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위 0.1% 이자소득자와 무너지는 자영업자가 사회에 전하는 메시지
지난 토요일 SBS BIZ에서 '누군 허리 휘는데'...5만 명 이자로만 1인당 7천만 원 벌었다.‘라는 제목의 기사가 발행돼 많은 화제를 모았습니다. 본문에는 국내 이자소득 상위 0.1%가 인당 평균 7천 597천59만 원을 받아, 전체 이자소득액의 19.2%를 차지했다는 소식도 함께 실려 있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 기사에 댓글을 달았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본주의 시스템을 부정하는 기사라며 비난했습니다. 물론 제목에는 자본주의 시스템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의도가 담겨있긴 했지만, 본 내용에는 자본주의 시스템을 직접 비난하는 내용은 담겨있지 않았습니다.
한편 비슷한 시점에 경상일보에서 이런 기사를 내놓았습니다. ’가계부채’에 짓눌리는 자영업자들… 개인회생 제도로 구제받을 수 있을까 ‘‘ 앞선 기사와는 전혀 딴 판의 기사제목입니다.
두 기사 제목을 비교해 보면 어떠신가요?
우리 사회에 극심한 양극화 현상이
발생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으신가요?
기사원문: SBS BIZ
기사원문: 경상일보
상위 0.1%와 다수의 자영업자들의 현실
상위 0.1%가 이자소득으로 벌어들이는 7천만 원은 약 3.5%라는 금리로 계산했을 때 약 20억 원 정도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어야 벌어들일 수 있는 금액입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개인자산의 약 70%가 부동산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순전히 현금 20억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결코 적은 돈이 아닙니다.
이와 같은 사실에 따르면 상위 0.1%에 속하는 사람들에게 20억은 총자산의 30% 밖에 안 된다는 것을 의미하기 합니다. 더구나 이 분들은 일정한 소득도 꾸준히 얻고 계실 겁니다. 이러한 내용울 종합하면, 상위 0.1%의 사람들은 적어도 100억 정도의 자산을 소유한 분들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면 가계부채에 짓눌리는 자영업자들의 상황은 정반대입니다. 이자소득은커녕 고금리에 지출해야 할 이자조차 내지 못하는 이들이 수두룩합니다. 이들의 실상을 확인하고 싶다면 단지 밖으로 나가서 주변을 한 번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중심 시가지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상업용 부동산의 공실 현황과 임대 현수막을 한눈에 보실 수 있으니까요.
두 계층이 우리 사회에 전하는 메시지
저는 국내 이자소득 상위 0.1%를 비난하려는 것도 아니고 가계부채에 짓눌리는 자영업자들을 옹호하려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자본소득이 근로소득을 앞선다는 것은 이것이 자본주의의 장점이기도 하지만 치명적인 단점이기도 하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은 겁니다. 이건 결코 개인의 문제로만 한정해서 바라봐서는 안됩니다. 이 문제의 근본은 사회 구조에 있습니다.
누구나 똑같이 땀 흘려 일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한 쪽은 부자가 되고 다른 한쪽은 가난에서 벗어날 수 없다면, 이건 사회구조적인 문제로 바라봐야 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요?
현금 20억은 일반 직장인이라면 현실적으로 얻기 어려운 금액입니다. 1억 연봉자가 한 푼도 안 쓰고 20년을 모아야 얻을 수 있는 돈인데, 이게 일반 직장인으로써 달성 가능한 금액일까요? 물론 자산가치가 급등한다면 가능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지금은 고금리 상황에, 경제주체들이 힘을 잃고 있고, 우리의 미래인 청년들은 취업의 문턱에 막혀 상실감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사회초년생들은 결혼은 남의 일이라 치부하는 현상들이 늘어나고 있고, 중장년층들은 언제 AI기술과 로봇에 일자리를 빼앗길지 모른다는 두려움 속에 살고 있습니다. 여기에 노년인구는 증가하면서 앞으로 미래 세대가 부양해야 하는 무게는 늘어만 가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전 계층이 허덕이며 살고 있다는 것입니다.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
두 기사에서 많은 분들이 자본주의 시스템의 문제를 발견했다면, 그것은 분명 소수만이 느끼고 있는 문제는 아닐겁니다. 그렇다면 문제가 더 커지기 전에 막아야 합니다.
이제는 “어떻게 하면 돈을 더 많이 벌 수 있을까?”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모두가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들 수 있을까?”에 초점을 맞춰야 하지 않을까요?
’사회와 경제‘라는 배 바닥에 구멍이 뚫리면, 맨 아래층부터 물에 잠깁니다. 그리고 시간이 갈수록 최상층까지 가라앉게 되겠죠. 물이 들어오는 압력이 높아질수록 구멍은 더 커질 테고,침몰 속도는 중간층이 무너지면서 더 빨라질 것입니다. 결국 ’사회와 경제‘ 에 누수가 발생됐을 때 이를 방치하거나 막지 않으면, 결국 다 같이 침몰하게 될 겁니다.
저는 지금이 사회지도층을 중심으로 치열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사회구조의 근본적인 변화 없이는 우리 모두 밑바닥에 구멍 뚫린 배로 가라앉을 날만 기다려야 할 것입니다.
총선을 앞두고 나온 기사였기에 제게 더 큰 울림을 준 것 같습니다. 그럼 오늘은 이렇게 글을 정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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