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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생활경제

금값을 결정하는 세 가지 요인

by 순수한 땡글 2024. 6. 14.

금값을 결정하는 세 가지 요인

 

 

경제가 위기신호를 보낼 때마다 움직이는 자산들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달러, 채권(국채), 금을 꼽을 수 있는데요. 이 세 가지 자산은 대개 안전자산이라고 불리고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 때문일까요? 최근 지정학적 긴장감과 다양한 경제 위기 속에서 중국의 중앙은행이 보유하고 있던 미국 채권(국채)을 팔고, 금 매입을 늘리고 있다는 소식이 언론에 보도되고 있습니다.

 

사실 금값을 움직이는 요인들은 이런 국가들의 수요 외에도 정말 많은데요. 오늘은 여러 요인 중에서도 대표적인 세 가지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2024년 골등뱅킹 가입추이
이미지 출처_한경_ 골등뱅킹 가입 현황

 

 

첫 번째 요인. 경제 상황

 

금은 오랜 시간이 지나도 가치가 유지되는 자산입니다. 그래서 주식이나 부동산 가치가 급락하면 많은 사람들이 금을 찾는 경향이 있습니다. 경제가 불안할수록 사람들이 자신의 부를 안전하게 지킬 수 있는 금과 같은 자산을 찾게 되는 것이죠.

 

이 과정에서 금에 대한 수요는 늘어나는 반면 공급은 상대적으로 줄어듭니다. 공급은 일정한데 수요만 크게 늘어나는 것이죠. 이는 공급부족 수요초과 현상으로 이어집니다. 이런 현상이 지속될수록 금값은 자연스럽게 상승합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경제가 활황일 때도 금값이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입니다. 물론 다른 투자 자산에 비해 가격의 상승폭이 크지는 않지만, 그동안의 금값 추이를 살펴보면 시중 유동성의 영향을 받는 경우 상승 추세를 이어왔습니다.

 

다만 주식시장이나 다른 투자자산 매력이 금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경우에는 오히려 금값이 하락할 수 있습니다. 더 높은 수익으로 자본이 이동하는 것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은 특정 시점뿐 아니라 정상적인 경제상황에서도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며 가격이 상승했습니다.

 

경제가 디플레이션(물가가 하락하면서 화폐가치가 상승하는 현상)에 빠진 초기에는 금값은 하락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 시기에는 사람들이 자산에 투자하기 보다는 돈을 가지고 있으려는 경향이 강해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기 위해 유동성을 공급하면 금값도 상승하기 시작합니다.

 

 

두 번째 요인, 달러의 가치

 

금은 달러의 가치와 반대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비교적 가까운 시기에 금과 달러의 움직임을 명확하게 볼 수 있는 때를 찾아보면 2008년 금융위기와 2020년 코로나19 사태를 들 수 있습니다. 당시에는 달러의 가치는 크게 치솟았던 반면 금 가격은 잠시 상승했다가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즉 달러의 가치는 치솟았고, 금값은 하락했습니다.

 

금은 위의 두 시기 외에도 역사적으로 유사한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금과 달러가 반대의 움직임을 본격적으로 보인 시기는 1972년 닉슨쇼크 이후입니다. 닉슨쇼크 이전에는 금과 달러의 가치가 서로 고정되어 있는 금본위제 시대였기 때문에 금과 달러의 가치가 동일하게 오르고 동일하게 하락했습니다. 하지만 닉슨대통령이 금태환제를 폐지하면서 이 둘의 관계는 완전히 갈라지게 되었죠. 당시 달러의 가치는 하락했던 반면, 금 가격은 크게 상승했습니다.

