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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생활경제

경기주기로 보는 디플레이션, 리플레이션, 인플레이션, 디스인플레이션

by 순수한 땡글 2024. 5. 11.

경기주기로 보는 디플레이션, 리플레이션, 인플레이션, 디스인플레이션

 

 

경기란 경제 상태를 뜻합니다. 경기는 일정한 주기로 순환합니다. 상승국면에서 하강국면으로 하강국면에서 다시 상승국면으로 이동합니다. 이동주기는 각 경제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납니다. 주기가 10년에 걸쳐 반복하는 경우도 있지만, 2,3년에 걸쳐 나타나기도 합니다.

 

이 과정에서 등장하는 용어들이 있습니다. 디플레이션, 리플레이션, 인플레이션, 디스인플레이션이 그것입니다. 오늘은 경기의 움직임에 따라 이름 붙여진 이 용어들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경기 사이클에 따라 변하는 경제상황

 

경기가 침체와 상승을 반복할 때마다 경제상황은 다음과 같은 순으로 이동합니다.

디플레이션 – 리플레이션 – 인플레이션 – 디스인플레이션 – 디플레이션 <반복>

 

각각의 국면을 위와 같은 이름으로 부르는 이유는 자유경제체제를 도입한 국가라면 예외 없이 이런 현상이 반복적으로 목격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럼 이제부터 순서대로 이 용어들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이미지 출처: 인플레이션 이야기

 

 

디플레이션(deflation)

 

디플레이션(deflation)은 물가가 하락하고 돈의 가치가 상승하는 현상입니다. 물가가 하락한다는 것은 구매자의 실질소비력이 높아진다는 뜻입니다. 월급이 그대로라고 하더라도 물건 값이 싸지면, 같은 돈으로도 더 많은 물건을 살 수 있는 것이죠. 즉 경제주체들의 소비력이 높아진 상황이 조성된 것입니다.

 

디플레이션은 물가가 고점을 찍고 난 뒤 최저점으로 도달했을 때를 일컫습니다. 통상적인 경기 사이클 아래국면. 즉 경기 하강국면에서 나타나는 현상인 것이죠.

 

이 시기에는 각국의 중앙은행들이 돈의 가치의 상승을 막기 위해 금리를 내립니다. 금리는 돈 값입니다. 경제상황이 악화돼 돈의 가치가 상승하니 중앙은행이 이를 막기 위해 금리인하라는 통화정책을 펴는 것입니다.

 

이 시기의 특징은 물건 값이 내려도 돈의 가치가 높아지니 사람들이 물건을 사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소비가 저하되는 것이죠. 디플레이션을 심하게 겪은 나라가 있죠. 바로 잃어버린 30년의 주인공 일본입니다. 일본은 저금리 상황에서도 국민들의 소비가 늘어나지 않았습니다.

 

1980년대 당시 일본경제는 그야말로 눈부셨습니다. 심지어 이런 말도 나돌았죠, 도쿄를 팔면 미국을 살 수 있다고. 그런데 호황 끝에 경기침체가 찾아왔습니다. 바로 디플레이션입니다.

 

일본의 예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디플레이션에 깊숙이 빠지면 빠져나오기 힘듭니다.

 

 

리플레이션(reflation)

 

리플레이션(reflation)은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났지만 심각한 인플레이션이 발생하지 않을 정도로 물가가 상승하는 상황을 말합니다. 즉 경제가 침체에서 벗어난 상승국면을 뜻합니다. 디플레이션이 하강국면에 있었다면, 리플레이션은 바닥을 찍고 올라가는 국면에 있는 것이죠.

 

이 시기는 중앙은행이 경기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 금리를 지속적으로 내렸을 때 나타나곤 합니다. 금리가 내려가니 경제주체들은 돈을 융통하기 쉽습니다. 개인들은 돈을 빌려 투자를 하고, 기업들은 고용을 늘리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사회 전반적으로 소비가 늘면서 경기가 살아나는 것이죠. 돈 값을 낮추니 돈을 빌려 쓰기 쉬워진 겁니다.

 

하지만 돈의 가치가 내려가면 물건 값은 올라가기 시작합니다. 물가가 상승하기 시작하는 것이죠. 소비가 살아나면서 공장은 이에 맞춰 물건을 만들어내고, 고용을 늘리고, 투자를 늘립니다. 바로 이런 시기를 리플레이션(reflation)이라고 합니다.

