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사업경쟁력을 가늠할 수 있는 기준(자금조달 방식)
주식투자를 할 때 기업의 사업경쟁력을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은 무엇이 있을까요? 기업 매출액, 영업이익, 당기 순이익, 사업과 관련된 호재, 재무상태, 연구개발 인력, 제조설비, 사업비전 등 여러 가지 기준이 있을 것입니다. 물론 언급한 요인들도 당연히 중요하지만 저는 이번 글을 통해 투자하려는 기업의 자금조달 방식을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해당기업의 사업경쟁력을 가늠할 수 있다는 사실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그럼 이제부터 그 이유를 설명드리겠습니다..
<기업의 사업경쟁력을 가늠할 수 있는 기준(자금조달 방식) 글 구성>
1. 기업이 남의 돈을 빌리는 세 가지 방식
2. 사업에 대한 자신감을 반영하는 자금조달방식, 채권
3. 기업의 자금조달 방식에서 추가로 알아둬야 할 사항
4. 정리하는 글
기업이 남의 돈을 빌리는 세 가지 방식
사업을 자기 돈으로만 운영하는 사람은 드뭅니다. 충분한 자금이 있어야 좋은 인재도 뽑고 연구개발이나 설비에도 투자를 할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창업가들은 사업을 시작할 때 남의 돈을 빌려 시작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돈을 빌리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대표적인 방법은 크게 세 가지를 들 수 있습니다.
먼저 은행에서 돈을 빌리는 방법이 있습니다. 기업이 개인처럼 은행에서 대출을 받는 것이죠. 다만 은행은 대출을 받으려는 기업이 규모가 작고 매출도 저조하다면 선뜻 돈을 내주지 않습니다. 설령 은행이 돈을 빌려준다고 하더라도 높은 이자를 제시할 겁니다. 사업을 처음 시작할 때 은행에서 큰 자금을 빌리기 어려운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두 번째는 주식을 발행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대한민국에서는 대부분의 기업들이 이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사업 초창기에는 대부분 지인이나 가족들에게 돈을 빌려 사업을 시작하지만 규모가 커질수록 시장으로 눈을 돌립니다. 하지만 시장도 아무 조건 없이 돈을 빌려주진 않습니다. 그래서 기업들은 자신들의 자산을 증권화해 투자를 유치하곤 합니다. 바로 이 증권이 주식입니다. 주식 발행을 통해 외부인으로부터 자금을 끌어오는 방식인 것이죠. (주식은 기업회계장부에 자본으로 기록됩니다.)
세 번째는 채권을 발행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채권은 쉽게 말해 ‘빚 문서(차용증)’입니다. 은행에서 대출을 받거나 큰 자산을 갖고 있는 사람으로부터 돈을 빌리는 것과 비슷하지만, 차이점이 있습니다. 은행대출이나 차용은 단일 기관(사람)으로부터 돈을 빌리는 방식이지만, 채권은 다수의 외부인(시장참여자)으로부터 돈을 빌리는 방식입니다. 채권을 발행하는 기업은 시장참여자들에게 돈을 빌리는 대신 만기일과 이자 그리고 원금을 명시한 증서를 제공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채권입니다. (채권은 기업회계장부에 부채로 기록됩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질문을 하나 드리겠습니다. 만약 사업주가 자신의 사업이 성공할 거라는 분명한 자신감이 있다면, 이 사업주는 주식을 발행할까요? 아니면 채권을 발행할까요?
사업에 대한 자신감을 반영하는 자금조달방식, 채권
위 질문에 대한 답은 ‘채권’입니다. 그 이유는 주식을 발행하는 것은 자기 자산을 타인에게 판매하는 행위지만, 채권을 발행하는 것은 단지 이자를 주고 돈을 빌리는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앞에서 주식은 회계장부에 자본으로 기록되고, 채권은 부채로 기록된다고 적어놓은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를 설명하기 위한 사전작업이었습니다.
직관적인 이해를 돕기 위해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먼저 몇 가지 가정이 필요합니다.
가정 1) 어떤 사업주가 사업을 시작하는데 필요한 자금은 2억 원입니다.
