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지수’를 통해 알 수 있는 것들

 

‘물가지수’를 통해 알 수 있는 것들

 

 

흔히 경제전문가들이 경제현황을 분석할 때마다 자주 입에 오르는 단어들이 있습니다. 그 중 하나는 ‘물가’입니다. 그들은 올해 물가가 몇 프로 올랐다고 말하며 향후 경기가 어떻게 흘러갈 것이라는 등 전망을 내놓습니다. 이들이 설명할 때 사용하는 것은 ‘물가지표’인데, 물가지표 중에서도 대표 격은 ‘물가지수’(price index)입니다. 물가지표는 물가 변동을 나타내는 지표로 생산, 소비, 투자활동을 반영합니다. 물가지수는 상품 가격을 종합해 평균을 내고 특정 시점을 기준으로 작성됩니다.

 

물가지수 중에서도 대표 격은 ‘소비자물가지수’인데, 소비자물가지수뿐 아니라 모든 물가지수는 기준시점의 물가를 ‘100’으로 놓고, 현재시점과 비교해 백분율로 표현됩니다. 지수의 비교는 ‘동일한 품목’을 ‘다른 시점’에서 비교해야만 궁극적인 의미를 찾을 수 있습니다.

 

이미지 출처: 통계청

 

<용어 설명>

*인플레이션: 화폐가치가 하락해 물가가 전반적·지속적으로 상승하는 현상.
*디플레이션: 경제 전반적으로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현상
*디스인플레이션: 인플레이션을 통제하기 위해 통화증발을 억제하는 긴축정책.
*스테그플레이션: 경제침체에 물가상승이 발생하는 상태.
*리플레이션: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 아직은 심한 인플레이션까지는 이르지 않은 상태.

 

 

‘물가지수’를 통해 알 수 있는 것들

 

첫 번째는 경기 흐름을 판단할 수 있습니다.

경제이론에서는 일반적으로 경기가 좋아지면 수요가 늘고 물가가 상승하고(인플레이션), 경기가 나빠지면 수요가 줄고 물가가 하락한다고(디플레이션) 설명합니다. 즉 물가를 통해 경기가 어떤 상황에 있는지 파악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이 이론만으로는 경제활동의 모든 변수를 설명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이 이론을 기반으로 하되, 경제상황을 설명할 수 있는 다양한 용어들을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2024년 2월 현재 소비자 물가지수는 113.15입니다. 이는 2020년 소비자 물가를 ‘100’으로 기준 삼아 산출한 값입니다. 현재 체감 경기는 좋지 못한 상태이고 물가는 높으며 수요는 위축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경기는 침체되어 있고 물가는 높은 상태인 ‘스테그플레이션’ 혹은 인플레이션이 둔화되는 단계인 ‘디스인플레이션’이 진행 중인 상태라 판단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돈의 가치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물가가 오르면 소비자의 구매력이 떨어집니다. 이는 같은 돈으로도 동일한 상품을 살 수 없다는 것을 뜻합니다. 돈의 가치가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오늘 콩나물 값이 2,000원 이었는데 며칠 뒤 2,500원으로 올랐다면 더 이상 2,000원으로는 콩나물을 살 수 없습니다. 돈의 가치는 물가가 오르는 만큼 떨어지고, 물가가 내리면 돈의 가치는 올라갑니다. 이런 점에서 2022~2023년에 큰 폭으로 상승한 물가는 동일한 비율로 화폐가치가 떨어졌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안타까운 사실은 경제가 디플레이션에 빠지지 않는 이상 물가가 하락하는 일은 없다는 사실입니다. 지금까지 정상적인 경제상황에서는 시간이 지날수록 물가는 늘 상승했습니다. 이 말은 곧 화폐가 처음 발행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화폐가치가 떨어졌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미지출처: 동아일보

* 1959년부터 최근까지의 코코아 선물가격.

 

세 번째는 상품의 수급(수요와 공급) 상태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물가지수에는 모든 상품가격의 변동을 반영한 ‘종합지수’와 상품 별 가격변동을 반영한 ‘상품 종류별 지수’가 있습니다. 종합물가지수로 확인되지 않는 개별상품들의 가격변동은 상품 종류별 지수를 통해 파악할 수 있습니다. 가격은 수요와 공급에 의해 좌우됩니다. 따라서 우리는 물가지수를 통해 수요와 공급을 확인하고, 이를 바탕으로 시장 가격을 예측할 수 있습니다.

가령 원자재에 투자를 하는 사람이라면, 개별품목의 가격흐름을 파악해 투자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특히 근래에는 금속, 농산물, 육류, 에너지, 곡물 같은 개별품목의 가격이 상승하고 있어 투자자들은 상품 종류별 지수를 적극 활용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근래에는 초콜릿의 원료인 ‘카카오’가격이 큰 폭의 상승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투자자자들은 초콜릿 제품의 가격이 전반적으로 상승할 것을 예상할 수 있고, 이를 바탕으로 관련 사업 분야의 주식을 사거나 원자재 선물시장에 참여해 수익을 거둘 수 있습니다.

 

동일한 물가지수를 보더라도 어떤 관점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해석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같은 상황을 두고 전문가들의 견해가 달라지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하지만 가까운 미래 예측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동일한 의견을 냅니다. 가까운 미래의 예측은 물가지수 데이터를 보면 충분히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것은 전문가들의 의견도 의견이지만, 우리역시 물가지수를 통해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우리가 물가지수에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