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와 금리인하의 관계
파월 연준(FED)의장의 ‘9월 금리인하 논의 가능성 시사’발언(2024년 8월 1일) 하루 만에 나스닥이 2.3%하락했고, 코스피도 2700선이 무너졌습니다. 금리인하 가능성이 보다 높아진 시점에 한국과 미국 그리고 그 외의 국가들의 주가가 크게 떨어졌는데요. 일반적으로 금리가 인하되면 주가는 상승하는 것이 정상입니다. 그런데 갑자기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일까요? 오늘은 주가와 금리인하의 관계를 통해 그 이유를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주가와 시장의 금리인하 기대심리
주가는 경기를 선반영한다고 말하죠. 맞습니다. 그렇다면 이번 사태는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주가가 하락했으니 경기가 침체될 거라고 보는 것이 맞을까요? 물론 일부지표들이 미국경제가 침체로 향하고 있다고 말을 하고 있지만, 사실 지금 미국의 경제 상태를 보면 하드랜딩(급격한 경제의 추락)을 단언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습니다. 주가는 한동안 고공행진을 했고, 고용률과 실업률도 양호한 편이며, 물가도 안정화되어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경제학에서는 경기침체를 GDP(국내총생산)가 2분기 연속 마이너스로 나타났을 때로 정의합니다. 그렇다면 지금이 경기침체상태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적어도 제가 보기엔 경제학자들이 말하는 경기침체에는 해당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지금은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요? 먼저 금리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심리가 파월의 금리인하 시그널보다 먼저 나타났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코로나이후 풀린 유동성과 시장의 기대심리가 합쳐져 한동안 미국의 빅테크 기업의 주가를 떠받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8월 FOMC 회의 이후 파월의 입에서 금리인하 가능성이 나오자 차익을 실현한 투자자들이 대거 빠져나왔던 것입니다. 더이상 금리인하 기대심리가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 판단한 것이죠. 그렇다면 이것이 현재의 상황을 모두 설명할 수 있을까요? 이 외에도 또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시장이 생각하는 금리인하 시그널
그동안 발생했던 경기침체 과정을 보면, 연준(FED)이 금리를 최고조로 높여놨을 때 보다 금리를 본격적으로 인하했을 때 경기가 침체되곤 했습니다. 이 말은 기업들이 고금리 여파를 간신히 버티다가 하나씩 무너지기 시작했을 때 연준(FED)이 금리인하를 시작했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시장은 지난 8월 1일에 파월의장의 금리인하 시그널을 보고 어떻게 해석했을까요?
아마도 시장은 ‘우리가 모르는 문제가 발생했는데, 혹시 이것 때문에 금리 인하를 단행하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할 수 있겠죠. ‘R의 공포’(경기침체에 대한 공포) 확산된 겁니다. 실제로 포워드 가디언스(정책방향을 미리 알려주는 발언)가 실행 된 이후로 이런 현상은 보다 심화되었습니다. 연준 의장의 발언을 통해서 시장이 미리 판단하는 것이죠.
이처럼 연준 의장의 발언은 시장을 공포로 몰아 넣었고, 이 공포심이 투자자들에게 주가가 급락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심어준 것입니다. 그러면서 이런 시장의 심리가 실제로 주가 하락으로 이어졌던 것이고요.
자기 충족적 예언이라는 용어가 있습니다. 이것은 미래에 대한 기대와 예측에 부합하기 위해 행동해 실제로 예상했던 바를 현실화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현실 경제에서는 이게 통합니다. 시장의 기대심리가 현실에서 반영되는 것이죠. 경제를 심리라고 말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입니다.
금리인하 전까지 나타날 증시의 급격한 변동성
이미 여러 글을 통해 언급했던 부분이지만 앞으로 금리인하 전까지 급격한 자금 쏠림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특히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빅테크 기업들의 주가가 작은 이벤트 하나에도 널뛰기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여전히 많은 자금이 주식시장을 떠돌고 있고, 앞으로도 이 자금은 높은 수익을 쫓아다닐 테니까요.
여기에 변동성이 높은 시장을 좋아하는 헤지펀드들의 자금유입도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들의 특징이 초단기투자임을 감안했을 때, 치고 빠지는 역할을 통해 시장을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끌고 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거대자금을 운용하는 만큼 시장을 일정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결국 금리인하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이 시기를 경제주체(가계, 기업, 정부)들이 잘 이겨낸다면 많은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빅테크 기업들의 주가는 금리인하 효과를 충분히 느끼며 점진적으로 상승할 것입니다. 돈 값이 싸지니(금리인하) 투자에 여유가 생기는 것이죠. 하지만 금리인하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지기 전까지는 높은 변동성으로 인해 발생될 시장의 혼란은 명확해 보입니다.
정리하는 글
오늘은 ‘주가와 금리인하의 관계’라는 제목으로 최근 급락한 주가가 시장의 기대심리에서 비롯된 현상이라는 것을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현상은 적어도 금리인하 전까지는 지속적으로 발생할 것 같다고 전해드렸죠.
저는 개인적으로 이렇게 변동성이 높은 시기에 주식투자를 선호하지는 않습니다. 특히 빅테크 기업으로 쏠린 투자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성장주 주식투자를 놓고 싶지 않은 분이 계시다면 극심한 변동성을 잠시 피했다가(주식을 정리한 뒤 현금화했다가) 시장이 안정화 되거나 다시 한 번 큰 폭의 하락이 발생했을 때 그 때 다시 활동을 이어나가는 방법을 한 번 고려해보시면 어떨까 싶습니다.
그럼 오늘은 이렇게 글을 정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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