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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생활경제

외환당국이 시장을 안정시킬 때 사용하는 세 가지 방법

by 순수한 땡글 2024. 8.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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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당국이 시장을 안정시킬 때 사용하는 세 가지 방법

 

 

달러·원 환율은 너무 높지도 낮지도 않은 적정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환율이 너무 높으면 국내 전반이 물가 상승압력을 받게 되고, 환율이 너무 낮으면 국내 기업들의 수출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로 외환당국(정부와 한국은행)은 환율이 적정 수준을 유지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을 구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노력을 시장개입이라고 하죠. 외환당국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 방법을 활용해 외환시장의 안정을 꾀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 방법, 외환보유고 활용

 

외환시장에서 한국은행의 힘은 외환보유고에서 나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외환보유고는 한국은행이 관리하는 외환(쉽게 말해 외국돈)입니다. 외환보유고에는 다양한 통화들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대표적인 통화는 달러입니다. 한국은행은 경상수지 흑자가 발생했을 때 국내 외환시장에서 달러를 흡수해 외환보유고에 쌓아두고, 경상수지 적자나 위기상황이 발생했을 때 외환보유고에서 달러를 방출해 국내 외환시장을 안정시킵니다.

 

세부과정을 살펴보면 이렇습니다. 가령 국내 수출기업이 해외에 물품을 팔아 수출대금(달러)을 받았다고 가정하겠습니다. 그럼 이 기업은 대금의 일부를 거래은행에 쌓아두거나 환전을 통해 원화로 바꿀 겁니다. 직원들에게 임금을 지불하기도 하고 추가 시설을 구입하는 데 사용해야 하니까요. 환전을 요청받은 거래은행은 기업에게 원화를 지급하고 받은 달러를 외환시장에 내다 팝니다. 그럼 이 시점부터 외환시장에 달러가 풀리게 됩니다. 환율이 떨어지는 것이죠. 이처럼 수출실적이 개선돼 경상수지 흑자가 지속되면 환율이 떨어지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입니다.

 

하지만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환율은 너무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는 것도 문제고 너무 낮은 수준으로 유지되는 것도 문제입니다. 그래서 한국은행은 외환시장을 모니터링하다가 환율이 한쪽으로 지나치게 쏠리면 시장에 개입합니다. 즉 직접 외환시장에 참여해 달러를 사들이거나 파는 것이죠.

 

바로 여기서 외환보유고가 활용됩니다. 한국은행은 경상수지 흑자가 지속 돼 환율이 지나치게 하락하면 외환시장에서 달러를 사들여 외환보유고에 쌓아두고, 경상수지 적자가 지속되거나 위기상황이 발생해 환율이 지나치게 상승하면 외환보유고에 있던 달러를 꺼내 외환시장에 내다 팝니다. 이런 방식으로 환율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죠.

 

 

두 번째 방법, 구두 개입

 

한국은행은 환율을 안정시키기 위해 직접 시장에 개입하기도 하지만 그전에 구두개입하기도 합니다. 구두개입은 환율이 한쪽 방향으로 치중되었을 때 한국은행이 앞으로 어떤 조치를 취하겠다는 사실을 언론에 밝히는 방법입니다. 이 경우 시장 참여자나 관계자들은 외환당국이 앞으로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는 예상을 할 수 있습니다.

 

가령 환율이 급등하자 한국은행이 외환보유고를 동원해서 시장에 외환을 풀어 환율을 안정시키겠다고 공언했다고 가정하겠습니다. 그러면 시장 참여자들은 앞으로 외환시장에 달러가 많이 풀려 환율이 내려갈 거라는 예상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럼 시장 참여자들은 단기적으로 달러를 가지고 있어 봤자 손해를 볼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가지고 있던 달러를 외환시장에 내놓습니다. 그러면 외환시장에 달러가 풀리면서 환율이 내려갑니다. 외환당국은 이와 같은 방법으로 외환시장에 직접 개입하지 않고도 급등한 환율을 안정시킬 수 있습니다.

 

 

세 번째 방법, 외평채 발행

 

외환당국이 환율을 안정시키는 가장 직접적인 방법은 외환보유고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외환보유고를 계속 쌓아둘 수는 없습니다. 외화를 창고에만 쌓아두면 인플레이션이 발생해 가치가 훼손되기도 하고, 점점 늘어나는 돈을 보관할 만한 곳을 매번 찾아다니는 것도 비용을 발생시키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유동성 증대효과가 발생한다는 점도 문제입니다. 한국은행이 외환시장에서 달러를 계속 사들이면 그만큼 많은 원화가 풀리게 됩니다. 원화가 대량으로 풀리면 자산시장의 가격을 상승시키고, 물가를 상승시킵니다. 외환보유고를 무작정 쌓아두기만 하는 것도 문제인 것이죠. 그래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은행은 통화안정증권을 발행하기도 하지만 이것도 한계가 있습니다. 채권발행을 늘릴수록 단기자금시장의 금리를 끌어올리기 때문입니다. 결국 통화안정증권을 지속적으로 발행하는 것도 한계가 있습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탄생한 것이 외국환평행기금 채권(일명 외평채)입니다. 외평채에는 원화계정과 달러화계정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환율이 급격히 하락하면 원화계정을 이용해 달러를 사들이고, 환율이 급격히 상승하면 달러계정을 이용해 원화를 사들입니다. 이런 방식으로 환율을 조정하는 것이죠.

 

외환당국은 평소에도 외평채관리에 신경을 씁니다. 달러 계정이 비어있을 때에는 해외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달러 표시 채권을 발행합니다. 달러를 받고 채권을 파는 것이죠. 반대로 원 계정이 비어있을 때에는 국내에서 내국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원화 표시 채권을 발행합니다. 이 역시 원화를 받고 채권을 파는 겁니다. 이런 식으로 외환당국은 부족한 계정을 수시로 채워 넣으면서 환율의 급등락을 대비하고 있습니다.

 

 

정리하는 글

 

오늘은 ‘외환당국이 시장을 안정시킬 때 사용하는 세 가지 방법으로 외환보유고, 구두개입, 외국환평행기금채권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환율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점점 더 다양해지는 만큼 외환당국의 임의적인 외환시장 개입은 필요가 아닌 필수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외환시장 개입이 오히려 시장에 악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그래서 다음 글에서는 '외환당국 개입이 어떻게 시장을 망칠까?'라는 제목으로 그 이유를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오늘은 이렇게 글을 정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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