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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생활경제

‘인플레이션’이 경기를 추락시키는 과정

by 순수한 땡글 2024. 3. 7.

 

인플레이션이 경기를 추락시키는 과정

 

 

2024년 현재, 여전히 물가가 높긴 하지만, 물가 상승률은 점진적으로 떨어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전 세계에 풀린 유동성이 미국주식을 비롯해 비트코인이나 금과 같은 자산에 몰리면서 다시 인플레이션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은 미 연방준비제도 Fed의 금리인하 의지를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자칫하면 다시 나타날 수 있는 인플레이션이 어떻게 경기를 추락시키는지 그 과정을 살펴보려합니다.

 

인플레이션이 경기를 추락시키는 과정은 크게 네 가지 경로로 살펴볼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인플레이션이 소비수요를 위축시키는 경우입니다.

 

돈의 가치가 떨어지면 물가는 상대적으로 비싸집니다. 서민들 입장에서는 들어오는 수입은 일정한데 갑자기 나갈 돈은 많아지는 겁니다. 그러면 서민들은 사거나 먹는데 인색해 집니다. 즉 소비가 위축되는 것이죠. 만원이었던 치킨 값이 갑자기 2만원으로 오르면 누구나 한 번쯤은 주저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렇게 서민들의 소비를 주저하게 되면 기업들 역시 어려워집니다. 기업들이 제품을 판매하지 못하면서 수익이 줄고, 비용부담이 커지는 겁니다. 그러면 기업들도 자연히 생산과 고용을 줄이게 됩니다. 결국 가계와 기업 모두 소비, 판매, 생산이 줄어들며 악순환의 고리에 빠지게 됩니다.

 

 

두 번째는 인플레이션이 금리를 끌어올리는 경우입니다.

 

인플레이션 초기에는 사람들이 돈을 모아두기 보다는 사용하려 듭니다. 기업의 생산이 활성화되면서 근로자의 소득과 고용이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기업 또한 이 시기에는 투자를 적극 늘리기 때문에 은행 대출이 늘어납니다. 자금 수요가 높아질수록, 또 지속될수록 은행 자금은 바닥을 보이기 쉽습니다. 그러면 은행들은 자금부족 위기를 피하기 위해 금리를 올립니다. 돈의 수요가 늘어날수록 돈의 가격이 올라가는 것이죠. 금리가 인상되면 민간과 기업의 자금수요가 줄어듭니다. 결국 개인은 소비를 줄이게 되고 기업은 투자를 줄이게 됩니다. 게다가 개인이나 기업이 기존에 대출을 받은 경우라면 원금과 이자상환에 대한 부담 또한 커지게 됩니다. 결국 금리인상이 지속될수록 소비, 생산, 투자가 모두 위축되면서 경기가 악화됩니다.

 

인플레이션이 경기를 추락시키는 과정

 

 

세 번째는 인플레이션이 경제주체(가계, 기업, 정부)에게 심리적인 영향을 끼치는 경우입니다.

 

인플레이션은 사람들에게 불확실한 전망을 심어주기 쉽습니다. 물가가 오르기 시작하면 언제까지 얼마나 오를지 알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물가 예측이 어려워지게 되면 기업은 신제품 가격을 정하고 예상 이익을 계산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습니다. 자연히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거나 투자계획을 세우기도 어려워집니다. 이런 상태에서는 고용과 임금이 정체되거나 줄어들기 쉽습니다. 동시에 물가도 오르기 때문에 소비가 줄어듭니다. 결국 인플레이션이 경제주체의 심리에 악영향을 끼치면 소비, 판매, 생산이 위축되며 경기가 하강합니다.

 

 

네 번째는 인플레이션이 수출과 수입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입니다.

 

일반적으로 국내 물가가 오르면 수출 제품은 비싸지고, 수입 제품은 싸집니다. 그러면 수출은 줄어들고 수입은 늘어나기 쉽습니다. 즉 무역 적자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죠. 무역적자가 지속되면 외화가 부족해지고, 외화가 부족하면 국가의 신용도가 떨어지기 쉽습니다. 이는 다시 국내 수출기업의 신용 하락에도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국가의 외화부족이 기업의 부채를 더욱 도드라지게 만드는 것입니다. 또한 외화부족현상이 벌어지면 갑작스런 외부 위기에 취약해질 수 있습니다. 외부 위기가 발생해 외국인 투자자금 이탈하기 시작하면 자산 가치가 폭락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1997IMF 외환위기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코로나19 이후 치솟았던 물가는 현재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투자 자산들이 급등하며 금융경제에 위기감을 고조시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럴수록 금융경제와 실물경제 사이의 괴리는 더욱 커지게 됩니다. 하지만 금융경제와 실물경제는 서로 연결되어 있어 다른 한쪽에 영향을 미치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즉 금융자산의 상승이 일반 소비자의 물가상승으로 이어지기 쉽다는 것입니다.

 

 

정리하는 글

 

제가 앞서 언급한 소비수요급감, 고금리, 경제주체들의 심리적 불안감, 수출 감소와 수입 증가는 인플레이션이 발생했을 때 경기를 무너뜨리는 요소입니다. 앞으로 어떤 상황이 펼쳐질지 함부로 단언할 수 없지만, 만약 인플레이션의 재등장과 함께 위와 같은 요소가 지속적으로 발견된다면 대한민국 경제는 또다시 추락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인플레이션이 경기를 추락시키는 과정을 이해하고 있어야만 정확한 판단으로 자신의 자산 가치의 하락을 막을 수 있습니다. 지금이 어떤 상황인지 인지하지 못한다면, 속절없이 추락하는 자산을 눈뜨고 지켜볼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금융문맹은 나의 가족에게 가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