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자산 가격을 결정하는 총량
세상에는 참 다양한 종류의 자산들이 있습니다. 부동산, 동산, 주식, 채권, 원자재 등 우리가 부를 축적하기 위해 투자하는 자산들은 수없이 많습니다. 그리고 이 많은 자산들은 유무형의 형태로 자리하고 있죠. 하지만 실물자산이든 금융자산이든 그 어떤 형태의 자산이든 간에 이런 자산들의 가격을 결정하는 요소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총량’입니다.
총량에 대한 이해는 자산 가격의 움직임을 이해하는 핵심
공급이 늘었다 혹은 줄었다, 자산을 매각했다 혹은 매입했다. 물량이 늘었다 혹은 줄었다와 같은 표현들은 결국 해당 자산의 총량이 어떻게 변했는지를 의미합니다. 총량은 자산 가격을 결정하는 주요 요인이지만, 큰 틀에서 보면 총량 역시 수요와 공급의 원리를 따릅니다.
먼저 부동산 가격의 움직임부터 살펴보겠습니다. 가령 부동산 가격이 안정되어 있는 상태에서 정부가 부동산을 대폭 늘리겠다는 발표를 하면 부동산 가격은 어떻게 움직일까요? 현재 부동산 공급과 수요가 일정한 상태로 유지되고 있는 가운데, 공급을 크게 늘리면 부동산 총량이 늘어나게 됩니다. 총량이 늘면 수요는 상대적으로 줄어들죠. 수요가 줄면? 가격은 떨어집니다.
이처럼 정부가 부동산 공급을 크게 늘리겠다는 발표를 하면 이는 곧 부동산 총량을 늘리겠다는 것과 다름없는 말이기 때문에 이런 심리가 시장에 반영되면 부동산 가격은 떨어집니다. 반대로 부동산 공급을 줄이면 이는 부동산 총량이 줄어들었다는 것을 의미하기에 향후 부동산 가격은 올라갑니다.
그럼 주식이나 채권과 같은 금융 상품은 어떨까요? 이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주식이나 채권이 오랫동안 일정한 가격으로 유지되고 있다는 것은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이루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이런 금융상품 역시 수요와 공급에 변화가 생겨 총량이 움직이면 가격도 움직입니다.
만약 정부가 국채를 대량으로 발행한다고 발표했다면 앞으로 채권 가격은 어떻게 될까요? 수요와 공급이 일정한 상태로 유지되고 있는 가운데 공급만 크게 늘어난 겁니다. 이는 채권 총량을 늘리기 때문에 채권 가격이 떨어지는 결과로 나타납니다. 단, 채권가격은 금리와 역의 관계를 이루기 때문에 채권 가격은 하락하는 반면 금리는 상승하게 되죠.
이번에는 원자재인 금으로 총량을 살펴보겠습니다. 현재 금 1g의 가격은 10만 원 정도 합니다. 몇 개월 동안 이 수준을 유지하고 있죠. 그런데 갑자기 중국의 중앙은행이 외환보유고 있는 달러를 모두 금으로 바꾸겠다는 발표를 한다면 금 가격은 어떻게 변할까요?
수요와 공급이 일정하게 유지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중앙은행의 금 수요만 크게 늘어나게 되었죠. 수요의 증가는 금의 총량에 영향을 미칩니다. 총량을 줄이는 역할을 하는 것이죠. 이는 시중에서 살 수 있는 금이 크게 줄어든다는 뜻입니다. 그러면 금 가격은 크게 상승하게 됩니다.
총량은 ‘욕조에 담긴 물의 양’
총량이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면, 욕조에 담긴 물을 생각해 보시면 도움이 됩니다. 그런데 그냥 욕조에 물이 담겨있는 것만 연상하는 것이 아니라 위쪽 수도꼭지에서는 물이 흘러 나오고 아래쪽 배수구에서는 물이 흘러 나가고 있는 상황까지 연상하셔야 합니다. 그러면서 욕조에는 몸을 담그기에 딱 적당한 양의 물이 담겨 있는 것이죠. (조금만 상상력을 동원해 보세요.)
여기서 욕조는 자산시장의 규모를, 욕조 담긴 물은 시장에 풀린 자산의 총량을, 수도꼭지는 자산의 공급을, 배수구는 자산의 수요를 의미합니다.
그런데 누군가가 수도꼭지를 살짝 잠그면 어떻게 될까요? 공급이 줄어드는 겁니다. 그러면 들어오는 물의 양보다 빠져나가는 물의 양이 더 많기 때문에 욕조에 담긴 물은 적어질 겁니다. 물이 귀해지는 것이죠. 필요한 양보다 물이 적어지니 물의 가치는 높아집니다. 물 값이 비싸지는 것이죠. 즉 공급이 줄어 자산가치가 올라가는 겁니다.
그럼 반대로 일정한 물이 나오고 있는 상태에서 배수구 구멍을 줄이면 어떻게 될까요? 일정한 물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배수구 구멍이 줄어드니 욕조에 담긴 물은 많아지게 될 겁니다. 이번에는 물이 흔해집니다. 필요한 양보다 물이 많아지니 물의 가치는 낮아집니다. 물 값이 싸지는 것이죠. 즉 수요가 줄어 자산가치가 올라가는 겁니다.
이처럼 수요와 공급이 총량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이해한다면, 자신이 투자한 자산과 관련된 정책이 발표되거나 자산시장에서 이벤트가 발생했을 때, 이를 토대로 향후 자산가격의 움직임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
시장규모와 총량
시장 규모가 커지면 총량도 함께 늘어납니다. 즉 욕조의 크기가 늘어남에 따라 담기는 물의 양도 늘어난다는 것이죠. 반대로 시장의 규모(욕조의 크기)를 결정하는 것은 총량(물의 양)입니다. 총량이 늘어난다는 것은 해당자산에 대한 매매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뜻입니다. 위의 예로 설명하면 공급되는 물의 양도 많고, 빠져나가는 물의 양도 많다는 뜻입니다. 들어오고 빠지는 양이 많아질수록 안정적으로 물을 담기 위한 욕조의 크기도 커져야겠죠.
시장규모와 총량이 커지면 해당 자산시장이 안정적으로 운영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자산시장이 안정적으로 운영된다는 것은 자산가격의 변동성이 낮다는 것을 뜻합니다. 빠져나가는 만큼 다시 들어오기 때문에 웬만한 충격으로는 쉽게 욕조에 물이 바닥나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것입니다. 경제위기급 충격(욕조 사용을 전혀 못하는 상황)만 찾아오지 않는다면 말이죠.
정리하는 글
오늘은 ‘모든 자산 가격을 결정하는 총량’이라는 제목으로 자산 가격이 어떤 원리로 결정되는지 ‘욕조에 담긴 물’로 예시를 들어 설명드렸습니다.
제가 총량에 대한 개념을 강조한 이유는 총량이 어떻게 변화되는지를 이해할 수 있어야만 자산가격의 향방을 예측할 수 있고, 또 이를 바탕으로 효율적으로 투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자산이든 결국 총량으로 그 가치(가격)가 결정된다는 사실! 꼭 기억해 두시기 바랍니다.
그럼 오늘은 이렇게 글을 정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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