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inflation) 발생원인 총정리
일반적으로 인플레이션(화폐가치가 하락해 물가가 지속적으로 치솟는 현상)은 우리 경제에 발생하면 안 되는 문제로 인식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각국의 중앙은행은 2%의 인플레이션을 용인하고 있죠. 왜 그런 걸까요?
2% 수준의 인플레이션은 우리 경제가 완만한 성장을 이루면서 국민들이 큰 부담을 느끼지 않기 때문입니다. 물가가 오르긴 오르지만 실질금리(명목금리-물가상승률)가 플러스 상태에 있기 때문에 국민들이 느끼는 물가의 체감온도는 낮습니다.
일반적으로 경기가 확장할수록 생산, 소비, 투자가 늘어납니다. 사회에는 추가적인 노동력과 인프라 구축을 위해 더 많은 돈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한국은행은 화폐를 발행합니다. 그런데 돈이 늘어날수록 물건 값도 높아지게 됩니다.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는 것이죠.
그런데 인플레이션은 위와 같은 상황에서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합니다. 위의 경우처럼 경기가 확장하면서 발생하는 좋은 인플레이션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인플레이션도 존재합니다. 그럼 오늘은 어떤 요인들이 인플레이션을 발생시키는지 그 내용을 담아보겠습니다.
수요견인 인플레이션
앞서 언급했던 가장 이상적인 인플레이션입니다. 경제가 성장하면 기업의 매출이 증가하고, 임금이 상승합니다. 근로자의 임금이 상승하면 소비 구매력이 높아지죠. 이는 수요의 증가로 이어지고, 공장은 이런 수요에 맞춰 새로운 물건을 생산합니다.
하지만 수요가 공급을 앞지르게 되면 제품 가격이 오르기 시작합니다. 즉 물가가 오르는 것이죠. 하지만 여전히 근로자들의 임금이 물가 상승률을 상쇄할 만큼 높은 상태에 있기 때문에 수요가 쉽게 위축되지 않습니다. 수요가 급격하게 폭발해 물가 역시 급격하게 오르지 않는 한 성장과 함께 발생하는 수요 견인 인플레이션은 이상적인 인플레이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과도한 화폐공급으로 발생한 인플레이션
그동안 세계 경제에 큰 위기를 일으켰던 인플레이션은 대부분 과도하고 인위적인 화폐공급 때문에 발생했습니다. 정상적인 상태라면 성장과 함께 물가가 올라야 하는데, 그렇지 않고 중앙은행이 인위적으로 시장에 개입해 화폐를 과도하게 공급하면 성장은 정체된 상태에서 물가만 치솟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경기가 침체되었을 때 중앙은행은 통화정책으로 금리를 인하하곤 하는데, 사회가 이 자원을 생산적으로 사용하지 못하면, 물가가 치솟습니다. 즉 통화당국에 의해 시중에 유입된 돈이 실물경제로 흘러가지 못하고 금융경제로만 흘러가면서 자산 가격과 물가만 높아진 것입니다. 소득은 그대로 인대 물가만 오르면 서민들의 부담은 커지게 되겠죠. 그래서 성장이 빠진 인플레이션은 나쁜 인플레이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조세정책과 재정정책으로 발생한 인플레이션
경기가 침체하면 감세나 건설경기 부양을 위해 정부의 조세정책과 재정정책이 시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부 주도로 경기를 부양시키려는 것이죠. 세금을 줄이거나 재정적자를 이어가 성공적인 결과로 이어지면, 경기가 회복되면서 기업매출이 증가하고 근로자의 소득이 높아집니다.
보통 이런 현상은 리플레이션(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났지만 심각한 인플레이션이 발생하지 않을 정도로 물가가 상승하는 상황) 시기에 발생합니다. 하지만 이 역시 성장이 뒷받침되지 않은 상태에서 시행된 대규모 부양책이기 때문에 물가만 자극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경기순환에 따라 변하는 경제상황을 살펴보고 싶다면 아래 링크를 통해 확인해 주세요.
