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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제이슈

경기는 나쁜데 자산 가격이 폭등하는 이유

by 순수한 땡글 2024. 4. 5.

경기는 나쁜데 자산 가격이 폭등하는 이유

 

 

최근 대한민국 실물경제를 보면 침체되어 있는 것 같은데 금융경제를 보면 주식, 비트코인, 원자재 선·현물 등 자산 가격이 폭등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미국에서는 장단기금리 역전차로 우려의 목소리가 가득함에도 오히려 주식과 주택시장은 이를 비웃듯 활활 타오르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실물경제가 좋아지면 금융경제에서도 주가도 오르고 자산가격도 오르면서 소비가 늘어나는데요. 지금의 모습은 이런 일반론에서 많이 벗어난 모습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경기는 나쁜데 지금 자산 가격이 왜 폭등하는지 그 이유를 하나하나 살펴보고자 합니다.

 

 

경기는 나쁜데 자산 가격이 폭등하는 이유

 

 

유동성 장세

 

제가 첫 번째로 원인으로 꼽는 것은 유동성 장세입니다. 유동성 장세라는 것은 기업의 실적과 상관없이 돈의 힘으로 주가가 오르는 경우를 말합니다. 이를 '금융장세'라고도 하는데요.

 

코로나19 사태 이후로 자산 가격이 급등했다가 금리를 올리자마자 크게 주저앉는 모습이 나타난 적이 있었습니다. 2021년 코스피지수가 3000선을 돌파했다가 2500선으로 주저앉았고, 부동산도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가 큰 폭으로 가격이 떨어지면서 침체상태에 놓이게 되었죠.

 

하지만 202312월 미국의 연준(FED)의 제롬파월 의장이 24년에 세 차례의 금리인하를 계획하고 있다는 코멘트를 남기면서 금리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높아졌고, 덕분에 그동안 고금리 여파를 피해 숨어있던 시중 유동성이 다시 나오기 시작한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아직 금리인하를 시작하지는 않았지만, 투자자들이 자산 가격이 상승할 것을 예견하고 미리 오를만한 자산을 골라 투자를 시작했던 것이죠. 국내 부동산은 아직도 침체상태에 놓여있지만, 미국의 주택가격은 큰 폭으로 상승했고, 기술주 중심의 주가도 크게 튀어 올랐으며, 각종 원자재 가격도 크게 상승했습니다.

 

 

미래지향적인 시장의 관점

 

주가는 경기를 선반영 한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경기가 불확실한 상태에서도 주가가 오르는 기업들이 있습니다. 특히 미래에 가치가 높아질 것이라 예상되는 기업들이 그렇습니다.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소위 말하는 빅테크 기업들에 거는 기대가 높아지는 것이죠. 그 중에서도 투자자들은 *고PER(주가수익비율)기업을 노리는 겁니다. 아무래도 앞으로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기업에 미리 투자를 해야 높은 이익을 창출할 수 있을 테니까요.

 

이것은 주식에만 한정되지 않습니다.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자산도 마찬가지로 미래지향적인 시장의 관점이 작용됩니다. 비트코인의 경우에는 반감기라는 독특한 특징 때문에 가격이 오른 영향도 크지만, 앞으로 다가올 미래의 주요한 기술이라는 시각과 현 화폐시스템의 문제에 대한 대안으로 가격이 오른 측면도 큽니다.

 

금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금은 달러 대척점에 있는 자산으로 *헤징으로 유용한 자산입니다. 하지만 금은 그 자체로도 충분한 가치를 지닌 투자자산이기도 합니다. 특히 근래에는 중국의 경기침체 대한 우려와 국내의 *4월 위기설까지 맞물리면서 국내·외 금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위기감과 새로운 수요가 맞물리면서 금 가격 상승을 이끌고 있는 겁니다.

 

 

미국의 단기자금 시장의 활성화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거시경제전문가이자 작가인 오건영 님의 말에 따르면, 현재 미국의 단기자금 시장에는 돈이 넘쳐난다고 합니다. 특히 최근 금융 시장에는 PDF(Private Debt Fund)라는 투자 상품이 있는데, 이 상품은 투자자들한테 돈을 모아서 대출을 해주는 펀드라고 합니다. 시중에 자금이 부족한 상황에서 이런 상품의 활성화는 금융시장에 유동성 장세를 이끄는 주요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게다가 미국은 여전히 장기금리보다 단기금리가 높은 상태에 있습니다.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단기자금에 대한 수요가 높다는 것을 뜻합니다. 이 역시 오건영님의 말에 신뢰를 더해줍니다. 결국 단기자금시장에서 흘러나온 자금과 그동안 숨어있었던 자금들이 금융시장으로 흘러들어가면서 실물경기가 좋지 않은 상태에도 불구하고 자산 가격이 급등한 것으로 보입니다.

 

 

정리하는 글

 

물론 언급한 사항 외에도 자산 가격을 뜨겁게 만드는 요인들이 존재하겠지만, 그럼에도 이 사항들이 중심이 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인 것 같습니다. 다만 제가 걱정하는 것은 실물경제가 뒷받침 되지 않은 상태에서 금융경제만 뜨겁게 달아오른다는 점입니다.

 

경제는 성장과 물가가 안정되어 있을 때 실물경제와 금융경제가 모두 건강하게 유지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일부 섹터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성장은 정체되어 있는 상태이고, 세계의 많은 국가들이 고금리를 유지하고 있는데도 물가는 잡히지 않고 있습니다. 각광받는 산업을 제외한 나머지 산업은 위기에 처해있고, 유가를 비롯해 일부 원자재 가격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가 이런 상황이라면 연준(Fed)의 금리인하가 생각보다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거대한 경기침체가 오기 전에는 늘 자산시장이 뜨겁게 달아올랐습니다. 물론 지금의 상황이 반드시 경기침체를 반영한다고는 함부로 단언할 수는 없지만, 그럼에도 혹시 닥쳐올 수 있는 위기에 대비하는 자세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오늘은 이렇게 글을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용어 설명>

*헤징: 가격변동으로 인한 손실을 막기 위해 실시하는 금융 거래행위
*PER(주가수익비율, Price Earning Ratio):특정 기업이 연간 벌어들이는 수익 대비 주가가 어느 정도의 가치를 갖고 있는지 보여주는 지표
*4월 위기설: 부동산 침체, 건설사의 PF 만기, 은행의 고금리로 총선이 끝난 뒤 건설사들이 줄도산할 것이라는 위기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