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R’과 ‘기대수익률’ 완벽하게 이해하기
기업분석을 할 때 자주 활용되는 수익률 지표 중에는 PER이 있습니다. PER(Price Earning Ratio)은 ‘주가수익비율’이라고 하죠. 그리고 이 PER을 바탕으로 기대수익률도 계산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PER과 기대수익률이 중요한 지표라는 것을 알고 계시지만, 정작 이 지표가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PER과 기대수익률이 무엇인지 살펴보고, 어떻게 산출하는지 개념부터 원리까지 모두 정리해 보겠습니다.
본격적인 설명에 앞서 대전제를 하나 깔고 가겠습니다. 그것은 'PER'은 '자산 평가자의 입장에서 바라본 개념'이고, '기대수익률'은 '자산 소유자의 입장에서 바라본 개념'이라는 것입니다.
그럼 이제부터 하나씩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PER(Price Earning Ratio, 주가수익비율) 개념정리
PER은 ‘주가수익비율’입니다. 보통 표현할 때는 ‘PER이 몇 배다.’라고 말하곤 합니다. 그런데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은 이 용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바로 이해할 수 있으신가요? 저는 처음 이 용어를 접했을 때 이게 무슨 말이야? 하고 한참을 쳐다봤네요.
사실 경제를 다루는 많은 책들은 경제 용어를 너무 어렵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읽어봐도 잘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적어도 제게는 그랬습니다.
그래서 저는 PER과 기대수익률을 다음과 같이 정의합니다.
PER은 실제 가치보다 자산이 얼마나 부풀려져 있는지
판단하는 척도
기대수익률은 자기 자산이 얼마나 수익을 낼 수 있는지
알아보는 척도
PER이 지표가 함의하는 것은 ‘미래 가치’
PER이란 1주당 수익의 몇 배가 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즉 어떤 사람이 A라는 기업의 주가를 보고 PER이 30배라고 말한다면, 이것은 ‘A기업 1주의 수익이 앞으로 30배가 될 것이다.’라는 기대를 뜻합니다.
이 내용을 이론적으로 살펴보면 이렇습니다.
일 년에 1만 원을 버는 기업이 있고, 여기에 투자하려는 사람이 1명 있습니다. 그리고 이 기업은 단 한 주의 주식만 발행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투자자가 이 기업에 1년 동안 투자한다면, 1주의 실제 가치는 얼마가 되어야 할까요?
적어도 1만 원이 되어야겠죠. 기업이 1년에 1만 원을 벌어야 투자 자금이 손실되지 않으니까요. 이 투자자는 이 기업의 미래 가치를 1만 원으로 본 것입니다.
그런데 이 기업이 무슨 까닭인지 앞으로 1년에 10만 원을 벌거라고 호언장담하며 사람들에게 소문을 냅니다. 만약 위와 동일한 조건에서 투자가 이루어졌다면, 투자자는 이 기업의 미래가치를 10만 원으로 본 것입니다. 즉 실제 가치보다 10배가 부풀려진 것이죠.
실제 가치와 미래 가치
주가(주식의 가치)는 미래의 가치를 반영합니다. 사람들은 현재의 기업 가치를 바라보고 투자를 하기도 하지만 높은 수익을 내기 위해 미래의 가치에 무게를 두고 투자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문제가 있습니다. 그것은 기업의 미래에 대한 평가가 좋을수록, 또 이런 평가에 따라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수록, 미래의 기업가치가 부풀려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입니다.
이런 점에서 PER이 높은 주식은 실제 가격보다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가격의 변동 폭도 큰 편입니다. 특히 자금이 몰리거나 빠지는 모습이 비교적 짧은 시간에 급격하게 나타나곤 합니다.
투자자의 선택, 고 PER 주식? 저 PER 주식?
그렇다면 PER이 높은 주식이 좋을까요? 아니면 낮은 주식이 좋을까요?
이론적으로는
PER이 낮은 주식이 좋습니다.
실제 가치와 미래 가치의 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투자자가 감수해야 할 리스크가 적다는 것을 뜻합니다.
이런 점에서 고 PER 주식은 두 가지 가능성을 내포합니다. 큰 수익을 얻거나, 큰 손실을 보거나.
고 PER 주식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높은 PER을 나타내는 기업의 주식을 고 PER 주식이라고 합니다. 고PER주식은 미래의 성장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첨단산업 기술 기업들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요즘으로 따지면 미국 기업인 엔비디아, 테슬라, 메타(구 구글) 등을 들 수 있습니다.
PER 계산 방법
PER은 주식가격을 *주당 순이익(EPS, Earning Per Share)으로 나눠 계산합니다.
