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은 호황, 내수경기는 불황. 그 이유는?
최근 언론에서는 국내 수출기업들이 역대 최대의 수출 실적을 기록했다는 보도가 잇달아 나오고 있습니다. 그중에서 단연 눈에 띄는 것은 반도체 수출입니다.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에 반도체에서 6조 원의 수익을 거둬 대만 반도체 기업 TSMC의 매출을 뛰어넘었다고 하죠. 그런데 이런 수출호황에도 불구하고 내수 경기는 갈수록 침체되고 있습니다. 우리 경제에서 수출은 호황, 내수경기는 불황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죠. 그렇다면 이런 현상이 나타난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일까요? 오늘은 이 내용을 담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수출호황을 견인한 ‘고환율’
국내 수출기업들의 지속적인 수출호조는 환율에 영향을 받은 바가 큽니다. 2024년 8월 현재 달러·원 환율은 1370원~1380원 대를 오가고 있죠. 이는 과거 환율이 1000~1200원선을 유지하고 있을 때와 비교해 상당히 높은 수치입니다.
달러·원 환율이 높다는 것은 달러는 강세, 원화는 약세라는 말이죠. 수출기업들이 자국통화가 약세인 상태에서 물건을 만들어 팔 때 판매대금을 통화가 강세인 국가의 돈(달러)으로 받으면 물건 하나를 팔더라도 더 많은 이익을 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수출기업들은 이러한 환율효과를 등에 업게 되면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시에 늘어납니다.
때론 수출기업들은 스스로 제품가격을 떨어뜨려 가격경쟁력을 높일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전략을 사용하면 더 많은 매출을 달성할 수 있고 더 많은 고객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단지 사업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더 많은 이익을 거둘 수 있는 것이죠. 이처럼 고환율은 수출기업들에게 수출에 유리한 환경을 제공합니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국내 수출기업들이 호조세를 달리는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입니다. 특별한 기술혁신이나 경영혁신이 없이도 매출뿐 아니라 고객층을 넓힐 수 있는 것이죠. 국가경쟁력이 수출기업들의 성과로 갈리는 대한민국에게 있어서 고환율 상황은 미래에 성장 가능성이 높은 수출기업들에겐 천금의 기회로 다가오는 것입니다.
내수경기 불황을 야기한 ‘고환율’
내수경기 침체를 야기한 것도 고환율입니다. 앞서 환율이 높다는 것은 달러는 강세, 원화는 약세라고 말씀드렸죠. 고환율 상황에서는 수출기업들이 유리해지는 반면, 수입기업들은 불리해집니다. 무역 거래의 대부분이 달러로 결제되기 때문에 약세인 원화로 강세인 달러를 사서 대금을 결제하면 비용부담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높은 환율은 국내 물가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가치가 높아진 달러로 원자재를 사 온 수입업체는 기업이익을 남기기 위해 판매제품에 이 가격을 얹습니다. 그러면 결국 이 수입업체로부터 물품을 받아 사용해야 하는 기업이나 개인들은 이 영향을 고스란히 받게 됩니다. 결국 환율이 오르면 수입물품 가격에 영향을 주고 이는 다시 국내 물가 전반에 영향을 줘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게 되는 것이죠. 그리고 이 영향은 연쇄적으로 일어납니다.
환율이 오르면 소비, 생산, 투자에 모두 영향을 줍니다. 환율이 오르면서 물가가 덩달아 오르니 소비가 위축되고 기업의 생산을 떨어뜨리는 것이죠. 또한 생산이 떨어지면 기업의 수익성이 저하되기 때문에 기업에 투자하는 사람들 또한 수입기업들에 대한 주식투자를 망설이게 됩니다.
게다가 경기가 침체될수록 소비자들은 돈을 쓰지 않고 저축을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경기가 과열되었을 때부터 시작된 금리인상이 서민들을 은행으로 몰리게 만드는 것이죠. 이러한 상황이 가속화되면 ‘절약의 역설’이 발생합니다. 절약의 역설이란 존 메이너드 케인즈가 주장한 것으로 저축이 지나치게 늘어나면 총수요가 감소해 사회 전체의 부가 오히려 감소한다는 이론입니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자칫 장기불황(디플레이션)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잃어버린 30년의 주인공 일본의 경우처럼 말이죠.
수출은 호황, 내수경기는 불황, 이 근본 원인은 ‘고환율의 장기화’
환율이 장기화될수록 수출기업들은 경쟁력을 높일 수 있지만, 수입기업과 내수경기는 침체의 길로 빠지게 됩니다. 환율은 양날의 칼과 같아서 어느 한쪽으로 쏠리면 다른 한쪽은 날카로운 칼을 그대로 받아야 하기 때문이죠.
이럴 때일수록 수익이 늘어난 쪽이 반대쪽에 자금 공급을 해줘야 하는데, 이를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 수출기업들의 인력 고용입니다. 하지만 수출기업들 입장에서도 점점 인건비에 대한 부담이 점점 높아지고 있고, 필요이상의 고용을 늘리는 것도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게 됩니다.
그럼에도 사회전체가 골고루 성장하기 위한 방법을 강구해야 합니다. 물론 이 일이 개별기업의 책임으로만 몰아가는 것도 올바른 방법은 아니고요. 그렇다면 이익이 늘어난 기업들로부터 세금을 징수해 국가가 이를 대신하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결국 고환율 장기화가 지속될수록 이에 따른 반사이익을 얻은 기업과 이들 기업으로부터 세금을 걷은 국가가 함께 노력해야만 부의 양극화를 막을 수 있습니다. 최근 중산층이 붕괴되고 있다는 소식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는데,. 중산층 붕괴는 결국 대한민국 경제 전체의 침몰과 다름없습니다. 고환율의 장기화는 부의 양극화를 초래하고 그 사회는 결국 갈등과 분열만 가득차게 됩니다.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서라도 대한민국 경제주체들이 모두 함께 힘을 모아야 할 것입니다.
정리하는 글
오늘은 ‘수출은 호황, 내수경기는 불황. 그 이유는?’이란 제목으로 지금의 현상이 바로 고환율의 장기화에 있다는 것을 설명드렸습니다.. 그리고 이런 상황에서 사회전체가 어떻게 공존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살펴봤죠.
많은 경제전문가들은 고환율이 앞으로도 상당기간 이어질 거라 전망합니다. 이 말은 물가가 언제든 튀어 오를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죠. 그렇다면 서민들의 고통은 더욱 심해질 수 있을 것입니다. 이제는 모두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함께 머리를 맞댈 시간입니다.
그럼 오늘은 이렇게 글을 정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경제 > 경제이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엔케리트레이드 청산을 부추기는 또 다른 원인 <일본지진> (0) | 2024.08.12 |
---|---|
BOJ가 추가 금리인상 보류 발언을 한 이유 (0) | 2024.08.09 |
주가와 금리인하의 관계 (0) | 2024.08.03 |
고금리 상황에도 가계대출이 증가하는 이유 (0) | 2024.07.30 |
캐리트레이드(Carry trade)는 어떻게 국가경제를 위협할까? (0) | 2024.07.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