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경제/경제이슈

국내 건설사 4월 위기설이 현실이 되면?

by 순수한 땡글 2024. 4. 18.

국내 건설사 4월 위기설이 현실이 되면?

 

 

2023년 태영건설 사태 이후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에 대한 불안이 늘어나면서 진짜 위기는 4·10 총선 이후 본격화될 거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선거가 끝난 지금도 4월 위기설은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습니다.

 

4월 위기설의 핵심은 부동산 건설사업의 사업성과 기업의 현금흐름을 보고 자금을 지원하는 금융인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 가장 큰 문제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3(고금리, 고물가, 고환율) 영향까지 이어지면서 위기에 대한 불안은 오히려 가중되고 있습니다.

 

4월 위기설이 여전히 이슈가 되는 이유는  상당수의 건설사들이 법정관리를 받거나 부도로 이어지면, 이 위험이 사회전반으로 번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에 있습니다.

 

정부당국은 4월 위기설이 나타날 가능성은 없을 거라며 일축했지만, 그럼에도 이 위기가 실제로 나타난다면 다음과 같은 문제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미지 출처 매일경제

 

 

1. 국내 건설기업에 대한 대외 이미지가 손상될 수 있습니다.

 

이미 올해 부도처리 된 기업들은 전국에 9개 건설사가 있으며, 이는 2019년 이후 최대 규모입니다. 특히 올해 3월까지 자진폐업을 신고한 업체는 1,000여 곳에 달합니다. 이 역시 2014년 이후 최대 규모입니다.

 

또한 최근 국내 신용 평가 회사들은 태영건설의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했고, 신세계 건설도 한 단계 낮췄습니다. 이 외에도 대보건설과 한신공영도 신용등급을 떨어뜨렸습니다. 여러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앞으로 태영건설과 관련된 15개 업체를 비롯해 국내 수많은 중소건설업체들이 줄도산할 가능성이 높은 상태라고 전했습니다.

 

국내 전반에 걸친 건설업체들의 신용등급 하락과 줄도산 소식은 해외 건설수주를 따오는 대형업체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특히 사우디 네옴시티 건설수주와 관련해 국내 기업들의 많은 노력이 이어지고 있는데, 이런 부정적인 소식은 해외 건설 수주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2. 대한민국에 금융위기가 찾아올 수 있습니다.

 

근래에 불안정한 대출이 많았던 저축은행, 상호금융 등에서 대출 잔액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소식입니다. 하지만 고금리와 건설경기 침체 상황에서 금융권 전반에 걸친 PF 대출 규모가 늘어난 점은 여전히 불안한 요소입니다.

 

부동산 PF 대출의 규모를 조사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금융권의 기업대출 규모는 20239월 기준 134조 원 수준이었지만, 새마을금고 등에서 실행된 PF대출 금액까지 모두 포함한 실제 부동산 PF의 규모는 200조 원이 넘는 수준이었습니다.

 

더구나 지난해 종합건설 시공능력 평가 순위 1~50위 건설사 중에 부채비율이 200% 이상인 건설사는 14곳이었는데, 이중 부채비율이 400% 이상인 건설사도 2곳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건설업체의 재무건전성을 보여주는 부채비율은 200% 미만이면 양호한 수준으로 평가받지만, 400% 이상이면 위험한 상태로 평가받습니다.

 

대한민국의 한 해 예산이 650조 원 정도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금융권의 200조 원에 달하는 PF대출과 일부 건설기업들의 비정상적인 부채문제가 동시에 터져 나온다면, 이는 대한민국 전체를 위협하는 금융위기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3. 한국경제의 장기침체를 불러올 수 있습니다.

 

사회 전반적으로 고금리, 고환율, 고물가, 부동산 침체, 저조한 기업 실적, 자영업자 줄도산 등으로 경제주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부동산 발 위기는 서민 경제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여기에 실물 경제인 생산과 소비가 위축되면, 금융 경제인 주식, 채권시장도 위축될 가능성도 높습니다. 특히 실물경제와 금융경제가 모두 위축되면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가 심화된 스테그플레이션에 빠질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웬만한 통화정책으로는 경기를 살리기 어렵습니다.

 

스테그플레이션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이유는 정부당국이 경기침체를 막겠다고 금리를 내리면 물가가 높아지고, 높은 물가를 잡겠다고 금리를 올리면 경기가 침체되기 때문입니다. 그야말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처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런 상태가 되면 한국경제는 장기 경기침체에 빠질 수 있습니다.

 

 

정리하는 글

 

오늘은 국내 건설사 4월 위기설이 현실이 되면 어떤 위기로 번지게 될지 살펴봤습니다. 개인적으로 바라건 데 위기가 현실화된다고 하더라도 예상할 수 있고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의 위기로만 그쳤으면 합니다.

 

역사적으로 거대한 위기는 다양한 위기가 공존하는 가운데 예상치 못한 곳에서 문제가 터져 나왔습니다. 그런데 그 위기가 꼭 한 국가의 위기로만 그친 경우는 많지 않았습니다. 특히 지금과 같이 세계 경제가 긴밀히 연결되어 있는 상태라면 리스크 전이는 시간문제에 불과합니다.

 

현재 전 세계경제는 다양한 리스크를 안고 있습니다. 전쟁, 인플레이션, 극심한 양극화, 기후 위기 등 언제 어디서 어떤 문제가 터져 나와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4월 위기설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대외 리스크도 함께 살펴야 합니다. 엄밀히 말하면 4월 위기는 현실화된다고 할지라도 대한민국의 위기로만 그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외부의 위기가 국내로 전이되는 경우에는 내부의 위기가 증폭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이 위기는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경제까지 위협할 수 있습니다. 그야말로 위기가 겹겹이 쌓이게 되는 것입니다.

 

다만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길 기도해야겠죠.

 

그럼 오늘은 이렇게 글을 마무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용어설명>

*프로젝트파이낸싱(project financing): 금융기관이 대규모 자금을 필요로 하는 특정 사업에 대해 앞으로의 사업성과 현금흐름에 의존하여 자금을 지원하는 금융 거래 방식
*금융위기: 금융기관의 시스템 위기
*스테그플레이션(stagflation): 경기 불황 중에도 물가는 계속 오르는 현상