PER = 주가(주식가격) ÷ 주당 순이익(EPS)
*주당순이익(EPS) = 당기 순이익 ÷ 총 발행 주식 수
참고로 EPS(주당순이익)는 주식 가격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1년 동안 1주의 주식으로 얼마를 벌어들일 수 있는가를 나타냅니다.
그럼 위 계산을 다음 이야기에 적용해 보겠습니다..
A라는 사람이 배 한 척을 만들었습니다. A는 이 배를 운영하면 매년 20만 원을 벌 수 있다고 홍보합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이 배는 10년 간 쓸 수 있다고 합니다. 이후로 A는 이 배를 기반으로 1주의 주식을 발행했습니다.
그렇다면 투자자는 A가 발행한 주식 1주를 얼마에 살까요?
A의 말을 믿은 투자자는 1년에 20만 원씩 10년 동안 벌 수 있으니 적어도 200만 원 정도를 지불할 의사를 밝힐 겁니다. 그런데 만약 투자자가 이 가격이 합당하지 않다고 생각하면 어떻게 될까요? 당연히 이보다 낮은 가격에 주가가 형성되겠죠. 어쨌든 이때 주가가 200만 원이라고 했을 때 PER을 계산해 보겠습니다.
PER= 200만 원(주가) ÷ 20만 원(주당순이익) = 10배
즉, 자산 평가자의 입장에서 바라보면 이 배 한 척의 현재 가치는 200만 원이고 PER은 10배이지만, 사실 이 주가는 부풀려진 가격입니다. A는 지금까지 배의 주식을 팔아 벌어들인 수익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만약 배의 주가가 200만 원으로 형성되었다면, 이것은 A가 홍보를 아주 잘한 겁니다. 투자자들은 그의 말을 찰떡같이 믿었던 것이고요.
그는 단지 투자자가 이 배의 주식을 산다면, 1년 후 기대되는 수익이 20만 원이고 10년 동안 배를 쓸 수 있다고만 말했습니다. 여기서 20만 원은 아직 실현되지 않은 수익입니다. 이 20만 원은 앞으로 ‘기대되는 수익’ 일뿐입니다.
기대수익률이란?
기대수익률이란 보유한 자산의 가치에서 앞으로 기대되는 수익을 백분율로 표현한 값입니다. 위의 예처럼 1년에 10%의 수익, 즉 20만 원을 얻을 것으로 기대되는 자산에 투자한다면, 여기서 20만 원은 기대수익이 되고10%는 기대수익률이 됩니다.
그런데 왠지 PER이나 기대수익률이나 그 말이 그 말 같습니다. 맞습니다. 사실 기대수익률은 PER을 뒤집은 값이니까요.
네. 그렇습니다. 기대수익률은 PER의 역수로 계산합니다.
어느 한 기업의 PER이 10배라면,
기대수익률은 여기에 100을 곱해서 백분율로 표현합니다.
즉 위의 예처럼 투자자가 A라는 사람이 만든 배의 주식에 투자한다면, 자산소유자는 앞으로 1년 간 투자 원금의 10%에 달하는 수익을 얻을 것으로 기대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기대수익률'입니다.
정리하는 글
오늘은 PER과 기대수익률을 통해 기업분석을 하는 법을 알아봤습니다. 동시에 PER 개념과 이 용어가 함의하는 것과 PER의 역수로 기대수익률을 구하는 법까지 살펴봤습니다.
경제를 공부하고 기업을 분석할 때는 단순히 공식을 암기하는 것은 좋은 습관이 아닙니다. 단순 암기는 쉽게 잊을 수 있고, 이를 활용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어떤 공부를 하든 원리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습니다.
그럼 오늘은 이렇게 글을 정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용어설명>
*주당 순이익(EPS, Earning Per Share): 주식 한 주당 이익을 의미하는 용어로, 기업이 한 해 동안 벌어들인 순이익(당기 순이익)을 그 기업이 발행한 총 주식수로 나눈 값입니다. (EPS = 당기 순이익 ÷ 총 발행 주식 수)
*당기 순이익: 당기 순이익이란 1년 동안의 매출액에서 매출원가, 판매비, 관리비 등을 빼고 여기에 영업 외 수익과 비용, 특별 이익과 손실을 가감한 후 법인세를 뺀 것을 뜻합니다.
'경제 > 생활경제'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08년 금융위기의 주범? 블라이드 마스터스 (2) | 2024.05.04 |
---|---|
주택저당증권 MBS의 사생아 CDO, CDS (4) | 2024.05.03 |
원자재 시장의 종류 & 원자재 시장이 주목을 받고 있는 이유 (2) | 2024.05.01 |
결정하는 금리, 적용받는 금리 (4) | 2024.04.30 |
'금리'를 움직이는 대표적인 변수와 금리변동에 따른 파급효과 (2) | 2024.04.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