 

1980년대에는 미 연준 의장인 폴 볼커가 인플레이션을 제압하기 위해 미국의 금리를 20% 가까이 급격하게 올리자 달러의 강세가 나타났고, 금 가격은 이 기간 내내 힘을 쓰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이 관계는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죠. 최근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이는 가운데 금값이 주춤하고 있습니다. 이 현상 역시 미국의 고금리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다만 지난 1년 간 미 연준(FED)의 기준금리 인상에도 금값이 크게 상승했었죠. 여기에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금값이 저평가되었다는 인식과 달러에 대한 불신을 꼽을 수 있습니다. 특히 미국 정부의 부채가 크게 늘면서 달러에 대한 불신이 크게 높아졌죠. 그리고 이러한 움직임에 따라 각국의 중앙은행들이 미국국채를 팔고 금을 사들이기 시작했던 겁니다.

 

 

세 번째 요인, 물가

 

1970년대에는 세계경제에 두 번의 위기가 찾아왔습니다. 1차 오일쇼크와 2차 오일쇼크가 그것입니다. 두 차례의 석유파동은 중동지역의 분쟁으로 발생했는데, 당시 전 세계로 향하던 석유공급이 중단되거나 차질이 생겼습니다. 국제 원유 값이 급등했고, 물가 전반이 상승했습니다. 물가가 높아지자 기업들은 생산원료 수입에 부담을 느꼈고, 이는 세계경제를 위축시켰습니다.

 

생활물가 전반이 오르자 금 가격도 상승했습니다. 물가가 오른다는 것은 화폐가치가 떨어진다는 말과 동일합니다. 같은 물건이라도 내일이면 동일한 가격으로 살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전과 같은 금을 사기 위해선 더 많은 돈을 지불해야만 했습니다

 

반대로 물가가 하락하면 금값도 이 영향을 받아 하락합니다. 물가가 하락했다는 것은 적은 돈으로도 물건을 살 수 있다는 뜻입니다. 오늘은 살 수 없던 물건이 내일이면 살 수 있는 것이죠. 그렇다면 이를 두고 물건 값이 하락했다고 말할 수도 있지만, 돈의 가치가 상승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 원리는 금 가격에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금값이 하락하는 것이죠.

 

 

정리하는 글

 

오늘은 금값을 결정하는 세 가지 요인을 살펴봤습니다. 제가 위의 세 가지 요인을 강조한 이유는 금값을 움직이는 요인들은 워낙 다양하기 때문에, 금 투자를 할 때에는 하나하나의 이벤트에 신경 쓰지 않고 중장기적 전략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한 예로 뉴스에서 금값이 상승한다는 소식을 접한 뒤 금 가격을 보면 어떤 경우가 많죠? 대부분 상승하기보다는 하락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뉴스보도가 나온 후에는 이미 시세차익을 얻은 세력들이 빠져나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금값을 볼 때는 당일 시세가 아닌 일정기간 동안 금 가격이 어떻게 움직였는지를 살펴야 합니다. 즉 추세를 봐야 한다는 것이죠. 짧으면 월 단위로, 길면 연 단위로 상승추세인지 하락추세인지를 살펴야 합니다.

 

그리고 추세를 살필 때는 분명한 기준이 필요 합니다. 그 기준이란 바로 위에서 언급한 요소입니다. 거시경제를 구성하는 요소죠. 따라서 금 가격이 위의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면 과감하게 털고 나올 줄도 알아야 합니다. 이것이 제가 금값을 움직이는 수많은 요소 중에서도 가장 강조하는 이유입니다.

 

현재는 미국의 고금리로 금값이 힘을 쓰지 못하고 있지만, 지정학적 위기와 인플레이션이 금값 상승에 힘을 더하고 있는 중입니다. 그래서 위기가 불거지거나 금리인하 전망이 강해지면 금값이 상승하고, 다시 긴축기조가 이어지거나 국제정세가 안정화될 기미가 보이면 금값이 하락하는 모습을 반복해서 보이는 것이죠. 하지만 앞서 언급했던 기준들 중에서 어떤 요인이 완전히 제거되거나 해소된다면 향후 금가격의 방향은 보다 명확해질 것입니다.

 

그럼 오늘은 이렇게 글을 정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