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경제/경제이슈

BOJ가 추가 금리인상 보류 발언을 한 이유

by 순수한 땡글 2024. 8. 9.
반응형

BOJ가 추가 금리인상 보류 발언을 한 이유

 

 

우치다 신이치 일본 중앙은행(BOJ) 부총재가 지난 87일 금융시장이 불안하면 앞으로 추가로 금리를 인상하지 않겠다는 발언을 하면서 폭락하던 주가가 다시 안정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일본 중앙은행 총재는  0.0~0.1% 수준이었던 기준금리를 0.25%로 끌어올리면서 앞으로도 더 금리를 올릴 수 있다고 발언했습니다. 사실 731일 발표된 일본의 금리인상은 시장의 예상을 벗어난 행보였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금리 동결을 예상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BOJ 부총리가 갑자기 기존의 입장을 철회하고 당분간 금리인상을 보류하겠다고 말한 것입니다. BOJ는 왜 갑자기 입장을 바꾸게 된 걸까요? 오늘은 갑자기 입장을 바꾼 일본의 속내를 들여보고자 합니다.. 그럼 먼저 BOJ가 지난달 기습적으로 금리를 인상했던 이유부터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BOJ 우치다 신이치 일본은행 부총재의 추가 금리인상 보류 발언 모습
이미지 출처_티비 조선_ BOJ 우치다 신이치 일본은행 부총재의 발언

 

BOJ가 금리를 기습 인상했던 이유

 

일본에서 지난달 금리를 갑자기 0.25%로 올렸던 요인은 크게 세 가지로 파악됩니다.

 

먼저 일본의 근로자 임금이 전반적으로 상승했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근로임금이 상승하면 일본 국민들의 소비여력이 높아집니다. 소비여력이 높아진다는 것은 물가가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죠. 물론 오랜 시간 동안 디플레이션을 겪어 왔던 일본이었기에 물가 상승이 반갑게 느껴질 거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하지만 거의 30년 동안 오르지 않았던 물가가 갑자기 상승하면 내수경기는 자칫 더욱 위축될 수 있습니다. 계절변화가 급격히 이루어지면 우리의 몸이 적응을 하지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BOJ/(일본 중앙은행이)가 급작스런 물가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금리인상을 단행했던 것입니다.

 

두 번째는 달러·엔 환율이 높았던 점을 들 수 있습니다. 달러·엔 환율이 높다는 것은 달러 강세, 엔화 약세라는 뜻이죠. 그동안 일본은 엔화약세 정책을 펴긴 했지만 달러·엔 환율이 160엔 이상으로 높아지는 것은 원하지 않았습니다. 이유는 수입물가가 상승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해외에서  에너지를 전량 수입하는 일본의 입장에서는 고환율 상황이 부담스럽게 다가왔을 것입니다. 가뜩이나 오랫동안 엔화가 약세를 유지하고 있던 상태에서 달러의 가치가 상승하니 이에 따라 수입물가가 상승하고, 자국 물가도 상승압력을 받다보니 BOJ 는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인상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세 번째는 헤지펀드들의 위협으로부터 회피하려 했던 점을 꼽을 수 있습니다. 오랫동안 엔화가 약세 상태에 놓여있는데, 달러까지 강세를 나타내자 달러·엔 환율은 더욱 크게 치솟았습니다. 그리고 불안해진 일본 외환시장을 노리는 세력이 있었습니다. 바로 헤지펀드입니다. 헤지펀드들은 변동성이 높은 외환시장에 참여해 차익실현을 노리는 대표적인 세력입니다. 달러·엔 환율이 크게 상승하면 엔화를 대거 사들였다가 환율이 정상화되면 다시 되팔아 차익을 거두는 것이죠, 그런데 이들의 이런 행동이 환율의 변동성을 더욱 키우게 됩니다. 가뜩이나 불안한 외환시장에 더욱 불안감을 안겨주는 것이죠.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일본에 투자되었던 자금들이 대거 이탈할 수 있습니다. 투자했던 국가의 통화가치가 불안하면 금융시장불안을 야기하고 이것이 결국 자산가치 폭락을 불러오게 됩니다. 그래서 BOJ는 자국의 통화가치를 보호하고 금융시장을 지키기 위해 금리인상을 시행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BOJ가 막상 금리인상을 발표하고 추가 금리인상 계획까지 밝히자 시장은 엔케리트레이드 청산 가능성을 거론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 뒤 세계 주요 산업의 주가와 금융시장이 함께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상황을 지켜보던 BOJ 부총재는 언론을 통해 지금과 같이 금융시장이 위기를 겪는다면 앞으로는 금리인상은 없을 거라며 입장을 번복했습니다. 그러자 시장은 안정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그렇다면 BOJ가 단 며칠 사이에 갑자기 입장을 바꾼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입장을 바꾼 일본의 속내

 

