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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생활경제

스티키 인플레이션(sticky inflation)이 발생하는 이유

by 순수한 땡글 2024. 3. 22.

스티키 인플레이션(sticky inflation)이 발생하는 이유

 

요즘 스티키 인플레이션(sticky inflation)이라는 용어가 경제 기사에서 자주 등장하고 있습니다. 스티키(Sticky)라는 단어는 끈적거리는이란 의미고, 인플레이션은 물가상승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스티키 인플레이션(sticky inflation)을 직역하면, ‘끈적거리는 물가상승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쉽게 물가가 잡히지 않는 현상을 말합니다.

 

본래 스티키(sticky)’라는 용어는 미국 연준(FED) 이 낮은 변동성을 보이는 재화와 서비스를 바탕으로 집계한 스티키 소비자물가지수(CPI)’에서 비롯되었습니다. 2021년 미 연준의 파월 의장이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라고 말했을 때 스티키 CPI’가 물가 급등을 예고해 주목을 받은 바 있습니다.

 

현재 미 연준(FED)이 원하는 물가 수준은 2%입니다. 그리고 기준금리 역시 2%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이를 *중립금리라고 하는데요. ‘중립금리, ‘경제가 인플레이션이나 디플레이션 압력을 받지 않는 이상적인 금리 수준’을’ 뜻 합니다. 즉 물가가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은 금리 수준이 2%라는 것이죠.

 

미국은 코로나19 사태 이후로 치솟은 물가를 잡기 위해 다양한 *긴축정책을 쓰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하필 지금 스티키 인플레이션(sticky inflation) 등장한 것일까요?

 

그 이유를 찾아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이미지 출처: 한국경제 티비

 

 

1. 지정학적 리스크

현재 전 세계는 지정학적 리스크로 골치를 앓고 있습니다. 특히 수에즈 운하와 파나마 운하를 지나가는 선박들이 전쟁과 기후문제로 이 지역을 통과하지 못하고 있어 운송비용이 상승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도 수에즈·파나마 운하의 물동량이 3분의 1 가량 급감했다는 언론보도가 나왔습니다.

 

또한 중국은 남중국해와 대만해협이 연결되어 있는 지역에서 텃세를 부리고 있습니다. 중국입장에서는 이 지역을 장악하지 못하면 해상 실크로드 건설이 무산됩니다. 그래서 중국은 주변국들과 갈등을 빚으면서도 막무가내 행동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근래에는 필리핀과 잦은 충돌을 보이고 있는데, 중국은 자신들의 영역이라 주장하는 지역에 필리핀 선박이 접근하면 항로를 통제하거나 퇴거 조치하는 등 강압적인 행동을 보이고 있습니다.

 

중동, 아메리카, 동남아시아 지역에서의 리스크는 운송비용을 상승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꼽힙니다. 비용 상승은 물가상승 압력을 높입니다.

 

 

2. 미국의 경제의 견고함

현재 미국에서는 고금리 상황에서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가 큰 폭으로 상회하고 있고, 주택가격 또한 크게 오르고 있습니다. 물론 상업용 부동산이 여전히 미국 경제에 리스크로 자리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미국경제는 둔화된 물가상승률과 튼튼한 고용을 나타내면서 여전히 견고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더구나 20243FOMC회의 후 파월의장이 *양적긴축(QT)을 축소하겠다고 공식 발표까지 했으니, 앞으로도 물가는 쉽게 사그라질 것 같아 보이지는 않습니다. 이처럼 미국 경제가 튼튼한데 연준(FED)이 강한 *긴축통화정책을 실행할 이유가 없는 것이죠.

 

 

3. 인플레이션의 독특한 특징

인플레이션에는 사람들의 심리가 반영됩니다. 사람들은 물가가 지속적으로 올라갈 것(인플레이션이 발행할 것)이라 생각하면 지금 당장 필요 없는 물건도 미리 사두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를 기대인플레이션이라고 합니다.

 

물건을 쟁여두는 사람 중에는 다른 사람에게 돈을 빌려 물건을 구매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물건을 쟁여두는 행위가 개인에게만 국한되는 것은 아닙니다. 기업도 원자재 가격이 상승할 거라 예상하면 미리 물량을 확보해 둡니다..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물가가 오른다는 기대가 팽배해질수록 투기 수요도 몰려듭니다. *헤지펀드나 투기세력이 원자재 선물거래를 통해 가뜩이나 오른 물가를 더욱 부추깁니다. 이처럼 기대인플레이션이 팽배해질수록 실수요뿐만 아니라 가수요까지 합세하며 물가를 끌어올립니다. 

 

 

4. 어설픈 금융정책

샤워실의 바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중앙은행의 정책을 풍자하는 말인데요. 중앙은행이 물가가 높으면 긴축처방을 내렸다가 물가가 낮으면 완화처방을 내리면서 되려 경기가 악화되는 현상을 뜻합니다.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중앙은행이 시장 참여자들의 눈치를 보기 때문입니다. 물론 물가와 성장을 모두 안정시키는 것이 중앙은행의 주요 책무이기 때문에 결코 쉽지 않은 일이지만, 어설프게 시장참여자들의 눈치만 살피다가 어설픈 *금융정책 실행으로 성장과 물가를 모두 잡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정리하는 글

스티키 인플레이션(sticky inflation)은 지금 전 세계 금융시장에서의 주요 논쟁거리입니다. 중앙은행들이 현재의 상황을 잘못 판단해 엉뚱한 정책을 실행하거나 시장 참여자들에게 잘못된 시그널을 주면 자칫 2차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인플레이션은 수요증가, 임금상승, 공급부족이라는 세 가지 요소가 충족되었을 때 자기 몸집을 크게 불립니다. 과연 연준(FED)과 세계 주요 중앙은행들이 이 세가지 요소와 현재 문제되는 상황을 어떻게 타개해 나갈지 사뭇 궁금해집니다.

 

그럼 오늘은 이렇게 글을 마무리하겠습니다. 오늘도 함께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용어 설명>

*CPI(consumer price index): 소비자 물가 지수
*중립금리: 물가상승이나 하락압력 없이 잠재경제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는 금리 수준
*양적긴축(QT): 보유하던 채권을 만기 전에 매각해 시중 유동성을 흡수하는 것
*긴축통화정책: 시장에서 유통되는 통화량을 줄이는 정책.
*헤지펀드(hedge fund): 국제 및 외환 시장에 투자해 단기 이익을 올리는 투자 자금
*긴축정책: 과열된 경기를 억제하기 위해 시행하는 정부의 경제정책
*금융정책: 정부나 중앙은행이 금융시장을 통해 통화가치를 안정시키고 자금을 원활하게 수급하려는 정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