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대한민국 경제 대내·외 리스크Ⅱ
2024년 대한민국 경제 대외 리스크에 이어 대내 리스크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현재 한국경제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저성장 고물가 시대’라고 말할 수 있을 듯합니다. 기업의 투자가 정체되어 있고, 물가는 여전히 높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를 ‘스테그플레이션(경기침체와 인플레이션이 함께 나타는 현상)’이라고 하죠. 2023년에 이어 2024년에도 이런 현상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저성장 고물가’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대표적인 요인을 꼽으면 다음과 같습니다.
대한민국 경제 대내 리스크:
1. 수출중심의 산업구조
대한민국은 수출과 제조업 중심의 경제체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수출중심 국가는 외부환경에 취약하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달러의 가치에 따라 수출기업의 손익이 좌우되고 에너지 가격에 따라 물가가 크게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현재 미 연준(Fed)은 올해 금리인하 가능성을 내비치긴 했지만, 실질적인 행동으로 옮기기까지는 아직까진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유가 역시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기타 산유국 협의체인 OPEC 플러스의 감산공조가 유지되고 있어 단시일 내에 물가가 안정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2. 고령화와 노동력 감소
통계청은 2022년 대한민국 국민의 평균 연령이 44세라고 밝혔습니다. 2002년 한국인의 중위 연령은 31.8세였다는 것을 보면 20년 동안 중위 연령이 13년 정도 높아진 것을 알 수 있습니니다. 이 숫자를 통해 출산율이 낮아지고 평균수명이 증가했다고 해석할 수도 있지만, 앞으로 부양해야 할 인구는 증가하고 경제활동 인구가 줄었다고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인구가 줄어들수록 경제는 뒷걸음질 친다는 사실을 감안했을 때 현재 대한민국 경제는 후퇴를 시작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3. 기술혁신의 부재
연구는 목적에 따라 기초연구와 응용연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기초연구는 어떤 사실에 대한 이론을 규명하는데 목적이 있고, 응용연구는 기초연구에 기반 해 결과를 개선하고 실적을 만드는데 목적이 있습니다. 현재 대한민국 산업발전을 위한 연구는 장기간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한 기초연구보다 단기실적에 목적을 둔 응용연구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수많은 인재들 중에 노벨상 수상자가 없다는 것은 단기 목표에만 치중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현실을 보여주는 것을 의미합니다. 현재의 대한민국은 기술혁신보다 기술보완 수준에만 머물러 있습니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산업을 육성해야 할 국가조차 단기실적에만 매달리는 모습. 그 자체가 리스크입니다.
4. 고금리
지난 40년간 저금리라는 단비를 맞았던 대한민국은 코로나 19이후 인플레이션으로 고금리 상황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연 3.50%로 9연속 동결했고, 이는 기업의 투자를 위축 시키고 부도 가능성이 높였으며, 가계소비 또한 감소하게 만들었습니다. 또한 고금리는 투자패턴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반면, 고수익 달성을 위한 위험자산 투자 쏠림현상도 나타났습니다. 문제는 이런 현상들이 경제가 침체되거나 불안정한 상황에서 강화 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자본주의의 핵심인 금리가 높은 수준으로 지속된다면 사회는 지속적으로 경고음을 낼 것입니다.
5. 가계부채
얼마 전 가계부채가 1900조를 육박한다는 뉴스가 보도되었습니다. 최근 금융계는 가계부채 증가 속도를 조절하기 위해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도입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대출을 줄이는 것보다 이미 대출을 받은 사람들의 고통이 더 심해졌다는 사실입니다. 한국은행이 3.5%로 기준금리를 동결했을 때 오히려 대출이 늘었다는 보도가 나왔다는 것은 돈을 갚지 못해 다시 금융권에 돈을 빌린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을 암시합니다. 가계부채가 높으면 높을수록 실물경제는 추락합니다. 실물경제의 추락은 소비를 둔화시켜 디플레이션 가능성을 높입니다.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이 우리의 미래가 될 수도 있습니다.
6. 부동산 위기
현재 부동산 시장에는 찬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특히 부동산 개발 사업을 이익을 바탕으로 시작된 PF(project financing)부실 위협이 커지고 있습니다. 사업이 구체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고금리로 돈을 빌려 사업을 진행하다가 수요급감으로 금융기관에 돈을 돌려주지 못한 상황이 벌어진 것입니다. 현재 PF대출과 토지담보 대출, 대출채권을 유동화한 잔액이 200조원이 넘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는 PF(project financing)부실 위협이 대한민국 전체를 금융위기로 몰아갈 수 있다는 우려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건설업체의 부도가 시작되면 금융기관들의 연체와 부실채권이 급격히 증가해 금융기관들의 자금조달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금융권에 신용경색이 일어나면, 경제는 무너집니다.
지금까지 2024년 대한민국 경제 대내·외 리스크를 살펴봤습니다. 물론 이외에도 다양한 리스크가 산재해 있지만 그럼에도 가장 중요한 사항이라고 생각하는 요인들을 꼽아봤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리스크를 손 놓고 바라보고만 있어야 할까요?
아닙니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것은 국가경제의 ‘펀터멘털’을 바꾸는 것입니다. 자국 이익 중심의 전략적 외교를 추진하고 수입과 수출을 다변화해야 하며 금융서비스 사업의 활성화와 기술혁신에 박차를 가해야 합니다. 동시에 장기목표를 세우고 점진적인 발전을 꾀해야 합니다. 선진 국가들의 성장모델을 살피는 한편, 기초 연구에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대한민국의 기술력을 한층 끌어올려야 할 것입니다. 그래야 우리사회에 돈이 도는 선순환구조를 만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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