공급충격 인플레이션
공급충격으로 물가가 치솟고 경기가 침체했던 대표적인 시기는 1970년대입니다. 이 시기에 발생한 2차례의 오일쇼크는 국제유가를 큰 폭으로 상승시켰고, 이는 세계경제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당시 세계경제는 달러 가치의 하락, 중동지역에서의 전쟁, 이란 혁명으로 인해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가 발생하며 스테그플레이션 상태에 빠졌습니다.
결국 이렇게 시작된 고물가 위기는 인플레이션 파이터로 불리는 폴 볼커가 연준 의장으로 취임하면서 일단락될 수 있었습니다.
비용 상승(인상) 인플레이션
비용 상승(인상) 인플레이션은 생산자로부터 발생한 인플레이션입니다. 이 인플레이션은 크게 두 가지 경로로 발생합니다. 첫째는 생산원가의 상승, 둘째는 임금인상입니다.
생산원가상승이란 원유나 원자재 가격의 상승을 뜻합니다. 원료가격 상승은 이를 가공해 판매하는 제품 가격상승으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판매자가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시키기 때문입니다. 이는 물가상승으로 이어지고 소비위축으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임금 인상이란 말 그대로 근로자의 소득이 인상되는 것을 뜻합니다. 이 역시 근로자의 소득이 인상되면, 기업은 임금인상분을 제품가격으로 전가하기 쉽습니다. 제품가격 상승은 물가를 자극하고, 결국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지는 것이죠.
여기에 하나 더 덧붙이면, 정부정책이 완전고용이 목표인 경우도 물가를 자극할 수 있습니다. 정부정책에 따라 기업이 추가로 인력을 고용하면 이에 따른 비용이 증가하기 때문입니다. 즉 정부의 완전고용 목표도 인플레이션을 초래할 수 있는 원인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환율 상승으로 발생한 인플레이션
보통 환율은 달러·원 환율을 의미합니다. 달러·원 환율이 높다는 것은 달러가 강세고 원화가 약세라는 뜻입니다. 환율이 높으면 국내 수입물가가 오르기 쉽습니다. 수출기업들은 약세인 원화로 강세인 달러를 사서 제품가격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환율이 급격하게 오르면, 우리 경제가 받는 충격이 커집니다. 수입 물가가 급격히 오르면 국내 물가 전반을 자극해 높은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독과점 및 가격통제로 발생한 인플레이션
독점 혹은 과점 공급자가 마음대로 공급물품 가격을 통제해 물가가 상승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는 OPEC+의 횡포입니다. OPEC+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러시아 등 기타 주요 산유국(비OPEC)의 협의체를 말합니다. OPEC+는 석유생산을 과점하는 단체이고, 그동안 이들은 철저히 자국의 이익을 바탕으로 생산물량을 조정해 유가를 통제해 왔습니다..
석유는 우리의 일상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에너지 자원입니다. 이런 이유로 OPEC+의 감산정책이 나올 때마다 국제유가가 요동쳤고, 이 시간이 길어질수록 국내 물가도 상승해왔습니다..
정리하는 글
오늘은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는 원인을 총정리해봤습니다. 이 과정에서 인플레이션을 무조건 부정적으로 바라볼 필요도 없고, 그렇다고 긍정적으로 바라볼 필요도 없다는 사실을 이해하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와 동시에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더라도 적당한 수준에서 유지는 것이 필요하고, 혹여 변화가 생기더라도 점진적으로 발생하는 것이 시장의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셨을 겁니다.
사자성어 중에는 과유불급(過猶不及)이란 말이 있죠. 무엇이든 지나친 것은 아니함만 못하다는 뜻이죠. 이런 이치는 우리의 생활뿐 아니라 경제에도 적용되는 것 같습니다.
그럼 오늘은 이렇게 글을 정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참고문헌: 『인플레이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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