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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생활경제

두 가지 유형의 자산버블

by 순수한 땡글 2024. 5. 21.

두 가지 유형의 자산버블

 

 

간혹 금융시장이 요동칠 때마다 버블이 아니냐고 걱정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특히 오랫동안 자산 가격을 관찰했던 분일수록 갑작스러운 자산 가격 변동에 먼저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바라보는 것이죠. 충분히 합리적인 의심입니다.

 

하지만 투자자산의 적정가격이 얼마냐 하는 문제는 결국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지, 단시간 내에 자산 가격의 상승이나 하락만 보고 판단할 문제는 아닙니다. 대부분의 가격 상승은 어떤 트리거로 발생하지만 여기에는 가수요와 투기수요뿐 아니라 실수요와 해당 자산의 미래가치에 대한 긍정적인 기대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결국 버블이냐 아니냐는 시장 가격이 말해줍니다. 하지만 버블도 시장에 커다란 충격을 줄 수 있는 버블이 있고, 그렇지 않은 버블이 있습니다. 이는 투자 의사결정 시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오늘은 이 내용을 담아보려고 합니다.

 

 

첫 번째 유형의 자산버블, ‘신용으로 촉발된 버블

 

신용으로 촉발된 버블은 빚내서 투자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을 때 발생하는 현상입니다. 2008년 금융위기가 바로 신용으로 촉발된 버블의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돈으로 투자를 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투자에 대한 책임을 혼자 지면 그만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빚을 내서 투자하는 레버리지 투자는 손실이 발생했을 때 감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 치닫게 됩니다.

 

빚은 결국 '남의 돈'입니다. 그래서 빚을 이용한 투자는 자신의 자산 손실뿐 아니라 타인에게도 피해를 줄 수 있습니다. 물론 분명한 상승 시그널을 읽고 빚을 내 투자하는 것은 자신의 부를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혹여라도 시장이 하락세로 돌아서면 감당할 수 없는 손실로 돌아올 수 있는 것이 레버리지 투자입니다. 그래서 투자계에 오랫동안 몸 담은 분들은 투자에 있어 지나친 확신을 피해야 한다고 경고합니다.

 

2008년 금융위기는 부채를 상품화했던 것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발생했던 사건입니다. 이처럼 신용으로 촉발된 버블이 붕괴할 때는 신용 경색과 함께 금융시스템 전반에 충격을 가합니다. 당시의 버블은 투자자를 위축시키고 가계 지출의 급격한 감소를 가져왔으며 경기침체를 불러왔습니다.

 

 

두 번째 유형의 자산버블, ‘비합리적 과열로 발생된 버블

 

시장에서는 때론 비합리적인 과열이 발생하곤 합니다. 미래에 대한 지나친 낙관론이 지배하거나, 투자자산에 대한 과도한 맹신이 생기거나, 중앙은행의 유동성 공급 소식 나오면 자산 가격이 쉽게 급등할 수 있습니다.

 

비합리적 과열로 발생된 버블의 대표적 사례는 2000IT버블을 들 수 있습니다. 당시 IT 산업에 대한 장밋빛 전망과 지나친 낙관론이 결부되며 비합리적 과열로 이어졌고, 이는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습니다.

 

하지만 부채로 인한 버블과는 다르게 비합리적 과열로 형성된 버블은 상대적으로 경기침체 정도가 경미한 편입니다. 또한 경우에 따라 경기침체로 이어지지 않을 수도 있고 침체기간도 상대적으로 짧은 편입니다. 빚으로 시작한 투자가 아니기 때문에 손실에 따른 피해가 투자 당사자에게 한정되기 때문입니다.

 

 

현재 미국의 주식시장

 

미국 주식시장은 위험자산의 대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공지능을 비롯한 IT기업들의 자산 가치 상승은 전 세계 자금이 쏠린 결과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금리가 5% 이상으로 유지되고 있는데도 주가가 연 고점을 찍고 있는 것은 해당 자산에 대한 지나친 기대를 반영하는 것입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충분히 검토해야 할 부분입니다.

 

현재 미국 주식시장의 일부섹터들에 대한 쏠림현상은 비합리적 과열에 가깝습니다. 따라서  위험이 터졌을 경우 금융위기로 번질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적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이 또한 버블입니다. 향후 미국 주식시장은 기업의 성장과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급격한 가격 붕괴가 일어날 가능성이 큽니다

 

 

정리하는 글

 

오늘은 자산 가격 버블이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누어진다는 사실을 전하면서, 이 버블이 부채로 빚어진 것인지 아니면 비이상적인 과열로 나타난 것인지에 따라 향후 시장에 미칠 수 있는 충격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말씀드렸습니다.

 

부채로 생긴 버블이든 비이성적 과열로 발생한 버블이든 버블은 좋은 징조는 아닙니다. 결국 가격이 하락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으로 투자에 임한다면, 비이성적인 과열은 조정의 한 과정으로 바라볼 수도 있는 반면, 부채로 형성된 버블은 자산 가격 폭락을 넘어 경기침체를 동반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경계해야 할 것입니다.

 

그럼 오늘은 이렇게 글을 정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