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매입과 자사주 소각 알아보기
최근 고려아연 경영분쟁으로 증시가 떠들썩하죠. 고려아연의 최대 주주인 영풍과 국내 최대 규모의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의결권 행사를 위해 고려아연 지분을 매수하기로 나섰고, 이에 맞서 고려아연 회장 역시 우호세력을 확보하며 경영권분쟁에 본격 돌입했습니다. 이처럼 각각의 세력이 고려아연 주식 매입을 공개선언하자 주가가 크게 치솟았습니다. 그런데 주가가 왜 갑자기 치솟은 걸까요? 여기엔 자사주 매입에 그 답이 있습니다. 오늘은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자사주 매입을 살펴보면서 이와 비슷한 효과를 나타내는 자사주 소각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자사주가 무엇인지 살펴보고 자사주 매입과 소각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자사주 매입과 소각 알아보기 글 구성>
- 자사주(Treasury stock)
- 자사주 매입
- 자사주 매입의 부작용
- 자사주 소각
- 정리하는 글
자사주(Treasury stock)
자사주는 기업이 보유한 자기 회사의 주식을 말합니다. 최근 주주친화 경영을 선언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는데요. 그 이유는 그동안 해외 기업에 비해 국내 기업이 주주들을 너무 경시한다는 지적들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국내 기업들도 주주들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자사주 매입이나 소각을 시행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자사주를 매입하거나 소각하는 이유는 배당을 주는 것과 비슷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배당이 주주들에게 직접 현금을 지급하는 방법이라면 자사주 매입이나 소각은 주가를 끌어올리는 방법입니다. 직접적인 방법이든 간접적인 방법이든 결국 주주들에게 이익을 제공하는 셈이니 주주들이 싫어할 이유는 없는 것이죠.
자사주 매입
자사주 매입은 기업이 자기 회사의 주식을 시장에서 사들이는 것을 말합니다. 사실 자사주 매입에는 크게 네 가지 노림수가 있습니다.
첫째는 기업이 자사의 주식을 사들임으로써 시장에 주가상승 가능성을 암시하는 것입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 봐도 가치가 오르지 않을 것 같은 주식을 기업이 거액을 들여 자기 주식을 살 이유는 없습니다. 이를 지켜보던 시장참여자들은 이 자사주매입을 결정한 기업에 무엇인가 좋은 일이 있을 거라는 합리적 의심을 하게 됩니다. 이런 시장참여자들이 많아질수록 투자자들은 더욱 몰려들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면 주가는 더욱 큰 상승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되는 것이죠.
두 번째는 기업의 자금사정이 양호하다는 인식을 줄 수 있습니다. 자금여력이 충분하지 않은데 자기 주식을 사들이는 기업은 없겠죠. 기업에 돈이 많으니 설비나 연구에 투자할 수도 있고, 영업 인력을 대거 고용해 매출을 높일 수도 있을 것이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자본이 곧 경쟁력인 시대에 자기 자본을 과시하는 것만으로도 시장참여자들의 관심을 끌어올 수 있는 것이죠.
세 번째는 경영권 방어를 위한 방법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상법상 자사주에는 의결권이 없습니다. 기업 경영자가 최대주주가 되어 기업 경영을 마음대로 할 수 없게 만든 조치인 것이죠. 이는 남아있는 주주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입니다. 이런 점에서 자사주 매입은 큰 의미가 없는 행위입니다. 하지만 기업이 보유한 자사주를 다른 사람에 팔면 의결권이 되살아납니다. 그래서 고려아연 사태와 같이 경영권 분쟁이 생기면 기업 경영자는 우호세력(백기사)에게 자사주를 넘겨 경영권을 지속 보장받을 수 있습니다.
네 번째 신주발행 없이 필요한 주식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기업이 추가로 주식을 발행하려면 상당히 까다롭고 번거로운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그런데 자사주를 매입하면 이런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습니다. 기업이 자기회사 주식이 필요한 경우는 주로 '우리사주'를 발행하거나 임직원들에게 '스톡옵션'을 부여할 때입니다. 물론 이 외의 경우도 있겠지만요. 어쨌든 임직원들에게 제공할 주식을 신주발행 없이 자사주매입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용한 방법이 될 수 있는 것이죠.
자사주 매입의 부작용
자사주 매입이 투자자들에게 호재로만 작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자사주 매입에 따른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먼저 자사주매입을 통해 주가가 상승했더라도 상승 동력이던 이슈가 해결되는 순간 원래의 가격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자사주 매입은 기업이 매입 가격과 수량을 못 박고 주식을 매입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이를 확실한 수익 실현의 기회로 보는 투자자들이 몰려들 수 있습니다. 이들의 목적은 단기차익입니다. 때문에 수익이 실현된 순간 일거에 빠져나올 수 있습니다. 그러면 주가는 순식간에 급락할 수 있는 것이죠.
다음으로는 기업의 의도와 다르게 자사주매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생겨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기업이 보유한 현금을 미래를 위한 투자에 사용하지 않고 주주의 이익배분에만 치중한다면 기업의 성장은 언제 이루어지느냐는 것이죠. 주가를 끌어올리는 가장 좋은 방법이 훌륭한 경영성과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단순히 자사주 매입을 통한 주주 달래기 방식은 기업의 가치를 근본적으로 끌어올리는 방법은 아닐 것입니다.
자사주 소각
자사주 소각은 기업이 자기 회사의 주식을 없애버리는 것을 말합니다. 가령 A라는 기업이 설립 시 1만 원짜리 주식을 100개 발행해 시장에 팔았다면, 이 기업의 시가총액은 천만 원(=10,000원 × 100개)이 됩니다. 그런데 기업이 발행했던 100개의 주식에서 50개를 없애버리면 1주의 가격은 2만 원으로 뛰게 됩니다. 즉 시중에 유통되는 주식이 귀해지는 만큼 가격이 상승하게 되는 것이죠. 그래서 자사주 소각은 자사주 매입보다 주가를 상승시키는 직접적인 요인이 됩니다.
하지만 자사주 소각은 유통 중인 주식수를 줄여 주가를 띄우는 직접적인 방식이기 때문에 유동성을 떨어뜨린다는 단점을 안고 있습니다.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주가가 오르면 그만큼 투자여력도 줄어들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자사주 소각은 단기적으로는 주가상승의 요인이 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주가하락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것이죠.
정리하는 글
오늘은 ‘자사주 매입과 소각 알아보기’라는 제목으로 자사주가 무엇인지 알아보고 이어서 자사주 매입과 소각이 주가를 어떻게 움직이는지 살펴봤습니다. 그러면서 각각의 장단점도 알아봤죠.
최근 증시를 달구고 있는 고려아연 경영권분쟁 사태는 자사주 매입을 통한 경영권 방어와 의결권 행사의 대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고려아연 주식을 서로 매입하겠다며 가격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죠. 물론 오래전부터 고려아연에 투자했던 분들은 사태를 지켜보고 있다가 매도를 통해 큰 수익을 실현할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슈가 확대되면서 고려아연 주식을 새로 매입한 분들은 이슈가 해결되는 순간 주가가 크게 하락할 수 도 있기 때문에 이런 리스크를 감안해야 할 것입니다. 물론 선택은 본인의 몫이지만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만이라도 지나친 자기 욕심에 파멸의 길로 들어서지는 않길 바랍니다.
그럼 오늘은 이렇게 글을 정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참고문헌: 『부자는 매일아침 경제기사를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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