지난 7월  BOJ0.25%로 금리인상을 발표 한 후 추가 금리인상 계획을 밝혔다 철회한 이유는 총리의 발언이 시장의 혼란만 가중시킬 뿐 실익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세부적인 이유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이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미국과의 정치적 이해관계 문제입니다. 일본은 그동안 미국이 재정적자 정책을 실행할 때 가장 크게 도움을 줬던 국가입니다. 약세였던 엔화로 미국 국채를 대거 사들이며 미국 경제의 부흥에 도움을 줬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트럼프 전 대통령 피격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 미국경제는 상당히 과열되어 있었습니다. 달러가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빅테크 기업들을 중심으로 한 주가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최고점을 찍기 바빴으니까요. 그런데 트럼프 피격 사건 이후 민주당의 바이든 입지가 크게 줄어들었고 헤리스가 차기 대통령 후보로 거론되면서 공화당인 트럼프의 대선승리 가능성은 크게 높아졌습니다. 그러자 그동안 미국에 도움을 줬던 일본은 더 이상 민주당을 지원할 이유가 없어졌습니다. 그래서 일본은 자국경제상황을 고려해 기습적으로 금리인상을 단행하며 추가인상계획까지 발표했던 것이죠. 하지만 그들의 예상과 다르게 세계 금융시장은 크게 출렁였고 민주당 헤리스의 급부상도 일본을 당황하게 만들었습니다..

 

두 번째는 예상보다 큰 시장의 충격입니다. 미국이 기준금리인하를 고려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이 기습적으로 금리를 인상하고, 이와 함께 추가 금리인상 계획까지 발표하자 시장에서는 엔케리트레이드 청산가능성이 크게 떠올랐습니다. 그동안 많은 투자자들이 오랫동안 저금리 상태를 유지하고 있던 엔화를 빌려 세계 각지에 있는 자산과 금융상품에 투자했습니다. 그런데 미국이 금리를 내리고 일본이 금리를 올리면, 두 국가의 금리격차는 빠른 속도로 축소됩니다. 이런 상태가 되면 엔화조달 비용이 급격하게 상승하기 때문에 세계각지에 투자되었던 엔화가 빠르게 빠져나갈 수 있습니다. 투자되었던 자금이 급격히 빠져나가면 해당 국가의 자산시장이 붕괴되고 금융시장의 혼란이 가중됩니다.그리고 실제로 시장참여자들이 동요하면서 단 며칠 사이에 미국 나스닥을 비롯해 세계 주요 주가지수가 큰 폭으로 하락했습니다. 결국 일본의 기습적인 금리인상과 추가 금리인상 계획이 금융시장의 위기를 불러온 것입니다.

 

세 번째는 일본의 금리인상 폭입니다. 0.0~0.1%이었던 금리를 0.25%로 끌어올리면 일본 국민들이 실제 느끼는 금리인상 체감은 2배 이상이 됩니다. 이렇게 되면 수십 년 동안 저금리 상태를 유지했던 일본국민들 입장에서는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게 됩니다. 이 경우 그동안 제로 금리 수준으로 대출을 받았던 사람의 이자상환 부담이 갑자기 두 배로 커집니다. 더구나 여기서 그치지 않고 BOJ가 앞으로도 언제든 추가로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고 발표를 하니, 일본 국민들이 느낄 공포감은 더욱 커졌을 것입니다. 당연히 이런 상황을 직시하고 있던 일본 의회에서도 갑자기 커진 금리인상폭이 국민경제에 부담이 될거라는 지적을 했을 것이고, 정치로부터 완전히 독립되지 않은 BOJ의 입장에서는 이런 의회 지적에 상당한 압력을 느껴을 것입니다.

 

일본의 입장에서 보면 기습 금리인상과 함께 추가 금리인상 계획을 발표했던 것이 결국 자국에 실익을 안겨줄 수 없었을 뿐 아니라 미국과 주변 국가들에게도 위협감만 안겨주는 결과로 나타났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니 자신들이 내뱉은 말을 책임지지 못하고 급하게 말을 바꿀 수밖에 없었던 것이죠. 물론 이외에도 일본이 자신들의 입장을 번복한 데에는 또 다른 이유가 있겠지만, 크게 바라본다면 이 세 가지로 축약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정리하는 글

 

오늘은 ‘BOJ가 추가 금리인상 보류 발언을 한 이유라는 제목으로 BOJ가 금리를 기습 인상하며 추가 금리인상 계획을 발표했던 것을 철회한 내막을 살펴봤습니다.

 

저는 이번 사례가 앞으로 미국과 일본의 어떻게 공조해 나가느냐에 따라서 세계금융시장의 방향이 바뀔수도 있겠다는 생각을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BOJ부총재가 기존 입장을 철회함으로써 금융시장은 다시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는 점이지만, 이와 유사한 일은 언제 어디서든  발생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앞으로 금융시장에 불확실성과 함께 변동성이 더욱 커질 거라는 사실입니다.

 

그럼 오늘은 이렇게 글을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