가정 2) 이 자금이 순조롭게 투입되면 매년 2천만 원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가정 3) 현재 사업주가 보유한 자금은 1억 원, 추가로 필요한 자금은 1억 원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주식을 발행하는 경우 사업주는 주식 발행 뒤 1억 원어치는 본인이 사고, 남은 1억 원어치는 시장참여자(투자자)에게 팔아야 합니다. 주식을 모두 팔았다면 이 사업에 대한 권리는 사업주와 시장참여자들이 반반씩 나눠 갖게 됩니다. 이에 따라 사업을 시작해 수익이 2천만 원 발생되면 이 돈을 재투자하지 않는 한, 사업주와 투자자는 1천만 원씩 나눠 가져야 합니다. 따라서 사업주는 1억 원을 투자해 매년 1천만 원의 수익을 얻는 셈이 되고, 여기서 투자수익률은 10%가 됩니다.
그럼 이번에는 채권을 발행하는 경우를 살펴보겠습니다. 사업주는 1억 원 규모로 주식을 발행한 뒤 이를 모두 사들이고, 부족한 1억 원은 채권을 발행해 시장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합니다. 이때 발행한 채권금리가 5%라고 한다면 사업주는 매년 채권발행으로 빌린 돈 1억 원의 5%에 해당되는 5백만 원을 채권 매수자에게 지급해야 합니다. 따라서 1년 수익금 2천만 원 중 5백만 원을 이자로 지급하고 남은 돈 1천5백만 원입니다. 즉 사업주는 자신이 투자한 돈 1억 원에 대해서 매년 1천5백만 원의 수익(15% 수익률)을 올리게 되는 것이죠. 주식으로 자금을 조달했을 때보다 수익률이 5% 높아진 겁니다.
채권을 발행한다는 것은 남에게 경영권을 넘겨주지 않고 당장 필요한 돈만 빌려 자기 수익을 높이겠다는 의지가 담겨있습니다. 주식은 돈을 갚을 필요가 없지만, 채권을 돈을 갚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주식발행에는 지분을 타인에게 양보하고 사업주가 얻을 수 있는 수익을 줄여도 좋다는 생각이 담겨있습니다. 반면 채권발행에는 사업주가 남에게 필요한 돈만 빌리고 자기 수익을 극대화하고자 한 의지가 담겨 있습니다. 따라서 채권을 발행한다는 것은 사업주가 자신의 사업에 더 강한 자신감을 갖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기업의 자금조달 방식에서 추가로 알아둬야 할 사항
참고로 기업은 안정적으로 사업을 운영하고 견실하게 성장하면 채권발행 금리를 낮출 수 있습니다. 투자자들 역시 사업이 안정되었기(리스크가 낮아졌기) 때문에 낮은 금리를 감수할 수 있게 되고요. 이런 상황이 조성된다면 기업의 수익률은 더욱 높아지게 됩니다.
지금껏 살펴본 바와 같이 채권을 발행하면 주식을 발행했을 때보다 기업의 수익률이 높아집니다. 하지만 항상 이 방식이 옳은 것은 아닙니다. 가령 위의 채권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위기가 발생해 채권 금리가 5%에서 10%로 올라가거나 그 이상이 되면, 주식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것과 다를 바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단순히 채권을 발행하는 기업이 좋다고 판단하기보다는 투자하려는 기업의 주식조달 비용과 채권조달 비용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그래야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있으니까요.
정리하는 글
오늘은 ‘기업의 사업경쟁력을 가늠할 수 있는 기준(자금조달 방식)’이란 제목으로 주식과 채권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기업들의 속사정을 살펴봤습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어떤 기업이 자신들의 사업에 자신감을 갖고 있는지 알 수 있었죠.
주식이나 채권이나 모두 기업이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이지만, 투자자들은 기업의 자금 조달방식에 따른 특성과 세부내역을 파악하고 있어야 성공적인 투자가 가능합니다. 작은 차이가 결국 큰 차이를 만들어내듯이 저 또한 소소한 지식이 훌륭한 투자결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늘 노력해야겠습니다.
그럼 오늘은 이렇게 글을 정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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