 수 있습니다.
특히 지금처럼 미국과 중국이 재정정책을 지속하면, 높은 물가가 더 치솟을 수 있습니다. 물가만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이런 상태에서는 신흥국들이 자국의 경제를 살리기 위해 금리를 인하하기 어렵습니다. 금리를 인하하는 순간 물가와 자산 가격이 걷잡을 수 없이 치솟을 수 있고 자금유출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재정이 부족해지면 정부는 보통 채권(국채)발행을 통해 시중자금을 끌어옵니다. 정부가 채권을 발행해 금융시장에 내놓으면, 기관과 개인이 이 채권을 삽니다. 정부는 투자자들에게 채권(차용증) 한 장을 건네주고, 투자자들의 자금을 빨아들이는 겁니다. 그리고 이렇게 마련한 투자자금으로 재정정책을 실행할 수 있는 것이죠.
하지만 채권발행이 많아지면 채권금리를 자극할 수 있습니다. 채권발행이 많아진다는 것은 채권 공급이 많아진다는 뜻입니다. 수요는 정해져 있는데 공급이 많아지면, 채권 발행자는 채권을 팔기 위해 더 높은 금리를 제시해야 합니다. 이런 식으로 하나둘 씩 채권금리까지 상승하게 되는 겁니다.
또한 채권금리는 물가와 유사한 움직임을 보입니다. 물가가 높으면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높여 물가안정을 꾀하게 되는데,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시중금리가 올라가고, 시중금리가 올라가면 다시 채권 금리에도 영향을 줍니다.
여기서 더 큰 문제는 미국과 중국이 재정적자 정책으로 채권금리가 올라가면, 신흥국에 투자되었던 자본이 높은 수익을 찾아 미국과 중국으로 몰려간다는 점입니다. 그러니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미국과 중국같은 국가의 재정적자 정책이 세계 경제를 위협하는 것이죠.
*관련 기사 하나를 링크합니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4041527101
정리하는 글
오늘은 미국과 중국의 재정적자가 어떻게 세계 경제에 위협이 되는지 살펴봤습니다. 동시 재정정책이 무엇인지 또 어떻게 실행되는지도 함께 살펴봤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금과 같이 미국과 중국이 재정적자를 통해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하면 추가적인 물가 상승을 자극하게 되고, 채권금리 상승을 자극할 수 있으며, 신흥국의 자본유출을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전 세계가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로 고통을 겪고 있는 와중에 자국의 이익과 상황만을 내세워 이웃국가들을 괴롭게 만드는 작금의 상황이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그럼에도 우리 경제가 조금씩 나아질 거라는 믿음을 저버려선 안 되겠죠.
그럼 오늘은 이렇게 글을 정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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