 

 

인플레이션(inflation)

 

인플레이션(inflation)은 화폐가치가 하락하면서 물가가 전반적이고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현상입니다. 리플레이션이 바닥을 찍고 올라가는 국면에 있었다면, 인플레이션은 상승국면에서 천장(고점)을 찍는 순간까지를 말합니다.

 

일반적으로 이 시기에는 경기과열 현상이 쉽게 목격되곤 합니다. 그래서 중앙은행이 경기 과열로 발생한 물가상승과 지속적인 화폐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금리인상을 시작합니다. 하지만 인플레이션 초입에서는 금리가 인상되더라도 사람들은 소비를 줄이지 않습니다. 금리 인상으로 인한 영향보다 벌어들이는 소득의 영향이 더 크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금리인상은 시장에 큰 충격을 주지 못합니다.

 

이 시기에는 주식, 채권, 부동산, 원자재 시장이 모두 활황입니다. 여기저기서 돈을 빌려 자산불리기에 열중합니다. 일부 자산은 최고점을 찍고, 이 소식을 들은 사람들이 더 몰려들기 시작합니다. 돈에 돈이 더해지며, 자산 가격과 물가가 치솟습니다.

 

경기가 과열될수록 중앙은행은 기준금리 인하에서 동결로, 동결에서 인상으로 스텐스(공시적인 입장)를 바꿉니다. 현재의 상황이 위험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디스인플레이션(disinflation)

 

디스인플레이션(disinflation)은 인플레이션에서 벗어나기 위해 중앙은행이 금융긴축을 실행하며 상승했던 물가가 안정되는 상태를 말합니다. 인플레이션이 경기과열 국면이었다면, 디스인플레이션은 인플레이션에서 정상적인 경기로 돌아오는 국면을 말합니다.

 

이 시기 중앙은행은 금리를 높여 경제주체들이 돈을 빌려 소비하거나 투자하는데 부담을 느끼도록 만듭니다. 뜨거운 냄비를 식히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겠죠. 이 시기는 생산과 고용이 유지되면서 경제가 정상으로 돌아옵니다.

 

이 시점에 중앙은행의 판단이 무척 중요합니다. 경기를 보며 미세하세 통화정책을 펴나가야 하는데, 자칫 무리한 통화정책을 실행하면 경기를 혼란에 빠뜨릴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중앙은행의 점진적인 금리조정(통화정책)으로 뜨거웠던 경제를 서서히 식혀야 하는데, 잘못된 통화정책을 시행할 경우 경기가 갑자기 냉각되거나 다시 과열 수 있습니다.

 

여기에는 정부의 조세정책도 중요합니다. 식어가는 경제상황에서 세금을 늘리면 가계와 기업의 부담이 가중되어 소비, 생산, 투자가 위축되기 쉽습니다. 반면 경기가 식어가는 상황에서 세금을 대폭 줄이면 소비, 생산, 투자에 불이 붙어 경기가 다시 과열될 수도 있습니다.

 

또한 디스인플레이션은 경우에 따라 아주 짧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물가와 자산 가격에 거품이 꼈다가 갑자기 빠지는 경우에는 인플레이션에서 디플레이션으로 바로 전환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지나치게 과열된 경제상황에서는 디스인플레이션이 아주 짧게 나타나거나 심지어 생략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디스인플레이션 시기에는 정부와 중앙은행의 공조와 미세한 정책이 무척 중요합니다. 충분한 고민 없이 시행된 정책으로 경제가 다시 인플레이션 상태로 돌아가거나 디플레이션에 빠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리하는 글

 

오늘은 경기주기로 보는 디플레이션, 리플레이션, 인플레이션, 디스인플레이션이라는 제목으로 경기 주기에 따라 화폐 가치와 물가가 어떻게 변하는지, 또 각각의 국면에서 경제가 어떤 방향으로 움직이는 지도 살펴봤습니다. 그러면서 디스인플레이션 시기에는 세밀하고 점진적인 통화정책이 필요하다는 점도 말씀드렸습니다.

 

20245월 현재, 국내경제는 인플레이션과 디스인플레이션 시기의 경계점에 위치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말씀드렸던 것처럼, 이 시기는 정부와 중앙은행의 섬세한 정책뿐 아니라 긴밀한 공조도 필요합니다. 한국은행과 정부당국이 이 위기를 잘 이겨냈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오늘은 이렇게 글을 정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