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은 어떻게 구성되는가
‘금융시장’이란 ‘금전을 융통할 수 있는 시장’입니다. ‘금전’이라는 단어는 본래 ‘금으로 만든 돈’을 뜻하지만 현재는 종이(신용) 화폐를 가리킵니다. ‘융통’이라는 단어는 ‘금전 또는 물품 따위를 돌려쓴다.’는 뜻입니다. 즉 금융시장은 ‘종이(신용) 화폐를 돌려쓰는 시장’이라 풀어 말할 수 있는 것이죠.
금융시장은 금융거래의 ‘기간’과 상품 ‘형태’에 따라 ‘단기금융시장’과 ‘장기금융시장’으로 나뉘고, ‘거래방식’에 따라 ‘직접금융시장’과 ‘간접금융시장’으로 나누어집니다.
단기금융시장과 장기금융시장의 종류와 특성
단기금융시장
‘단기금융시장’은 ‘단기자본시장’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일반적으로 단기금융시장은 1년 이내의 상품을 매개로 자금을 융통합니다. 대표적인 단기금융시장에는 CALL(콜), CP, CD, RP, CMA 등이 있습니다.
‘CALL’이란 은행이나 증권사 같은 금융기관이 일시적으로 자금이 부족할 때 다른 금융기관으로부터 단기로 자금을 빌려 쓰는 금융거래입니다. Call(콜)이란 말은 과거에 은행이 다른 은행으로 자금을 요청할 때 전화를 걸었던(Call) 모습에서 유래되었습니다. Call은 보통 하루를 만기로 자금을 빌리는 초단기 거래로 이루어집니다. Call(콜) 거래를 할 때 붙는 이자를 Call(콜) 금리라고 합니다. 단기금융시장에서의 대표금리입니다.
‘CP’는 기업어음(Commercial paper)을 뜻합니다. ‘어음’은 돈을 빌린 사람(채무자)이 돈을 빌려준 사람(채권자)에게 갚아야 할 돈과 지급 일자를 정해 발행하는 증서입니다. 어음을 발행한 채무자는 지급일까지 갚아야 할 돈을 계좌에 넣어야 하고, 어음을 받은 채권자는 약속한 지급일에 채무자의 은행계좌에서 돈을 찾아갈 수 있습니다. 단, 지급일 전이라도 채권자는 자신이 보유한 어음을 금융기관에 팔면 돈을 받아갈 수 있습니다. 보통 어음은 주로 91일 만기로 발행됩니다. CP금리 역시 대표적인 단기금리입니다.
‘CD’는 양도성예금증서(Certificate of deposit)를 말합니다. 은행들이 영업에 필요한 자금 마련을 위해 발행하는 예금증서입니다. CD는 예금이긴 하지만 채권처럼 만기 전에 타인에게 판매가 가능합니다. 그래서 ‘타인에게 양도가 가능한 예금증서’라는 뜻에서 양도성예금증서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됐습니다. CD는 만기가 100일 이내로 발행되는 경우가 많으며 시중에서는 주로 91일짜리 만기 상품이 거래됩니다. CD거래에 붙는 금리는 단기와 중기 금리의 대표 지표로 통합니다.
‘RP’는 환매조건부채권(Repurchase agreement)을 뜻하며, ‘레포(repo)’라고도 불립니다. 이 채권은 환매, 즉 도로 사들인다는 조건을 붙여 발행됩니다. RP는 주로 금융사들이 발행합니다. 보통 만기가 1~3개월 단기로 발행되는 경우가 많아 금융사들이 자금을 융통하는데 유용하며, 채권 매수자 역시 여유자금을 굴리는데 유리합니다. RP금리는 콜 금리와 함께 단기금융 시장의 대표 금리로 통합니다.
CMA는 ‘Cash management account’의 약자로 금융 회사가 고객이 맡긴 예금을 어음이나 채권에 투자해 고객에게 수익을 돌려주는 금융 상품입니다. ‘어음관리계좌’ 혹은 ‘종합자산관리 계좌’라고도 불리며 단기금융 시장에서 활발하게 거래됩니다. 이 상품은 수익뿐 아니라 손실도 분배하는 상품입니다. 참고로 종합금융회사가 발행하는 CMA는 예금자보호법의 보호를 받아 5천만 원까지 보호를 받지만, 증권사가 발행하는 CMA는 예금자보호법의 보호받지 못합니다. 다만 증권사의 CMA는 종금사의 CMA보다 이자가 조금 더 높습니다.
장기금융시장
장기금융시장은 자금을 장기로 거래하는 금융시장입니다. 장기금융시장은 자본시장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보통 사업용 자본은 장기로 거래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자본시장에서도 유가증권을 발행하는 증권시장이 대표적입니다. 그래서 자본시장을 증권시장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장기금융시장은 자본시장이자 증권시장입니다. 모두 같은 의미입니다.
유가증권의 대표상품은 채권과 주식입니다. 채권은 기업을 비롯해 정부와 공공기관 등에서 발행하는 한편, 주식은 주식회사만 발행할 수 있습니다. 채권은 차용증의 한 종류로 만기일과 확정이자가 존재하지만, 주식은 기업의 자본으로 인식되기 때문에 정해진 만기가 없습니다. 두 증권 모두 장기금융시장을 대표하는 상품입니다.
*채권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면 아래 링크를 눌러주세요.
2024.03.12 - [경제/생활경제] - 채권 이해하기 (개념, 종류, 특징)
직접금융시장과 간접금융시장의 종류와 특성
금융시장은 거래형태에 따라 직접금융시장과 간접금융시장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직접금융은 자금 수요자와 공급자가 직접 거래하는 금융형태를 말합니다. 기업이 채권이나 주식 등을 발행하면 개인이나 기관이 시장에서 직접 상품을 사는 형태를 말합니다.
이에 비해 간접금융은 자금 수요자와 공급자 사이에 중개자를 둔 거래형태를 뜻합니다. 여기서 중개자는 보통 은행을 말합니다. 은행은 자금 공급자에게 예금을 받고 이에 따른 예금증서를 발행합니다. 이렇게 받은 예금을 자금이 필요한 자금 수요자에게 대출을 해주고 대출증서를 발행합니다. 이런 식으로 은행은 예금자(자금 공급자)와 대출자(자금 수요자) 사이에서 자금을 중재하며 간접금융시장을 형성합니다.
정리하는 글
금융시장은 기간(1년 기준)과 상품 형태에 따라 단기금융시장과 장기금융시장으로, 거래방식(중개자 존재여부)에 따라 직접금융시장과 간접금융시장으로 구성됩니다. 금융시장에는 다양한 상품이 존재합니다. 따라서 우리는 자신에게 적합한 방법을 찾을 수 있으려면 적어도 금융시장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금융시장에 대한 이해 없이, 무작정 남들을 따라 하거나 ‘카더라‘ 통신’에 의존해 투자하는 것은 ‘투자’가 아니라 ‘투기’가 될 수 있습니다. 경제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함께 자신만의 투자 철학과 지식을 갖췄을 때 비로소 진정한 투자자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참고문헌: 『경제기사 궁금증 300문 300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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